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의견 제기…조직개편 중단 결정/본사 8본부제 추진도 여론인식 철회

<강 사장, 비리척결 위해 서울자재관리처 개선 지시>


한전이 조직개편 추진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조직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한전은 기존 조직을 사업부제 및 본부장중심제, 팀중심제로 전환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전 내부에서 조직개편안에 대해 다수의 반대 의견들이 제기돼 한전 강동석 사장이 현재 단계에서는 무리라고 판단, 추진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

우선 반대 의견 대부분 팀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들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팀제 활성화를 위해 보직범위를 현행 2∼3직급에서 1∼3직급으로 확대할 경우 팀장이 1직급인 팀과 3직급인 팀간에 원활한 업무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3직급인 본사 팀장이 1직급인 사업소들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본사를 8본부 체제로 전환할 경우 5∼6명을 상임이사 및 이사대우로 전환해야 하는데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상위직급을 늘린다는데 대한 여론이 곱지 않을 것이란 점도 이번 한전 경영진의 중단 결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앙교육원장, 서울지역본부장, 전력연구원장 직위를 이사대우로 전환하려던 계획도 모두 철회됐다. 한전 조직의 경우 상임이사 자리가 규모에 비해 너무 적은 것이 사실이나 이 역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전의 조직개편 중단과 관련, 직원들은 "팀제의 경우 성과를 중시하는 영업조직에서는 맞지만, 관리조직인 한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중단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편 조직개편과는 별도로 강력한 윤리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강 사장은 자재조달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최근 핫라인을 통해 계속 접수되자, 자재조달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강 사장의 지시 사항은 서울자재관리처의 자재관리·운영 기능은 각 지사급으로 이양하고, 품질검사 업무를 본사에서 맡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저장·보급·운영 업무의 경우에는 지사로 이양해도 문제될 것이 없지만 안전·사고예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품질검사 및 정비 업무의 외부로의 이양은 바람직하지 않고 서울자재관리처에서 원래대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품질검사 기능의 경우 차후에 사고 발생으로 인한 민원 유발시 한전이 자체적으로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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