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정비 등 기술시장 해외잠식 '풍전등화'/발전기술 정보, 상호교류 필요성 공감 증대

한전 산하 발전자회사들을 중심으로 경영·발전기술 정보에 대한 공유 또는 교류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등 발전5사들은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따라 지난 2001년 4월 2일 분리·독립 이후 현재에까지 3년 6개월을 넘어서며 효율향상, 비용절감 등 발전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치열한 발전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정부의 에너지시장 개방정책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올해부터는 연료구매 및 환경개선, 신사업(집단에너지사업·신재생에너지)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심할 정도로 경쟁을 전개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경쟁의 이면에서는 경영 및 기술 분야에서의 필수정보에 대한 공유 및 교류 필요성이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경쟁과 효율이라는 경제논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한 몸뚱이나 같은 기간산업의 유지·발전을 위한 기술공유 등에서만은 상호 적극적으로 협력·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발전사들이 이 점을 모를리 없지만 내부 및 상부의 평가를 의식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다퉈야 하는 입장이다.

중요한 것은 발전사들이 국가(한전) 내부에서 과도한 경쟁을 벌이는 동안, 부지불식간 선진 해외기업들로부터 기술시장 자체를 잠식당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장 급하고 위험한 분야가 연료수급 및 발전정비 관련 기술분야라는 게 발전사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발전사 관계자는 “한솥밥을 먹던 한전 시절에는 직군이나 근무지를 막론하고 공적·사적 네트워크를 통해 경영·기술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했다”며 “발전사 분할 이후에는 개방형 정보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것에 대해 눈치를 보며 불편해 한다”고 정보교류 등 단절된 벽을 안타까워 했다.

또다른 발전사 관계자는 “발전효율, 정지고장 건수 등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 경쟁요소가 분명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에의 중복투자, 공유정보의 교류억제 등 제살을 베는 외형적 경쟁에만 매달리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며 “차별화를 통해 경쟁할 것은 분명히 경쟁하되, 협력할 것에 대해서도 적극 협력하며 업계 공통 분모를 지키고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선기자 lilofe@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