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원전 건설··· 해외 진출 교두보
2015년 원자력 기술독립 기폭제 역할

▲ 신고리 3,4호기 건설 현장 전경.
지난 28일 착공식을 열고 공사에 돌입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는 본격적인 3세대 원전으로 우리나라가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최근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행진과 지구온난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전력수요 급팽창 등으로 세계 각국이 원전에 주목하고 있다. OECD와 IEA(국제에너지기구) 집계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 건설 중인 원전은 35기에 달하며, 오는 2030년까지 원전 건설 규모는 170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 등 전통적인 원자력 선진국들은 1980년대부터 원전 르네상스를 예견하고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3세대 원전 개발을 마치고 이를 무기로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원전 강대국들은 425조원에 이르는 원전시장을 두고 국경을 넘어선 합종연횡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의 도시바가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미쯔비시는 프랑스의 아레바와 연합했고, 히다치는 미국의 GE와 연합을 이루고 러시아도 자국내 원자력산업체를 수직 통합시키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고리 3,4호기 착공은 3세대 원전 건설에 발 빠르게 착수함으로써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국이 주역으로 합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신고리 3,4호기의 건설을 통해 APR1400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신고리 3,4호기 건설사업 현황>

■ 주요 추진경위 (본관기초굴착 부터는 예정)
  ● 2001. 2  : 건설기본계획 확정(세부추진계획 확정 : 2001. 6)
  ● 2002. 5  : 표준설계인가 취득
  ● 2003. 9 : 건설허가 신청(대 과기부)
  ● 2006. 8 : 종합설계용역 및 주기기 공급계약 체결
  ● 2007. 3 : 주설비공사 계약 체결
  ● 2007. 9 : 실시계획승인 취득 및 부지정지공사 착수
  ○ 2008. 1  : 본관기초굴착
  ○ 2008.10  : 최초콘크리트 타설
  ○ 2010. 8 : 원자로 설치(3호기)
  ○ 2013. 1 : 연료장전(3호기)
  ○ 2013. 9 : 3호기 준공
  ○ 2014. 9 : 4호기 준공

한국의 신형경수로 1400은 프랑스 아레바의 1EPR(160만kW급)와 일본 미쓰비시의 APWR(150만kW급) 등과 더불어 대용량 신형원자로인데다 건설기간을 48개월 정도로 단축할 수 있어 세계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경제성이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3세대 원전을 운영중인 국가는 일본뿐이며 중국, 프랑스, 핀란드 등에서는 3세대 원전을 건설 중이다. 3세대 원전의 개발과 건설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일본으로 현재 1350MW급 ABWR 3기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이다.

일본은 현재 시카 2호기를 비롯해 ABWR 5기를 건설 추진 중이고, 이 기술을 타이완에 수출, 렁멘에 2기를 건설 중이며 또한 1500MW급 APWR 2기를 건설 준비 중에 있다.
프랑스도 아레바를 통해 1550MW급의 EPR 개발을 완료, 현재 핀란드의 올킬루오토 3호기와 자국 내에 프라망빌 3호기를 건설 중이다. 미국은 AP1000을 개발해놓고 중국에 4기를 수출, 건설 준비 중이다.

▲ 신고리 3,4호기 조감도.
특히 신형경수로1400을 바탕으로 오는 2015년 100% 원자력 기술독립을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어서 이번 신고리 3,4호기 착공은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외국에 의존해왔던 노심설계 및 안전해석 분야의 주요 설계 및 분석용 핵심 전산코드를 우리 손으로 자체 개발하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는 2016년께부터 한국은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선도하는 명실상부한 원전수출국으로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고리 3,4호기가 건설되면서 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도 늘어나게 됐다. 건설기간과 운영기간을 합해 총 1조 5400여억원의 지원금이 집행될 것으로 보이며, 연인원 100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함께, 건설자금 유입 및 공사참여 기회 제공과 소비 활성화도 신고리 3,4호기 건설의 부수적 효과로 예상된다. 또한 준공 후에는 지방세 납부로 지자체 재정자립도 향상에 적극 기여하게 되고, 2010년대 동남권 지역의 전력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이번에 적용되는 APR1400은 기존 한국표준형 원전(OPR 1000)에 비해 환경 친화적 설계와 원자로 안전성과 내진 설계 기준 등이 향상됐다.


