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정규 홀 175야드 파 3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한 것이 좌측 OB 경계선 펜스를 맞고, 언덕에 튀어 구른 것이 그린에 올라 곧바로 홀에 들어간 것이다. 두 번째도 그렇거니와 세 번째는 티샷이 크게 휘어 숲 속으로 날았다. 같이 라운드하는 동료와 캐디가 찾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잠정구를 치도록 하고 나갔더니, 먼저 친 볼이 홀컵에 들어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앞의 조에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숲에서 볼이 나무에 맞고 바운스 해 언덕에 떨어진 것이 흘러내려 컵에 들어갔다고 전한다.
골프란 운수소관이요, 팔자소관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데 이 말이 옳은 것 같기도 하다. 흔히 골퍼들이 말하기를 골프란 ‘운’이 7이요, ‘기’가 3이다라고 한다. 똑같은 거리에 같은 장소에 볼이 떨어져도 페어마다 요철이 있어 볼의 바운스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이는 러프에 들어가 고생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중앙에 굴러가 세컨 샷에 좋은 위치에 남는다.
운이 좋아야지 하고 잘 안될 경우 자기 위안을 삼지만 기본기를 잘 닦은 골퍼가 하는 말이지 이 것도 시작한지 미천한, 그야말로 오줌 똥 못 가리는 비기너가 할 소리는 아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이 드라이브의 ‘장타’이다. 흔히들 장타자만 보면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궁금해하고 묻곤 한다. 그러나 ‘장타’에 과연 비결이 있는가? 골프의 장타에는 결코 ‘숨겨진 그 무엇’이 없다. 장타의 원리는 극히 간단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볼을 멀리 보내려면 회전 반경이 커야하고, 꼬임 자체가 깊숙해야 한다. 길이가 60cm짜리 막대기보다 1m짜리 막대기로 볼을 치는 것이 멀리가는 것이고, 용수철의 꼬임이 깊을수록 반발력이 더욱 커진다.
골프의 ‘장타’ 역시 이 두 가지 원리가 전부라고 프로 레슨코치들은 말한다. 타이밍, 임팩트와 머리의 고정은 위에 말한 원칙을 전제로 한 일부요소가 된다. 그러므로 장타를 치고 싶으면 몸통회전 즉 어깨회전으로 상체가 회전해 최대한으로 팔과 클럽을 뻗어주는 원리가 기본이 돼야한다. 어깨가 턱 밑에도 오지 않는 스윙으로는 클럽을 바로 들어 올려버리는 자세가 되며, 이런 자세로는 아무리 장타 타령을 해보아야 무리다. 스윙의 기본에 충실하고 난 후에 거리의 장단을 논할 차례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