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부하차단 등 만반의 방지대책 수립 운영중 / 美와 계통망운영방식 다르고 설비신뢰도 높아 / 자연재해

美사태, 계통운영협조 미흡, 전력회사투자기피 추정
국내 발전량 증가 따른 송변전설비 지속 건설 필요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에서 지난 14일 일어났던 대정전은 전 세게 전력회사는 물론이며 국내 전력산업계에 상당한 충격과 시사점을 남겨줬다.

정전이 발생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한 전원은 주로 캐나다의 수력 발전으로 공급력에 어느 정도의 예비력은 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두절된 원인은 송전 계통의 취약성이 그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현재 미국 북동부의 정전 사태는 진정을 보여 다시 전력이 공급되고는 있으나 60억달러(약 72조원)이라는 금전적 피해보다는 경제적·군사적인 초대강국인 미국에서 전력계통의 후진성이 드러났다는 정신적인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지난주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캐나다 남동부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한 정전 사태의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는 한편 에너지 정책도 철저히 개선해나가도록 지시했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사항이 있다. 정전이 발생했다는 사건보다는 그 정전이 일어나도록 했던 원인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독립된 전력회사별 계통운영이 전체 계통운영에 대한 효율적·체계적인 계통운영의 어려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국내 계통은 한 개의 독립된 계통을 중앙급전소에서 총괄 지휘함으로서 안정적·체계적인 계통운영이 가능한 반면 그 만큼 하나로 묶여 운영됨으로써 그 위험성도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번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 지역의 정전사태를 통해 국내 전력계통과 대규모 발전단지의 운영과 만약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미 북동부 대 정전 원인은

아직까지 이번 정전사태가 촉발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북미전기신뢰성위원회(NERC)의 발표에 따르면 사건 당시인 14일 14:06∼15:17분 동안 챔버래인과 하딩변전소간 345㎸ 선로 및 발전기 차단, 계통 동요현상 등으로 계통이 극히 불안한 상태였으며 미국 동부시간 16:11분 이상기온 상승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나이야가라 파워의 발전소가 불시에 정지되면서 미 동부지역 전체로 정전사고가 확대됐다.

최초 사고 후 3분 이내 페리 원자력발전소 등 10개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한 총 21개 발전소가 자동정지됐으며 고장파급으로 인한 주요 송전선의 송전 정지로 동부 연계지역 전체가 공급 중단됐다. 이번 정전으로 뉴욕, 클리브랜드, 오하이오, 디트로이트, 미시간, 토론토, 오타와, 캐나다 등의 지역이 경제적인 손실을 보게됐다.

미 언론과 NERC는 이번 정전사태의 원인으로 계통불안으로 인한 발전소 정지와 이에 따른 지역간 연계선이 과부하로 정지돼 독립계통으로 분리되면서 계통 주파수 저하와 계통동요 현상 등으로 모든 발전기가 정지돼 광역 정전사고가 초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전력계통 안전한가

△미 동부지역과 국내 계통의 비교

우선 계통구성측면에서 비교해 보면 미국의 경우 지역별로 전력회사를 형성하고 수개의 송전선으로 연결된 광역계통이나 한 두 개의 송전선로 고장 발생시 지역간 계통의 분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분할되지 않고 하나의 다중연계계통으로 구성돼 한 두 개의 송전선로 고장이 발생해도 지역간 분리가 안다. 특히 발전소가 타 지역보다 적은 수도권은 타 지역간 6개 선로 12개회선으로 연결돼 있다.

계통설비도 미국은 송전설비 유지보수 및 신·증설에 투자 감소로 설비가 낡았으며 중부하 운전선로가 다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송변전설비 유지보수에 철저를 기하며 신·증설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져 운전에 제약되는 선로가 그다지 많지 않다.

이와 함께 미국은 독립된 전력회사별 계통운영으로 전체 계통운영에 대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계통운영이 어려운 점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전력거래소에 한 개의 독립된 계통을 중앙급전소에서 총괄 지휘함으로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계통운영이 가능하다.

또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국토가 좁고 지리적, 전기적으로 전원단과 부하단의 거리가 가깝고, 송전선이 다중 연계된 독립계통으로 매우 강한 계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1896년 이후 모든 대용량 신설 발전기에 전력계통안정화장치(PSS, Power System Stabilizer)를 설치하고 있으며 현재 총 10만㎾이상의 용량을 보유한 170기 발전기중 99기에 설치돼 잇다.


△국내 계통고장 사례

우리나라도 1971년에 전국이 1시간10분동안 정전된 사건이 있었다. 1971년 9월 27일 서울화력 5호기가 고장으로 인한 발전기가 탈락되면서 주파수가 저하됐으며 이로 인해 동해, 영남 발전기가 탈락되면서 전 계통에 정전이 발생해 1,278㎿의 공급이 지장을 초래했었다.

이후 80∼90년대에도 발전소의 고장으로 인한 탈락, 변전소 고장, 송전선로 고장으로 4건의 광역정전이 발생했었다.

또 1986년 10월 10일 19시34분에 태풍으로 345㎸ 부마 T/L(북부산∼마산)의 철탑이 도괴되면서 345㎸ 서대구 T/L(신옥천∼서대구)이 중조류 운전되면서 1회선이 정지돼 영남, 호남지역발전기기가 약 ±10∼15%가량 동요되면서 영남지역 발전기가 금감발되는 전력동요가 일어난 사례가 있다.

