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발주물량 급감…올해 여전히 어려울 것
신공법 개발·신규 시장 개척 위한 노력 절실

올 해 전기공사업계 역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뭐 하나 딱히 전기공사업계에 유리한 상황이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한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지없이 몰아칠 기세다. 여기에 한전이 당장 시급한 공사 외에는 신규 공사 발주를 하지 않기로 한 상태라 어려움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공사 부분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목마름을 가시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무엇보다 분리발주폐지 논란은 전기공사업계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어렵다고 그냥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언제나 그랬듯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기공사협회의 올 해 업무계획을 중심으로 올 해 시장을 전망하고, 극복 방안을 제시한다.

◆ 실적은 늘었는데 수익은 악화 = 건설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지만 전기공사 전체 실적은 사상 최고액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기공사협회가 발표한 2007년도 전기공사 전체실적이 약 16조원을 돌파, 20조원 시대를 바라보게 됐다.

그러나 실적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가상승 등의 이유로 경영은 더 어려워졌다. 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부채비율은 162.37%를 나타내 2006년의 159.27%에 비해 악화됐으며 유동비율 역시 2006년의 134.40%에 비해 130.06%로 나빠졌다.

이처럼 최근 전기공사업계는 전체 실적은 올라가는데, 전기공사업체 수가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이 포화현상을 보여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중견 건설사들까지 연이어 부도가 나면서 전기공사업계의 경영악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러한 지난 한 해를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남병주)는 이렇게 돌아봤다.

“국내 건설시장의 한계로 수주물량이 점차 줄어들고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편승한 건설업계의 분리발주 폐지 주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시장의 건전성 왜곡 심화와 수급자격의 대형화, 그리고 전력IT·자동제어 등 신기술 및 타산업과의 융복합화에 따른 전기공사 시장 축소와 새로운 창출분야를 선도할 전문인력 부재 등, 그 어떤 시기보다도 어려움이 많은 시기를 보냈습니다.”

◆ 올 해도 어려움은 지속될 것 = 이러한 어려움은 올 해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공사협회는 올 해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 및 부동산 경기의 하락으로 민간분야 건설공사의 발주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금융의 불안 등으로 한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정부가 공공공사 발주 물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수주 물량의 증가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전기공사협회는 규제개혁이라는 미명하에 분리발주폐지 주장이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공사협회는 ‘신성장 환경조성 및 기회가 공존하는 전기공사업’이란 슬로건으로 전기공사 수요창출을 통한 수주물량 확대, 경영편의 제공 및 수익성 제고, 신뢰받는 전기문화 정착 및 대외홍보 강화, 전기공사인력의 수급안정 및 시공품질 향상이란 실천목표를 세우고 공사업 경영의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 건의,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사업의 추진, 신재생에너지·전력IT·유비쿼터스 등 첨단 설비의 참여기회 확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구축, 회원의 서비스 향상을 위한 사업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신규 시장 진출로 먹거리 찾아야 = 여기에는 올 해 전기공사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다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기공사협회는 지난해 업계의 사업영역 다변화 및 시장확대 요구에 부흥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및 ESCO 관련분야 시장 진출기반을 조성했으며, 미래 산업사회의 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에 대응하고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및 업역 기반 확대를 도모한 바 있다. 올 해는 기존 시장이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처럼 새로운 시장을 준비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울러 적극적인 원가 절감 노력도 필요하다. 발주물량이 줄어든다면 줄어든 상황에서 어떻게든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100원 들여 공사하던 것을 80원만 투입할 수 있다면 그만큼 마진은 커지기 마련이다. 이는 시공품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전기공사업계의 신공법 개발 등 다양한 기술개발 노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그동안 원가절감 분야에 대한 신공법 개발들이 많이 있어 왔는데, 앞으로는 연구개발 방향도 ‘시장확대형’, 즉 신기술이나 IT 접목기술 등 새로운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해외진출 노력도 적극 펼쳐야 한다. 국내 시장이 어렵다면 돌파구는 해외 시장 밖에는 없다. 그런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분리발주 논란 가장 큰 이슈 될 것 = 올 해 전기·정보통신공사 등에 대한 분리발주제 폐지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가 이미 전기·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기·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의무나 분할계약 금지 조항의 폐지 등 발주기관의 발주방식 재량권 확보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이는 전기·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올 해 이러한 선진화위원회의 방향이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전기공사업계의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해외진출 각별한 주의 필요”

