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이후 10년만에 무더운 찜통더위가 기승을 보이면서 연일 최대전력수요를 경신하고 있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장마전선이 물려가고 본격적인 폭염이 찾아와 23일 낮 12시 현재 최대전력수요가 5001만kW를 기록, 22일 낮 12시 현재 최대전력수요인 4929만2천kW 등 보다 70만8천kW를 초과해 여름철 최대전력수요가 4일째 연속 경신하고 있다고 방송매체들이 난리다.

산자부는 23일 전력공급능력은 5715만8천kW로 예비율은 14.3%를 기록했다고 밝히고 안정적인 전력수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예비율은 해마다 15~20%선을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가 있다.

모든 방송매체들이 발전설비의 전력공급능력만으로 전력 예비율을 가늠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도 원자력, 화력, 복합발전소가 몇 기가 있고 총 발전설비능력과 예비율은 얼마만큼이냐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지 고효율제품 사용과 대기전력 절감노력에는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앞으로 발전소 건설 우선 정책 보다는 미래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효율제품 보급 확대 와 대기전력 감소 정책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높아져야 할 것이다.

대기환경오염을 확실히 감소시키면서 전력생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고효율기기 사용과 헛되이 소비되고 있는 대기전력을 잡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국민들도 정부의 고효율기기 보급 확대정책과 대기전력 감소 정책에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전기사용량의 60%를 차지하는 일반모터를 전량 고효율제품을 사용할 경우 화력발전소 2~3기를 짓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조명기구도 전량 고효율조명기기로 바꿀 경우 이 역시 화력발전소 1~2기를 건설할 수 있는 커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서 대기전력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로렌스버클리 연구소의 알랜밀러박사는 전기전자제품의 꺼짐스위치를 달아 놓아도 막대한 대기전력이 소모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대기전력 1W절감운동선언을 해 전세계가 대기전력 비상이 걸린적도 있다.

우리나라는 대기전력 1W절감운동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1500만가구가 컴퓨터, TV, 전축, 오디오, 다리미,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전기플러그만 확실히 뽑아도 연간 6천억원의 대기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같이 고효율제품 사용과 대기전력만을 최대한 줄여도 우리나라는 해마다 발전소 1~2기를 짓는 국가적인 이익을 볼 수 있다.

당연히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발전소 부지확보의 어려움과 지역주민들과도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민단체와 환경보호단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어 올바른 에너지정책과 국가전력산업 정책을 홍보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앞으로 전국민이 고효율제품과 절전자동멀티탭을 사용해 전기도둑이라 할 수 있는 대기전력이 확실히 줄일 수 있는 ‘절전지혜’을 발휘, 고유가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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