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윤리경영을 실현하고 부패방지 및 청렴도 제고를 위한 후속 조치로 진행된 '부패방지 아이디어 공모' 실시 결과, 갖가지 의견들이 제기됐다. 특히 인사 및 공사계약관련 사항들이 많이 접수됐고, 선정작도 많았다.

출입업체에 대한 '청렴포인트 관리제도', '자기생활지침서 갖기 운동', '사내 각종 행사시 계약업체 협찬근절' 등 참신한 내용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선정된 아이디어 내용들은 곧 현장에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윤리경영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한전으로서는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패방지 아이디어' 공모결과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공사-입찰제도개선'과 관련한 단가공사계약제도 개선 사항을 전망하고, 우수작으로 선정된 '의식개혁 자기생활지침서 갖기 운동 전개' 아이디어 내용을 소개한다.


<'공사-입찰제도 개선'아이디어 최우수상 선정 관련 공사입찰 개선 방향 분석>
배전공사단가계약 기준 대폭 개선될 듯
단가업체 폭리 보장…일부분이 한전에 유입
단가계약금액 2∼3천만원·기간 축소 주장
전기공사업계 개선사항 실행여부에 '초긴장'


'부패방지 아이디어 공모'에서 한전의 공사 입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단가공사계약과 관련, 부패방지를 위해서는 축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전 직원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한전의 부패방지 아이디어 공모결과에 대해 전기공사업계에서는 혹시 이를 계기로 단가공사계약이 축소되는 것 아닌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단가공사계약은 자신들의 생사와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공사업계는 단가공사계약의 경우 1년 계약, 1년 연장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이미 계약이 된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대폭 변경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신속한 복구체제를 위해서는 전격폐지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는 않아도 무엇보다 윤리경영 실천의지가 확실한 한전 강동석 사장이 이러한 개선 사항들에 대해 관련부처에 검토후 바로 시행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공사와 관련한 한전의 제도가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부패방지 아이디어 공모'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한전 조준호 과장의 '공사-입찰제도 개선' 아이디어와 우수작인 충북지사 괴산지점 권혁수씨의 '단가계약제도의 획기적 개선시행' 아이디어 내용을 중심으로 한전의 공사계약분야 개선방향을 전망해봤다.

▲배전공사단가계약이란
배전공사단가계약 제도는 정전이나 배전선로 고장시 한전 자체적으로 긴급한 복구사황이 어려워 지역별로 일정수의 업체를 단가업체로 계약, 이들 단가업체들이 신속하게 복구하게 함으로써 수용가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한전의 배전공사단가계약에 대한 업무처리기준을 보면 '배전공사의 적기시공과 고장 발생시 신속한 복구체제를 확립하고 계약업체의 책임의식을 고취함으로써 공사 시공품질 향상을 통한 배전설비의 건설 및 유지관리에 만전을 기하고자 하기 위함'이라고 정하고 있다.

지난 2001년까지만 해도 배전공사단가계약 기간은 '2년 계약, 2년 연장'이었지만 배전분할, 경쟁저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지난해부터는 '1년 계약, 1년 연장'으로 변경, 운영되고 있다.

▲전기공사업계에서의 단가계약의 의미는
전기공사업계에서는 단가계약을 '흥행 보증수표'라고 까지 부른다. 그만큼 계약만 따내면 안정적이면서도 이익이 많이 남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전기공사업계는 분리발주와 더불어 단가계약과 관련해 매우 민감하다. 2001년 말 계약제도 변경과 관련해서도, 한전과 전기공사협회사이에서는 상당히 많은 협의가 이뤄졌었다.

전기공사업체는 우선 단가계약만 체결하게 되면 계약기간 동안 걱정 없이 업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 직원들의 고용안정화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공사효율성 면에서도 일정업체가 계속해서 담당하기 때문에 연속성이 있어 시공품질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 때문에 공사업체들은 뇌물 등 각종 로비를 통해서라도 단가계약을 따내려고 해 업체들과 한전직원들이 철창신세를 지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 그리고 일단 수주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안이한 경영을 불러오는 경우도 많았다. 하청문화가 당연시 되는 전기공사의 특성상 단가계약만 따내기 위해 일시로 업체를 설립, 계약을 따내는 사례도 적지 않아 배전공사의 불실화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부패방지 아이디어 선정 내용
한전 조준호 과장은 '공사-입찰제도개선(100원 퍼주고 5원에 코꿰고)'란 아이디어를 제출, 공모결과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여기서 조 과장은 "현행 공사-입찰제도(단가 등)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 보장과 업무밀착성 등 요인으로 업체에게 비현실적인 폭리를 보장해주고 있으며, 부조리의 가장 큰 자금원으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조 과장은 "품셈이 지나치게 높고, 공사설계를 단가업체 직원이 개입작성해 설계가가 업체 의도대로 높아지며, 입찰시 최저보장율인 86.7%는 지나치게 높아 업체의 과대이익을 손쉽게 보장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단가입찰시 해당지역업체에 주는 가산점수는 업체 고가 담합의 유인 요인이 된다며, 2001년 모 지역에서 업체가 모두 담합해 10% 이상 높게 써 100억원 이상의 회사 손실이 발생했다고 예를 들었다.

