과학도가 쓴 과학과 교양, 그리고 윤리를 결합한 휴머니즘 소설 / 한전원자력연료 양창국 감사 장편소설 출

한전원자력연료(주) 양창국 감사의 장편소설 『나는 누구인가 복제인간 T2』(전2권·봄출판사)가 최근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소설은 최근 인간복제 전문회사 클로네이드의 복제인간 탄생 발표를 예언하다시피 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으며, 21세기 과학기술과 소설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담았다.

클로네이드의 발표는 진실성이 의심되고 있으나 인간 복제가 이제 현실 단계로 들어섰음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생명공학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인간 창조’라는 대 명제 앞에 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신에 의한 인간 창조를 진리로 내세우는 종교계에서는 인간복제를 신에 대한 반역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인간의 체세포를 떼어낸 뒤 핵을 제거한 난자와 융합해 만드는 복제 수정란에서 태어난 아기. 복제인간은 원래 세포의 주인과 똑같은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성격은 그 환경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과연 복제인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체인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유사 인간에 불과한 것인가.

양창국 장편소설 『나는 누구인가 복제인간 T2』는 자신과 똑같은 인간을 복제한 사내와 복제인간으로 태어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려 하는 복제인간의 갈등, 인간복제가 불러일으킬 또 다른 폐단을 작가의 과학적 상상력과 탄탄한 문장력으로 거침없이 서술하고 있다.

책의 특징

양창국 장편소설 『나는 누구인가 복제인간 T2』는 탄탄한 과학 상식을 기반으로 짜여져 있는 소설이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과학적 지식들이 소설 속 주인공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된다.

머리카락 굵기의 이천분지일인 0.05μm 크기의 회로를 가공할 수 있는 나노기술의 결정체 16기가 디램을 개발한 오성전자 회장 이태일, 아름다운 미모와 지성 그리고 차가운 이성의 소유자 최윤희, 치밀하며 빈틈없는 사내 최한열 등 매력적이며 특색 있는 인물들이 소설을 꾸며나간다.

지은이 양창국은 대학에서 원자력을 전공한 과학도이며 한국전력 등 산업현장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지식인 작가이다. 이 소설은 그의 전공을 살리면서 오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생명공학의 현실과 미래, 전자 및 생명공학 산업 전반에 걸친 이해가 녹아 있다. 아울러 현재 기업 환경과 경영 방식 등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담겨있다. 과학과 교양, 그리고 작가의 윤리적 고뇌가 면면히 흐르는 이 소설은 복제인간의 등장을 통한 미래의 우리 자화상을 어렴풋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의 일독을 꼭 권하는 바이다.

책의 내용

세계 최초로 머리카락 굵기의 이천분지일인 0.05μm 크기의 회로를 가공할 수 있는 나노기술의 결정체 16기가 디램을 개발한 오성기업. 오성기업의 이태일 회장은 생명공학 산업에 관심을 갖고 라이벌인 미래 전자의 기술을 매수하려 한다.

그러나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미래는 오성기업에 정면 도전장을 내걸고 법적 조치를 취하고 만다. 궁지로 내몰리게 된 이태일 회장은 최후의 방책으로 자신과 똑같은 인간 복제를 시작한다. 2년 동안 태일을 대신해서 감옥 생활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 태이. 모든 것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자아를 가지고 있는 복제인간은 자신의 존재와 자아를 찾아가며 태일의 미래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사이 태일의 부재를 틈타 시시각각 그의 조직을 위협해오는 미래의 손길. 복제인간을 만들어낸 태일은 복제인간에게 빼앗긴 자신을 되찾기 위해 고독하고 긴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한편 세계평의회 헤비급 챔피언인 강철은 챔피언 벨트를 획득하기 위한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게 되고, 부상이 낫는 기간 동안 자신의 복제인간을 이용해 나머지 경기를 치르게 된다. 복제인간 강철-1이 부상을 입게 되자 강철의 시합 매니저인 라이온 킴은 다시 강철-2를 복제해 내고 강철-3, 강철-4 등등 수많은 자신의 복제인간이 대용품으로 시합에 나갔다가 폐기처분되기를 반복했다. 콩보다 작은 조각들로 쪼개져 버려지는 복제인간의 몸뚱이. 그러나 한 번 시작된 복제는 멈출 수가 없었다.

강철은 헤비급 챔피언 6차 방어전에서 자신이 복제인간을 사용해 시합해 왔다는 것을 들통나게 되는데…. 오성회장 이태일은 자신의 복제가 현실에서 자기 역할을 대신하고 절망한다. 그래서 복제인간을 폐기처분하고 자기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고 하지만 그 마저 실패하고…. 지금 세상에 존재하지만 존재할 수 없는 자가 되어버린 불행한 사나이의 긴 여행이 시작된다.


저자 소개

지은이 양창국은 전북 장수에서 태어나 전주고교와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오레곤주립대학 원자력공학과(석사)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최고 전략산업과정을 수료했고, 한국전력 원자력 분야에서 30년간 근무했다.

대한전기협회를 거쳐 현재 한전원자력연료주식회사 감사로 재직중이다. 성균관대, 단국대, 한양대 등에 출강하면서 1998년 장편소설 『방황의 미로』로 문단에 데뷔, 장편소설 『잊혀진 계절』 등을 출간했고, 2001년 한민족 문학상을 수상했다. 문인협회 회원이며 민족문학회 이사와 지구문학작가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0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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