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중동 시장 가능성 확인
전기조합 해외시장 개척 본격화

최근 중전기기 업계의 화두는 무엇보다도 신시장 개척에 있다. 국내 중전기기 시장은 이미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다다라 큰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으로, 업계는 그 대안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그 어느 때 보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13일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양규현)은 구주와 중동에 시장개척단을 파견해 국내 업체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해외 시장 확보에 노력했다.
전기조합의 시장개척단 활동 내용을 요약했다.

전기조합은 지난달 13일~22일 9박 10일 간의 일정으로 그리스와 이집트, 요르단에 양규현 조합 이사장과 곽기영 보국전기공업(주) 대표이사, 허엽 한전 중소기업지원팀장 등 13명으로 구성된 시장개척단을 파견했다.
이들 개척단은 해외 신시장 개척 및 판로망 확보를 위한 수출상담회 개최와 지역별 시장조사, 각 국가별 전력청 방문 상담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그리스 수출상담회 개최 및 시장조사
그리스 경제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특수에 따른 민간소비의 꾸준한 증가와 국내 설비투자의 급증에 힘입어 약 3.7%의 경제성장율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05년에도 3차 산업 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총 3.9%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2년 1월부터 유로존에 가입한 그리스는 최근 유로화의 환율 급등으로 외채상환 부담 완화 등 유로존 가입에 따른 혜택을 받고 있고, 그리스의 현지화 강세는 한국산 제품의 현지 진출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있으며, 결재대금화폐의 현지화로의 변경이 필요하다.
그리스 경제는 전통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해, 대부분의 물품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대외 의존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으며, 따라서 관광, 해운업 등 3차 산업 중심의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기조합 시장개척단은 그리스 전력청 (PPC:Public Power Corporation S.A)을 방문해 Abraam Mizan 전무이사와 그리스 전력시장 및 입찰관계 등에 대한 상담을 실시했다.
이 상담에서 변압기류는 경제성장의 호전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수출이 유망한 것으로 보이나 수송, 가격, A/S, 납기 등의 문제점과 관세장벽으로 상당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고, 그리스는 지상설치형 변압기, 부싱 등의 제품에 대해 가격이 적절하면 수입을 희망하고 있으며, 현재 변압기 완제품은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수배전반류 역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수출상담에서 구매의향도 많았으나 수송, 가격, A/S, 납기 등의 문제점과 관세장벽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이 있으며, 특히 규격은 EC 규격이나 UL규격을 사용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다소 상이하므로 현지 판매를 위해서는 EC 또는 UL규격에 의한 인증을 받아야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전력청은 모타제어반, 선박 용저압반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이메일 등을 통해 연락을 한 후에 거래를 하자는 데 합의했다.
수배전반의 경우 그리스 내 전력공사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수입하는 국가는 스페 인, 슬로베니아, 독일 등이었다. 한편, 그리스 시장이 작기 때문에 한국산 수배전반이 들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단품 즉 피뢰기, 차단기, 개폐기, UPS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았다.
발전기류에 대해서는 현재 그리스는 이탈리아, 러시아에서 발전기, 동체의 완성품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며 용량은 20-2000kW였다. 그리스 측은 AS 및 보증문제에 하자가 없기를 바라며 전반적인 발전기 가격표를 원하고 있었다. 특히 이탈리아제 엔진 Valtori 및 선박용 엔진인 Volvo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가격이 적절하면 한국에서 수입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그리스는 자기식 안정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자식 안정기에 대해 낮 설어했으나, 품질과 성능이 뛰어나면 그리스 시장에서 판매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사전에 견본을 받고 현지에서 사용 후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가격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보였다.
그리스 상담회에서 전기조합 시장개척단의 총 상담액은 약 590만 달러였다.

