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외국인투자지원센터(KISC)가 지난 5∼6월중 국내 외투기업부설연구소 CTO(최고기술경영자) 2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조사 결과, 한국의 R&D여건은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졌다.

한편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중국경제의 최근 이슈와 향후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한·중·일 세 나라 중 중국만이 유일하게 올 상반기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이러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시장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을 기세다.

이러한 중국의 성장은 예전부터 예견돼 있었다. 2010년이면 미국 경제도 따르잡을 기세라는 지적들이 많았다. 그러나 국내 업체, 특히 전기업계에서는 이를 등한시했다. 겉으로만 걱정을 하면서 안으로는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산 차단기 및 전동공구의 무차별한 공세 역시 이미 몇 년전부터 예상됐던 부분들이지만 막상 차단기가 중국에서 들어온다고 하니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대책 마련에 부랴부랴 나섰다.

불과 4∼5년 전 중국산 전동공구나 차단기를 보고 '조잡한 불량품', '우리 제품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단지 구입하지 말라는 말밖에 하지 않던 업체들이 벌벌 떨고 있는 것이다.

현실을 제대로 보자. 가정용 전동공구 시장은 이미 중국산 제품에 다 밀려났고, 산업용 시장도 점차 잠식돼가고 있다. 전혀 몇 년 전의 조잡한 제품이 아니다.

그런데 국내 수준은 그대로다. 국내 업체들은 준비도, 대책도 모두 미흡했다. 전기관련 중소기업들의 경우 연구인력 확충도 없었고, 신기술 개발 노력 역시 실종된 지 오래다. 가격경쟁력, 기술경쟁력 모두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세계는 개방형 경쟁시장이다. 더 이상 안이한 생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는 업체는 밀려날 수 밖에 없다. 특히 향후 '가격'과 '품질'을 무기로 한 중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철저한 대비가 없으면 또다시 시장에서 외면당하게 될 것이라는 점 업계는 분명히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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