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냉장고·TV·세탁기 등 대표
기능 차별화-적정가격 책정 '관건'
‘1가구 2가전’시대를 맞아‘세컨드(Second) 가전’이 인기다. 세컨드 가전이란 기존 제품의 특정 기능을 강화시키거나 용량을 차별화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제품을 말한다. 여러 가족들이 주거하는 곳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가전 제품과 구별하기 위해 이렇게 불리고 있다. 삶는 세탁기, 핸디형 청소기, 소형TV, 김치냉장고 등 특정 기능만을 강조해 보조 가전제품으로 애용할 수 있는 세컨드 가전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하이마트·전자랜드의 경우 세컨드 가전 매출이 올들어 30% 이상의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제품인 김치냉장고의 경우 기존 냉장고를 위협할 수준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김치냉장고 예상 판매량은 150만대로 일반냉장고(131만대 예상)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돼 더이상 김치냉장고를 세컨드 가전으로 부르기 무색할 정도다. 지난해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함께 쓰는 가정은 20%에 달했다.
이처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집집마다 TV 1.5대, 냉장고 1대꼴로 가전제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떤 게 있나
소형 김치냉장고 외에도 삶는 세탁기를 비롯 반찬·와인·화장품 냉장고, 소형TV, 핸디형 청소기, 마이크로 오디오, 액자형 에어컨 등이 있다.
최근엔 가전의 고급화 바람을 타고 TV 튜너가 내장된 LCD 모니터 같은 고가제품도 인기다. 전후 스피커를 하나로 묶거나 무선으로 연결해 설치 공간을 절약한 홈시어터,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센트리노 노트북도 잘 나가는 제품.
화장품 냉장고나 삶는 기능을 지닌 소형 세탁기 등 여성 소비자층을 겨냥한 제품들도 눈에 띈다. 삶는 기능을 지닌 냉장고의 경우 일반 세탁기에 비해 세탁용량을 1/3수준인 3Kg으로 줄여 가정 내에서 삶아 빨아야 하는 세탁물 전용으로 만들어졌다. 아기 옷이나 속옷을 빨아 입는 세탁 습관에 맞춘 제품으로 유아 혹은 환자가 있는 가정에 먼저 보급되기 시작해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원룸·싱글족에 단골
주소비자층은 단순함과 고급화를 추구하는 20∼30대 젊은 층이다. 특히 원룸 또는 주거형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미혼의 직장인이나 독신자, 대학 자취생들이 세컨드 가전을 선호한다.
매출액 지속적 증가세
가전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컨드 가전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이마트의 경우 올 들어 3월 현재까지 소형·중가형 가전제품 판매가 매출액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룸족에게 인기가 높은 300리터 이하 소형냉장고의 매출은 12% 증가했고 20인치 이하 소형TV는 10% 늘었다. 또 50만원 안팎의 중가형 홈시어터 제품의 매출도 약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테크노마트가 분석한 판매실적도 이와 비슷하다. 소형 냉장고·TV 등 싱글족을 위한 전자 제품의 매출이 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것.
특히 이 달 들어 LCD TV, 저가형 홈시어터를 비롯해 소형 냉장고, 세탁기, 센트리노 노트북 등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간 절약형'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TV 튜너 내장형 LCD 모니터의 경우에도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www.auction.co.kr)의 경우에도 올 들어 1분기까지 소형 텔레비전과 냉장고, 세탁기 등 싱글용 제품들은 월 평균 4035대가 판매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월 평균 2782대)보다 45％ 이상 증가한 것. 400리터 이하 소형 냉장고의 경우 올 들어 월 평균 450여대가 판매돼 지난해 보다 39％ 늘어났다.
소비자 철저분석 필요
이러한 인기추세를 반영, 가전업계에서는 세컨드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각종 신모델을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기존 제품과는 다른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적정 가격을 매기는 것도 업계에서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세컨드 기전이 메인 제품을 보완하는 개념의 제품이므로 제공되는 특화 기능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 소비자들은 굳이 추가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