▲이집트 수출상담회 개최 및 시장조사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국가 중 최대 전력생산량을 자랑하며, 총 전력생산량은 2만MW로 우리나라의 43% 수준이며, 풍부한 천연가스와 석유자원을 이용한 저렴한 전력생산이 가능한 나라다.
이집트의 전력생산과 관련된 모든 업무는 국영기업인 이집트 전력공사(Egyptian Electricity Holding Company : EEHC) 가 총괄하고 있으며, 과거 이집트 에너지자원부가 담당하던 발전소 건설, 배전을 비롯해 전력생산 및 송전과 관련된 모든 정비 및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2000년 초 민간기업으로 출범한 EEHC는 회사지분의 100%를 이집트 정부가 소유하고 있어 국가기관이나 마찬가지이고, 이집트 내 전기와 관련된 모든 입찰과 조달은 EEHC가 관장하고 있어 수주를 위해서는 이곳과 밀접한 인맥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만큼 영향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됐다.
시장개척단은 이집트 전력공사를 방문해 상담을 실시한 결과. 발전과 송배전 업무를 담당하는 이집트 전력부는 2017년까지의 장기적인 전력증강 및 현대화 계획에 따라 수십 개의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며, 송배전 시스템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경제규모가 작고 시장규모도 협소해 수요가 완만하며, 중전기기 제품은 아직 수출의 여건이성숙돼 보이지는 않았다.
상담에 응한 바이어가 대부분 비교적 규모가 작은 업체로 보였으며 완제품 보다는 코일, 부싱, 애자 등 부품에 대한 상담이 많았으며, 제품의 구매의욕보다는 기술적인 상담이 많았다.
규격은 EC 규격이나 UL규격을 사용하고 있고, 이집트의 변압기 수요는 전적으로 정부와 공공단체들이 수행하는 대형공사의 발주물량에 따르며, 모든 구매절차가 입찰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입찰에 참가해 수주하는 방법이 이집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수배전반류 역시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수출상담에서 변압기와 마찬가지로 계기류, 부싱, 기타부품 등 부품의 구매의향도 높았으며, 완제품의 수입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시장 진출의 가장 좋은 방법은 방대한 유통망을 가진 유력바이어를 현지 에이전트로 활용해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아울러 이집트 내의 배전반 조립 공장에 부품이나 생산기술을 이전하는 것도 효과적인 현지 시장 진출 방법으로 보인다.
이집트내에서 고압 배전반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ABB Switzerland의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ABB Egypt와 Schneider France의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Schneider Electric Egypt 두 회사이다.
이집트는 디젤발전기나 엔진의 대부분을 스웨덴, 영국,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이는 이들 국가의 제품들이 품질이나 기능면에서 우수한 데다 현지인들 사이에 높은 평판과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격하게 상승하는 유로화의 가치와 현지 이집트 파운드화의 평가절하가 겹쳐 대부분의 수입상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부에서는 수입선 전환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현재 이집트 내에는 디젤발전기를 자체 조립하는 업체가 있는데 이들 업체들은 발전기의 주요 부품을 미국과독일, 스웨덴 등지에서 수입해 제작하고 있으며, 이번 이집트 상담회에서 총 상담액은 약 318만 달러이다.

▲종합평가 및 국내 기업 진출 전망
그리스에는 우리나라의 현대, 삼성, 대우와 같은 개념의 대기업은 존재하지 않으며, 통신, 관광 등 주요 핵심 분야의 독점기업은 모두 정부소유의 국영기업이다.
현지 신용조사 전문기관인 ICAP자료에 따르면, 주요기업들은 약 4200여개에 이르고 있으나, 이중 상장기업은 170여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영기업 대부분은 생산성이 매우 낮아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실업률 감소정도에 불과하며, 매년 막대한 정부보조금을 필요로 함에 따라 재정적자의 대표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이렇듯 현지의 기업 및 시장규모가 한정돼 있음에 따라 수입상들은 대량 오더보다는 소량수입을 선호하고 있으며, 중개상을 통하는 경우가 많다.
이집트는 극단적인 가격시장으로 품질이나 사양보다는 가격에 따라 구매가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가장 유리하다. 중전기기 시장은 아직까지는 중국제품의 진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우리기업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전기기 제품은 입찰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므로 입찰 수주를 위해서는 가격을 저렴하게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집트에서 실시하는 입찰에 한국기업이 참가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집트 전력공사와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대기업과 협력해 진출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이번 구주·중동 지역 시장개척단 활동 결과 구주·중동 지역은 지리적 여건(수송문제)과 A/S문제, 관세장벽 등으로 완제품의 직접수출은 매우 어렵다고 판단되며, 중동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시장진입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동과 구주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단순 A/S센터 설립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으므로, 현지생산 또는 조립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이번에 방문한 국가들은 에이전트의 활동에 의존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영업행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특수한 시장이다. 따라서 현지 시장 진출의 성패는 전적으로 얼마나 유능하고 충실한 에이전트를 선정 하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진출 초기에는 자사제품에 관심을 나타내는 바이어를 2-3곳 지정해 영업실적과 태도 등을 지켜본 후 가장 우수한 실적을 거둔 바이어를 독점 에이전트로 지정해 점진적인 현지 마켓셰어를 높여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번에는 수출상담회 개최를 위한 KOTRA의 노력으로 큰 성과를 얻었으므로 향후 시장 개척활동에서의 관련 기관의 활용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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