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진흥회, 90개사 대상 설문조사 실시
협력프로그램 운영 등 활발한데 혜택은 저조

중전기기 분야에 있어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의 중요성은 항상 제기돼 왔다. 그러나 언제나 협력이 잘 되지 않을 것이란 고정관념이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중전기기 분야에 있어서도 대·중소기업간 협력체계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전기산업진흥회가 실시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사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중전기기업체는 협력업체와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89%)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점도 파악됐다. 국내 시장이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협력은 매우 미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수출·생산·표준화·인력·제도개선 분야에서 대·중소기업간 전략적 상생협력 구축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협력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로 이 부분이 이번 설문조사의 목적이기도 하다.

상생협력프로그램은 있는데 혜택은 ‘글쎄~’

전기산업진흥회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중전기기업체 42개사, 전력IT업체 19개사, 부품·소재업체 18개사, 전선업체 3개사, 기타업체 8개사 등 총 9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였다.

설문조사 결과 중전기기산업에서 가장 많은 대·중소기업 협력관계 유형은 수요대기업과 생산기업간으로 이는 한전이라는 안정적인 시장과 생산 대·중소기업간 수평적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며, 2,3차 부품·소재업체와의 협력 거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참여한 협력업체수는 대기업은 평균 200개사 내외, 중소기업은 50개사 내외, 거래금액은 대기업은 3500억원 내외, 중소기업은 70억원 내외로 타 산업에 비해 협력업체 및 거래금액이 적은 것은 영세한 중소기업 중심형 산업구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전기기 업체의 협력관계는 상호 신뢰성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부분 업체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혜택을 받는 협력기업은 극히 저조하고, 별도의 전담조직도 70% 정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생협력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기업의 협력업체가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1% 미만이라는 응답이 무려 17%였으며, 30% 미만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79%를 차지했다.

협력 프로그램 중 공동 연구개발 및 구매·납품관련 국내영업 협력이 가장 활발히 협력관계에 있으나 동반 해외진출 및 OEM 생산 협력은 타 분야보다 훨씬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업체 대부분은 상생협력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협력사업의 가장 큰 이점은 안정적 수주, 판로개척, 기술고도화 순으로 나타났고, 협력업체 선정기준은 납품단가 비중이 5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할 기관으로는 한전, 정부 순으로 조사됐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사업을 위해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업체가 대부분으로 상생협력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업체도 56%로 조사됐으며, 이에 따른 상생협력시 문제점은 인력 및 자금 부족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적인 상생협력 프로그램은 구매·납품부문에서는 적정단가 납품을, 연구개발부문에서는 공동 개발시 우선구매를, 해외수출부문에서는 전시회 및 컨퍼런스 경비 지원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실질적으로 중전기기 업체는 상생협력을 위해 기술 및 인력제공을 가장 많이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및 한전이 실시하는 상생협력 지원사업은 효과적이라고 응답했으며, 앞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는 대·중소기업 정책사업, 상생협력프로그램 개발·보급, 신뢰기반을 위한 공정거래 강화 순으로 조사됐고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해야 할 기관으로 는 대수요처인 한전이라고 응답했다.

정보 제공 네트워크 구축 등 활성화 필요

중전기기산업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수평 경쟁구조 때문에 저조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었으나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타 산업에 비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으로는 수요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형태의 상생협력사업 유형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한다는 지적이다.

전기산업진흥회 측은 “최근 친환경·IT융복합·초고압 분야로 해외 기술 트렌드가 변화되고 그린오션(Green Ocean) 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설문조사에서 저조하게 나타난 공동 해외진출사업을 많이 발굴해 국제경쟁력강화에 노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전기기업체는 대부분 상생협력프로그램 참여 및 인식을 갖고 있으나 정보, 인력, 자금 부족 등으로 실질적으로 참여를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 사업발굴 등에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대·중기 협력 추진전략 짠다

전기산업진흥회는 그동안 운영해 온 ‘중전기기 대·중소기업협력위원회’가 중전기기산업 특성상 대·중소기업사업 협력기피 및 사업부재, 위원회 의결사항에 대한 실효성 및 제도적 뒷받침 부족, 수요대기업인 한전 애로사항 중심으로 편중된 위원회 개최 등으로 활동이 저조하다고 판단됨에 따라 이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전기산업진흥회는 위원회 산하 기술·해외진출·제도개선 협력분과위원회 조직을 재정비해 중전기기산업 특성상 대(수요처 포함)·중소기업 협력사업기피 현황 및 문제점을 진단하고, 상생협력 사업 및 이에 대한 애로사항 과제를 올 10월까지 발굴해 11월중 위원회를 개최, 발굴된 과제에 대한 추진전략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기산업진흥회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중전기기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중전기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시장친화성·지속가능성·공감성 중심의 과제 발굴 및 사업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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