특히 조 과장은 이러한 이익중 극히 일부분의 돈이 다양한 형태로 한전에 유입돼, 직원을 작은 비리에 얽매이고 취약하게 만들고, 당당하고 소신있게 일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조 과장은 품셈의 현실적 개선, 업체직원의 설계 개입 금지, 입찰시 최저보장율 86.75%의 대폭 하향 또는 저가입찰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아울러 단가제도가 잇점이 있는 반면 단가공사금액을 2,000∼3,000만원으로 축소하고, 경쟁성을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계약기간 축소로 끊임없는 경쟁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타지역업체의 진입을 막고 지역내 고가계약을 방치하는 해당지역가점제는 반드시 축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괴산지점 권혁구씨는 "단가물량이 많아 업체의 여직원들이나 직원들이 설계나 기타 자료등을 보완해 주거나 보강해주는 예가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려면 단가물량을 줄이고 전자입찰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권 씨는 "고압단가계약의 경우 현재 5,000만원 초과 공사만 입찰보는 것을 2,000만원 초과공사는 전자입찰로 시행하고 그 이하의 경우만 단가를 주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저압단가의 경우에는 가장 큰 금액인 실효공사를 연간단위로 입찰시행하고 기타는 고압단가에 포함해 저압단가를 없앨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개선 방향 전망
한전 강동석 사장은 이번 '부패방지 아이디어' 공모와 관련해, 관련부처에 즉각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각 관련부처에서는 해당되는 아이디어 내용이 즉시 실행가능한지, 아니면 제도적 개선을 통해 향후 추진해야할지 파악에 들어갔다. 단가공사계약과 관련된 사항은 배전처와 자재관리처이다.

이와 관련 한전 한 관계자는 "현재 단가공사계약은 이미 계약이 체결돼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단가금액 축소나 전자입찰 시행 등은 당장 실행하기가 어렵다"고 밝히면서도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올해 말 새로운 계약과정에서 업무처리기준을 개선, 변경시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단가공사계약 폐지와 관련해서는 "완전 폐지시 공사업계의 혼란, 품질관리의 악화 가능성이 커 폐지 자체는 실현가능성이 없다"며 "경쟁을 강화하고, 비리를 근절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계약기준을 변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수상-'의식개혁, 자기생활 지침서 갖기 운동'(한전 남서울전력관리처 구성완 송변전운영실장)>

"오늘은…좋은날입니다"
92년부터 '나의 생활 지침서' 작성, 실천 노력해와
Good mind 운동 확산으로 윤리경영체제 확립가능

한전 남서울전력관리처 구성완 송변전운영실장은 지난 92년부터 자기 나름대로 '자기생활 지침서'라는 것을 작성, 그에 맞게 생활하려고 노력해왔다고 한다. 구 실장은 "자기 생활지침서를 만들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가정, 직장, 사회에서 자신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돼 자신의 생각과 행동요건을 보완하게 된다"며 "부정관행과 비리척결 및 국익을 우선하는 국익민복 추구에 동참, 깨끗한 사회, 밝은 사회, 따뜻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윤리경영 체계를 확립하는데 기어코자 제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구성완 실장의 자기생활 지침서 갖기 운동 개요.

▲나의 생활 지침서
1. 규율, 질서, 예절, 도덕의 실천이 삶의 기본임을 인식하고 배우려 노력하고 생활화하자.
2. 말과 행동이 일치되도록 노력하자.
3.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높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스스로 일을 찾아 작은 일부터 개선하자.
4. 가정, 직장,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받도록 행동하자.
5. 모든 이의 선배처럼, 선생님처럼, 선구자처럼 생각하고 실천하자.
6. 장기적인 자기계획을 지니고 한단계 한단계 실천하자.
7. 자기를 낮추어 행동함이 바로 존경받는 자세임을 인식하자.
8.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위해 충고에 인색하지 말고 충고 받은 사항은 긍정적으로 소화하도록 노력하자.
9. 내 주변은 내가 정리하고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하기 싫다는 점을 인식하자.
10. 나의 건강은 가정의 안정이며 회사의 발전에 기여함을 인식하자.
11. 내가 협조를 원하기 앞서 무엇을 협조할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하자.
12. 나의 발전은 동료의 발전이며, 동료의 발전은 곧 나의 발전임을 인식하자.
13. 나의 인생은 내가 만들며, 내가 책임져야 함을 인식하자.
14. 인생에는 언제나 크고 작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선배들도 다 겪으며 극복하였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매사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15.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말고 나 자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자.
16. 자기를 귀하게 여겨야 남도 귀하게 여겨준다.
17. 나의 언행이 자녀의 모습이 됨을 이해하자.
18. 양서를 자주 읽고 인생을 경험하자.
19. 매일 매일을 나의 최후의 날인 것처럼 시간을 아끼고 하고자 하는 계획에 최선을 다하자.
20. 시대적 변화와 생활의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처하자.
21. 허세를 부리지 말고 검소하게 살며 자기 분수를 지키자.
22. 항시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내일을 위해 계획된 생활을 하자.
23.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고 부끄럽지 않게 살며 조상의 명예를 훼손시키지 말자.
24. 항상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자.
25. 모두를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관심을 갖고 표현하며 살자.
26. 볼 때 사랑의 눈빛으로 보고, 도와줄 것을 생각하자.
27. 감사할 것을 찾고, 느끼고, 표현하는 문화를 만들자.


200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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