언어뿐 아니라 해당국 문화적 배경까지 이해 필요
실무진 해외전문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부각

전기공사협회는 전기공사업계의 해외전기공사에 대한 관심도가 날로 증가되고 있는데 대해, 좀 더 효과적으로 해외진출 할 수 있는 방안을 정리한 ‘전기공사 해외진출 매뉴얼’을 제작해 발간한 바 있다.

이번 책자에 따르면 업계가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해외전기공사 시장에서 우리 전기공사업체들이 겪는 어려움은 해외전기공사 전문인력 부족 등 많은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기공사업체들의 뛰어난 기술과 꾸준한 진출 노력이 좋은 성과를 내어 해외에서 공사수주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주량을 소화시키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해외전기공사 실무진 전문인력 부족은 전기공사업계의 해외 진출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공사현장이 해외에 위치 한다는 차이점 외에도 국내공사와는 제도 및 관행 등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어 해외진출을 고려중인 업체에 주의를 요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현장이 해외에 위치하므로 기자재조달업무는 국제간의 무역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며, 기성/수금업무도 국제금융업무가 추가된다. 또 공사발주절차 및 제도, 계약조건 등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입찰방식에 따라 Lowest/ Responsive/Responsible bidder에게 낙찰하는 방식 및 국제표준계약조건(Ex, FIDIC)을 따른다. 발주처가 임명한 컨설팅 엔지니어의 엄격한 관리하에 품질시공이 이루어지며, 적용규격도 IEC, IEEE, ANSI 등 국제 표준을 적용한다.

무엇보다 모든 문서 및 의사소통은 해당국가의 언어 혹은 영어로 이루어지므로 외국어(영어)능력 뿐만 아니라 해당국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그만큼 전문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사전 준비도 철저해야 한다는 의미다.

# KOICA, 개발국가 산업·에너지 인프라 구축사업 관심 가져 볼만 = KOICA는 해외개발원조사업의 일환으로 각국의 산업, 에너지 분야 인프라구축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KOICA는 인도네시아 3 개도시 배전체계개선 타당성조사 및 자동화 시범사업, 파라과이 까따삐아 등 2 개 도시 배전분야 마스터플랜 수립 및 자동검침시스템시범구축 사업 등 세계 각지에서 에너지 분야 인프라 구축사업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 볼만하다고 매뉴얼에서는 적고 있다.

#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진출…수익은 ‘글쎄’ = 그 동안 중소 전기공사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은 간혹 있었다. 단독으로 진출하기 보다는 대기업과 동반 진출해 하도급 형태의 공사를 많이 했다. 하지만 잘해야 본전 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단독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기업으로부터 직접 하도급을 받으면 손해를 보지 않지만 재 하도급을 받을 경우 100% 손실을 본다는 것.

이에 중견 전기공사업체 중 해외에 단독 법인을 설립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매뉴얼에 소개된 한 업체는 지난해 말 베트남에 단독법인을 설립했는데,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현지에서 자리를 잡을 경우 안정적으로 현지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또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일도 할 수 있어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현지법인을 설립했다는 것. 다만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고정적으로 인건비 등 지출이 많기 때문에 자금력이 탄탄하지 않은 중소업체는 현지법인 설립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 무작정 동남아·중국 시장 진출은 안 돼 = 국내 중견 전기공사업체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하다가 이를 접었다. 이유는 수익이 나지 않아서이다. 수익대비 관리비가 많이 들고, 전기공사 시장이 생각대로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것이다.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동남아 저개발 국가의 경우 공사수요는 많지만 정부재정이 빈약하다 보니 섣불리 달려들 수 없는 현황이다. 대부분 이런 나라들은 아시아 개발은행 등 국제원조를 바탕으로 SOC 공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공사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고, 자금 지원국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수주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한국 업체들이 많이 진출한 것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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