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한전 전력연구원 박순규 원장

혁신방안 기반 각 분야별로 세부 실천방안 수립해 실행 중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융·복합화 통한 시너지 효과 추구
ESS·마이크로그리드 연구사업단 발족…3년 내 성과 기대
활동 강화 통해 글로벌 영향력도 점차 증대될 것으로 기대

한전이 ‘글로벌 엔지니어링 컴퍼니’로 도약하는데 있어 전력연구원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하다는데 이견은 없다. 이처럼 한전을 최고의 기술회사로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바로 전력연구원이 맡은 중책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해 나가기 위해 지난 6월 한전 전력연구원의 수장으로 취임한 박순규 원장은 과감한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데 모든 신경을 쏟았다.
그리고 한전은 지난 8월 에너지기술의 새로운 가치 창조와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전력연구원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한전 조환익 사장은 “전력연구원이 살아야 한전의 미래가 있다”는 발언을 통해 기술가치의 중요성을 한바 있다. 이는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현재, 그리고 향후 급변할 환경 속에서 한전이 글로벌 엔지니어링 컴퍼니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데 있어 전력연구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이번 혁신방안을 통해 전력연구원이 궁극적으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전략을 중점적으로 펼쳐나갈지 그 구체적 방안에 대해 한전 전력연구원 박순규 원장으로부터 직접 들어봤다.

▣ 혁신방안을 발표하게 된 배경 및 주요내용, 그리고 기존 혁신방안들과의 차별성은 무엇입니까.

취임 후 사장 경영방침 구현과 글로벌 톱 연구소로의 도약을 위해, 성과창출, 동반성장, 창의경영, 역량강화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전력연구원 혁신 방안을 수립하게 됐습니다. 현재 이 혁신방안을 기반으로 각 분야별 세부 실천방안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단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과 중장기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들을 구분해 각각의 일정에 맞춰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과거에도 전력연구원은 지속적인 혁신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러한 과거 방안들과 비교해 이번 혁신방안이 갖는 차별성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기술 간의 융·복합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했고,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R&D 수행을 선진화하고자 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점차 거세지는 기술개발 경쟁 속에서 전력연구원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기술 분야 리더십 확보에 비중을 뒀다는 것도 차별화된 점입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결실을 맺기까지는 어려움도 따를 수 있으며,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소통강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개개의 연구원이 처한 입장과 상황에 따른 진솔한 이야기들을 수렴했고, 또 회사가 전력연구원에 기대하고 있는 바를 허심탄회하게 나눔으로써 전체가 함께하는 혁신 실천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 한전 내에서 전력연구원의 역할을 설명해 주신다면.

전력연구원은 전력의 생산, 수송,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의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연구소이며, 이러한 전 주기적 연구개발을 통해 R&D 사업의 효율을 극대화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외 전력 분야 연구개발의 리더십을 확보해 가고 있으며, 전력과 에너지 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전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국내·외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수종사업 분야의 기술 개발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력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전력설비의 예방진단 및 평가, 동·하계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한 기술지원 등 현안 문제들을 즉시 해결하는 ‘Technical Home Doctor’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 전력 분야 기술개발 트렌드는 무엇이고, 또 이에 따른 전력연구원의 연구개발 방향 및 전략은 무엇입니까.

최근 에너지 분야의 R&D 추진 방향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에너지기술에 IT(스마트그리드), NT(에너지소재, CCS), BT(바이오연료)를 접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스마트그리드와 각각의 신재생에너지원(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과의 연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 등 융·복합기술을 비롯한 미래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에 지난 8월 전력연구원은 조직개편을 통해 ESS 및 마이크로그리드 연구사업단을 발족했습니다. 이 분야는 국내·외의 환경변화와 기술동향 및 시장의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회사 경영과 창조경제에 이바지할 ‘스타 프로젝트’로서 2∼3년 내에 가시적 사업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수 연구 인력을 우선 배치하는 등 연구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의사결정 단계의 축소 등 선택과 몰입을 위한 차별화된 운영제도를 도입했습니다.

ESS 기술은 전력수요가 낮은 기간에 생산된 대규모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피크에 공급해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전력계통의 주파수 조정, 신재생에너지의 수용성 강화, 전력예비력 향상, 첨두부하에 대응한 발전설비 및 전력망 투자 절감효과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은 소규모 분산에너지자원을 배전계통의 일부지역에 배치해 분산전원을 통합 제어하며, 이를 배전계통과 연계 또는 독립된 계통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 네트워크 기술입니다.

이 밖에도 공급자와 사용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그리드 기술 및 가스터빈 국산화, IGCC 등 청정발전기술, 온실가스(CO2) 저감기술, HVDC, 초전도 기술의 확보를 통해 기술경쟁력 강화와 수출사업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전력연구원의 해외진출 노력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해외진출 노력은 글로벌 R&D 트렌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해외 비즈니스 기회의 확대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 기술의 해외사업 적용측면에서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개발도상국의 현안해결형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사업에 적용코자 합니다.

또한, 연구 교류·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기관을 비롯한 관련 해외 기관으로부터 수탁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해외 공동프로젝트에 참여 확대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해외사업 대상국 연구원과의 공동연구 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와 같이 사업적·기술적 측면과 인력교류 등의 활동 강화를 통해 전력연구원의 글로벌 영향력은 점차 증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특별히 추진하는 경영혁신사항 및 평소 강조하는 경영이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전력연구원의 경우 미래 대비와 현안 문제 해결이라는 두 가지 당면 과제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창의적 미래기술 개발과 현장중심 기술서비스로 내일을 향해 웅비하는 연구원’이라는 경영방침 하에 전력연구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우리의 역할은 △경영의 전략적 Biz Partner △에너지기술의 Future Mover △사업현장의 Problem Solver △자율적·개방적 Communicator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과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오고가는 열린 연구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터터미팅’이라는 이름의 토론문화를 새로 도입했습니다.

한 사람이 한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하다보면 간과하는 부분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터’ 놓고 연구의 ‘터’를 닦자는 취지의 ‘터터미팅’은 직급에 관계없이 서로를 ‘님’으로 부르며 찬반토론을 벌이는 모임입니다. 이런 방식의 토론을 통해 한 사람에 의해 연구과제가 기획되는 부작용을 차단하고 개방적인 연구풍토를 조성하겠다는 뜻입니다.

‘Attitude is everyth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개인의 태도나 열정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력연구원에 근무하는 전문가들 모두 연구역량과 더불어 열정적인 태도를 견지할 수 있도록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유연한 조직과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인접 기술 간 융·복합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앞으로 성과 창출 조직으로 탈바꿈하며,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해 세계적인 연구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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