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엽 前 한전 765kV건설처장

자연과학에 있는 수많은 개념이나 논리를 사회과학이란 학문의 이론을 전개함에 전용할 때에 자연과학의 명쾌하고 논리적인 특성을 제공해 줌으로써 그 애매 모호성을 제거하고 희박한 논리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등 크나큰 역할을 해 왔으며, 나아가서는 새로운 이론정립과 창출 면에서 대단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된다.

자연과학의 한 분야인 전기가 가지는 기초적인 이론 중에서도 이러한 개념의 전용이 가능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막연한 전기이론을 벗어나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기회로의 Impedance(저항)에 대한 개념과 변압기원리의 개념 전용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보자. 이러한 전기회로상의 Impedance나 변압기논리의 개념은 전기공학도에겐 너무나 기초적이고 친숙한 이론이지만, 이것은 사회과학 쪽에 전용해보면 퍽 재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Impedance의 개념적용을 위한 대상으로서 사회과학에서 다루는 사회나 조직내 에서의 어떤 행위나 조치(Action)에 대한 반응(Reaction)이나 각 부분의 수용결과를 분석해보는 경우를 상정해보자.

전기적 개념의 도입을 위해 어떤 사회나 조직을 하나의 전기회로망으로 본다면 그 회로망에 가해지는 Action은 변화하는 특성을 가진 하나의 힘으로 볼 수 있으며 이것은 곧 하나의 교류전원으로 대체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여기에 대한 Reaction(혹은 결과)이나 각 부분의 반응은 그 회로망의 출력이나 회로망지선을 흐르는 전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기회로에 있어서의 전압, 전류는 저항을 매개 변수로 하여 연결되므로 사회나 조직을 구성하고 반응하는 조직 단위세포를 그 전기적 회로망 내의 저항요소에 대응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논의를 전개시켜야 할 것은 그 회로망내의 힘과 저항요소와의 대응 관계와 그 결과일 것이다.

가장 단순한 대응 관계가 선형 대응관계로 일차원적으로 대응하며 반응하는 관계이다. 전기회로망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단순한 열적 저항요소로 이루어진 경우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이 경우 전원 측에서 일어나는 힘의 변화(제반현상)는 동시에 위상이나 시간의 변화 없이 회로망내의 각 부분에 전류(반응)로 흐르게 되고 또 출력(총체적 결과)으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가 보통 사회현상을 분석할 경우 다른 분석도구를 동원하는 일이 있더라도 보통은 앞에서 이야기한 일차원적인 개념으로서의 방법을 뛰어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제반반응, 대응 요소 및 그 결과는 훨씬 더 복잡한 현상을 포함하고 있음을 우리는 늘 보아 오고 있다. 즉 힘과 그 대응 결과는 훨씬 더 복잡한 양상을 띰에도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적당한 정량적인 분석도구가 없으므로 일차원적인 선형 대응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막연한 개념으로 비선형 또는 이차원적 대응결과를 해석하고 추론하기 때문에 그 이론전개가 애매하고 부분적으로만 그 정확성의 유지가 가능할 수 밖에 없는 등 논리의 연결고리가 어쩔 수 없이 느슨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합당한 분석도구는 무엇일까 바로 전기회로의 Impedance 개념의 차용이다.
단순 열적저항 R이 일차원적 저항이라면 Impedance는 R과 Reactance로 표시되는 X가 vector적으로 합하여진 이차원적 평면저항이다.

단위 조직 세포로서의 회로망내의 저항요소를 일차원적인 단순 열적저항에서 이차원적인 Impedance 요소로 대체해 생각하는 것은 무언가 차원을 뛰어넘는 개념의 변화를 가져와 좀 더 실제에 가까운 해석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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