<인터뷰>-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

“원전 수출 좋은 소식 있을 것”

APR 1400은 원전건설 새로운 표준
완벽 건설로 전력수급 만전 기할 것

▲ 김종신 한수원 사장.
“신고리 3,4호기는 기존의 노형에 비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신형 원전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5조원이 훨씬 넘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신고리 3,4호기가 건설되면 울산시가 현재 연간 사용하는 234억kWh의 전력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의 안정적 전력공급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건설기간인 올해부터 2014년까지 각종 공사 분야 등에서 연인원 10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은 ‘신고리 3,4호기의 착공은 단순히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에도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훨씬 뛰어난 신형 원전이 들어섬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최근 해외 원전 선진국들은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개선함과 동시에 타 에너지원에 비해 경제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신형 원전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 건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는 사상 유래 없는 유가의 고공 행진과 범 세계적 차원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한 환경 친화적 에너지의 필요성이 점증됨에 따라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으로부터 신고리 3,4호기 착공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신고리 3,4호기에 처음 도입되는 ‘APR1400’(신형 가압경수로) 모델이란.
-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원자로 설비모델인 ‘APR 1400’은 140만㎾급의 대용량 신형 원전이다. ‘APR1400’ 모델은 기존 한국표준형 원전(OPR 1000)보다 발전용량이 40% 정도 클 뿐만 아니라 리히터 규모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안정성과 경제성도 크게 향상된 게 장점이다. 향후 세계 신규원전 건설시장에서 주력 모델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 APR1400의 개발과정은.
- APR1400 기술개발은 국가 선도 기술개발 과제(G-7)의 일환으로 지난 1992년부터 10여년에 걸쳐 연인원 20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약 2330억원이 투입돼 추진됐다. 기술개발은 개념 설계(1단계), 기본 설계(2단계), 설계의 최적화 및 실증 실험(3단계)으로 나눠 수행됐으며 특히,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설비를 최신화했다. 일부 설비에 대해서는 실증 실험 및 검증을 세계 최초로 수행하기도 했다.

●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 국내 최초의 140만kW급 대형원전으로 최신 신형원자로 설계 요건을 반영했다. 특히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외 냉각설비, 원자로공동 침수계통, 피동수소 재결합기 등을 채택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방사선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내진 설계 기준도 격납건물과 보조건물에 대해 공동매트기초 방법을 채택해 리히터 규모 7이상의 초대형 지진사고에도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원자력발전소 운전의 핵심인 주제어실은 기존의 복잡한 아날로그 방식 대신 최신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워크스테이션으로 설비를 단순화해 발전소 정보 분석은 물론 모든 감시와 제어를 컴퓨터 화면을 통해 수행토록 함으로써, 발전소 안전 운전에 대한 신뢰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 신고리 3,4호기에 채용하게 된 과정은.
- 신고리 3,4호기는 지난 2001년 2월 기술개발 종료와 함께 건설기본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선행호기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이 순연됐었다. 다행히 지난해 8월 주기기 공급 및 종합 설계 용역 계약이 체결됐고, 지난 9월에는 정부로부터 실시계획 승인을 받음으로써, 마침내 신고리 3,4호기의 건설을 대내외에 알리는 역사적인 착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

● 신고리 3,4호기 착공의 의의는.
- 신고리 3,4호기의 착공은 단순히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APR1400의 궁극적인 기술 입증이라는 측면에서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이제 3세대 신형원전 보유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해외 신형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뜻 깊은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APR1400의 최초 건설사업인 신고리 3,4호기는 향후, 국내 원전 건설의 새로운 표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매우 뜻 깊은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 원전 수출의 전망은.
- 루마니아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한국형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는 한국형 원전을 플랜트 형태로 수출하기 위해 핵심인사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2016년까지 원전 2기를 가동할 예정인 인도네시아 정부와도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루마니아의 경우에는 사업비가 총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체르나보다 3, 4호기 건설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그동안 쌓은 원전 건설, 운영 등의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드넓은 세계시장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지지와 관심은 해외 진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본다.

● 앞으로의 원전 건설 계획은.
- 한수원은 안전성과 경제성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원전 1400MW급 신형경수로인 신고리 3,4호기를 비롯해 이미 건설 중인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등을 차질없이 건설할 방침이다. 한수원은 이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총 8기의 원전 건설을 완료해 총 2만5916MW의 설비를 확보해 전력수급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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