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N암로 등 ‘경영 참여’ 의사가 계기
“단순투자…세심한 유의 필요” 지적도

지난해 12월 30일 주당 375원 짜리 주식이 불과 6개월만에 2400원으로 뛰어 올랐다. 무려 6배나 뛰어 투자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데 이는 국내에서 잘나가는 벤처기업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전기관련 제조업체 중 대표격인 보성파워텍(대표 임도수)의 최근 주가 동향이다. 특히 지난 주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불과 1주일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말 보성파워텍은 해외신주인수권을 발행한 바 있다. 총 금액은 300만 달러 규모였으며, 주당 행사 가액은 500억원으로 총 600만주에 해당된다. 보성파워텍은 이 금액으로 시설 및 운영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신주인수권을 사들인 투자회사는 네덜란드계 투자은행인 ABN암로. ABN암로는 보성파워텍 외에 20여개의 상장사들의 신주인수권을 사들였다.
그리고 ABN암로 측이 인수한 신주인수권은 영국계 뮤추얼펀드인 ‘라이온하트’ 등 총 4개의 펀드로 나눠진 상태다.
그런데 최근 ABN암로 등이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모두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보성파워텍이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원래 신주인수권의 경우 500원에 유상증자를 하는 효과를 보게 돼 주가는 내리기 마련이고, 보성파워텍 측도 특별히 주가가 오를 만한 상황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급등세는 ‘경영참여’ 의사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ABN암로 등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보성파워텍의 총 발행 주식수는 2000만주가 되고, ABN암로 등은 그 중 600만주의 주식을 소유하게 돼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그런데 보성파워텍 측은 이미 임도수 대표이사(20.8%), 임재황 부사장( 12.2%), 임 대표의 부인인 방한숙 씨(5.8%) 등 주요주주와 우호지분을 합하면 30% 이상을 확보, 경영권 방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당 500원에 사들인 ABN암로 등이 당장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되지만, 4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보유하면서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 단순한 투자목적이라는 것.
이와 관련 증권계 한 관계자는 “결국 향후 ABN암로 등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600만주에 대해 일제히 매도세로 돌아설 경우 다시 주가가 폭락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있어서 세심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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