전력동요는 지역간을 연결하는 선로 중 일부가 정지되면 지역간 발전기들이 출력이나 전압 등이 불안정하게 동요되는 현상으로 심화되면 발전기나 송전선로가 추가로 운전정지돼 광역정전에 이르게 된다.

최근의 경우에도 1997년 1월 1일 울진1, 2호기와 울산 4호기가 탈락되면서 주파수가 58.8㎐(국내 계통 주파수 유지기준 60±0.2㎐)로 저하되면서 저주파수 차단방식(UFR, Under Frequency Relay) 6단계 중 1단계가 발동, 약 6%의 부하를 차단한 경험이 있다.


△국내 어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나 - 예방책과 후속조치는

그동안 한전에서 운영되던 계통부문은 전력산업구조개편으로 인해 발족된 한국전력거래소에서 담당하게 돼 송전부문은 한전이 소유하고 운영은 전력거래소가 맡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계통시뮬레이션시스템(PSSE, Power System Simulation Engine)을 이용 전선로와 발전소를 대상으로 고장 예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경우의 고장사례를 분석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그 중 계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사례들과 이에 대한 예방책과 대책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우선 원자력발전소와 대용량 화력발전 단지가 동시에 정지한 경우 대단위 발전단지 연계송전선 정지시 ‘고장파급방지장치’ 를 영광, 울진, 보령, 태안, 당진, 평택 등에 설치, 1∼2대만 정지하고 나머지 발전기를 안정시켜 계통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대단위 발전단지 동시 정지할 경우 발전기 정지로 인한 주파수 저하정도에 따라 부하를 동시에 자동차단, 수급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계통을 조기에 안정화시켜 광역정전을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부하차단량은 계통주파수 58.8㎐에서 57.8㎐까지 단계적으로 계통수요의 41% 까지 차단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최대 발전단지인 영광원자력은 600만㎾로 송전선로 고장시 안정화대책으로 동시정지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돼 있으나, 예기치 못한 상황발생으로 600만㎾가 동시 정지 시 부하 자동차단설비가 동작, 일부 정전은 발생하나 전력공급의 안정성은 확보가 가능하다.

참고로 주파수 저하가 지속될 경우 터빈보호를 위해 보호장치 동작에 의한 발전기가 정지되며 58.4㎐에서 1분 지속 시 영광 1,2호기가 정지되며, 이후 단계적으로 모든 기력 및 원자력발전기가 정지된다.

두 번째로 지역간 연계 주요 송전선로가 정지될 경우 1개 선로 고장으로 일부지역 또는 광역계통에 계통전압 저하등 불안정요인이 있는 송전선로는 송전전력을 제한해 운전함으로써 송전선로 고장이 계통안정에 영향이 없도록 사전 조치하고 있다.

특히 전체 전력의 42%를 소비하는 수도권 지역은 수도권 연계선로의 제한치를 설정, 운영하고 있으며 765㎸ 신서산∼신안성 선로 고장시 수도권 전압 불안정으로 광역정전 우려됨에 따라 수도권연계 6개 선로 총 송전전력을 주간에 950만㎾(심야 850만㎾)이내로 제한해 운영토록 하고 있다.

또 제주지역 연계선로(HVDC)도 육지∼제주 연계선로 고장시 제주계통 수급불균형으로 전 계통 정전이 우려됨에 따라 연계선 송전전력을 제주수요의 50%이내 및 최대 15만㎾ 이하로 운전토록 하고 있다.

또 인적실수에 의한 고장을 최소화하도록 하기 위해 한전, 전력거래소 및 발전회사 등 계통운영 관련자들의 고장발생시 복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상고장에 대한 복구절차를 수립하고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히, 태풍, 낙뢰, 산불 발생 등으로 송전선로의 고장확률이 높을 때는 해당지역 발전기 출력의 감발 및 운전예비력의 추가 확보, 송전선로 제약치 하향조정 등의 조치를 취해 그 안정도를 증대시키고 있다.


▲결론

우선 미국 북동부의 고온으로 인한 수요급증의 경우를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올 여름 기온 상승이 예년보다 낮아 전력수요가 충분히 낮게 유지되고 있어 약 20%이상의 예비력을 가지고 있으며 평생시에도 충분한 공급예비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로 한 두 개 송전선의 고장이 발생한 경우 국내 전력계통은 다중연계망으로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고장선로가 아닌 우회선로로 수도권 등지에 송전되게 된다. 이 경우 송전손실은 기존 선로보다 많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주파수의 하락이 우려됨에 따라 저주파수차단방식(UFR) 6단계에 의거, 부하를 순차적으로 차단해 주파수의 저하를 차단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송전망에 대한 과부하 경우를 상정, 계통안정운영검토를 통해 과부하의사전관리를 통해 과부하를 사전에 차단하게 된다. 위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국내에서 미 북동부와 캐나다 일부처럼 대규모 정전사태가 초래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그러나 사고는 항상 대비하고 있어도 불시에 찾아온다. 전력을 1초라도 사용하지 못한다면 국가경제는 그 자리에서 멈추고 만다. 국가의 대동맥인 전력계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멈춰서는 안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볼 때 자연재해 및 각각의 예상되는 고장상황에 대비, 운영함으로써 대 정전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