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완수 후 최종발표회 ‘눈 앞’
스마랑에선 배전자동화시스템 준공식

▲ 한전 배전처는 인도네시아 스마랑에서 배전자동화 시범사업을 완료하고, 30일 준공식을 갖는다. 사진은 현지 인력과 배전자동화기기 점검을 함께 하고 있는 한전 직원의 모습.
한전 배전처(처장 오재형)는 다음달 2일 인도네시아 스마랑에서 인도네시아 배전체계개선 타당성조사 및 배전자동화 시범사업의 최종발표회를 개최한다.

주 인도네시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장, 한전 배전처장 및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MEMR) 국장, 인도네시아 국영전력회사(PLN) 송배전 전무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최종발표회에서 한전 배전처 배전E&C팀(팀장 김동섭)은 배전자동화시스템(DAS) 시범사업을 포함한 3개 부문에 대한 기술진단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최종발표회에 앞서 이달 30일에는 인도네시아의 신흥 공업도시 스마랑에서 배전자동화시스템 준공식 기념행사도 거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인도네시아사업은 한전 최초로 배전자동화시스템(DAS)을 해외에 수출한 첫 사례로 향후 배전 해외사업 분야의 기술컨설팅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배전시스템 구축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한전은 인도네시아 배전운영체계에 대한 컨설팅도 진행했다. 인도네시아의 배전설비 모습들.
한국국제협력단의 대외협력사업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착수한 이번 프로젝트는 3개 분야에서 총 17명의 한전 전문가가 배전운영체계 개선방안, 배전자동화시스템 시범사업, 인도네시아 전력청 기술자 연수교육을 수행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한전에서는 인도네시아 스마랑, 수라바야 및 덴파사르 3개 도시의 공급신뢰도 향상대책을 토대로 인도네시아 전체 배전부문 운영효율 향상방안을 마련했으며 스마랑 지역에는 한전의 배전자동화시스템을 설치해 선진화된 배전계통 운영기술을 선보였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고장정전 분석 및 배전운영체계 개선을 통한 공급신뢰도 향상방안 수립을 위해 배전설비에 대한 자료조사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현장의 기기 측정과 자료 분석, 대책 수립의 단계로 사업이 진행됐다.

현장 조사 및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고장정전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대책을 제시했으며, 아울러 인도네시아 전력산업 환경에 적합한 예방정비 방법, 정전 없이 배전공사를 시행할 수 있는 무정전공법 등 공급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한전의 다양한 운영 기법 등도 제안했다.

▲ 인도네시아 현장기기들을 정확히 측정하고 있는 한전 직원들.
스마랑 지역의 배전자동화 시범사업은 한전뿐만 아니라 한전KDN 및 가스개폐기, 통신장치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업체와 협력해 사업을 수행했으며, 총 4개 배전선로에 자동화용 리크로저 3대, 자동화용 가스개폐기 15대 및 통신장치 등을 설치했다.

따라서 이번 배전자동화시스템 시범사업의 성공으로 배전자동화 관련 국내 중전기기업계가 향후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해외에 진출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아울러 한전 배전E&C 팀은 인도네시아 전력분야 기술자에 대한 연수교육을 총 3차례에 걸쳐 시행했다.

올해 1월에 한전의 전문가를 인도네시아 현지에 파견해 인도네시아 국영전력회사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전의 배전설비 운영 노하우 및 신기술 등을 소개한데 이어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및 국영전력회사의 관리자와 실무자를 2차례 한국에 초청해 한전의 배전설비 운영기법을 소개했다.

특히 이번 연수교육을 통해 한전 측에서는 40여 년간 쌓은 배전분야의 선진기술을 보여줬으며, 그 결과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인도네시아 배전분야의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한전은 이번 컨설팅 사업의 결과가 인도네시아 배전계통의 효율 향상과 전력공급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배전분야뿐만 아니라 발전과 송변전 분야에서도 양국간 전력기술의 협력이 증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력분야 관계자들에게 한전의 우수한 전력기술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향후 인도네시아의 전력산업 발전을 위한 양국간 신규 사업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크게 관심을 받고 있는 배전자동화시스템은 단기간에 설치효과를 볼 수 있어 국내 배전자동화시스템 기자재와 통신 분야 제조업체의 인도네시아 진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인터뷰-김동섭 한전 배전처 배전E&C팀장

배전자동화 수출 더욱 확대될 것

전력회사가 만든 시스템 우수성 입증
궁극적으로 현지 배전회사 운영할 것

▲ 김동섭 팀장
“필리핀과 우크라이나, 리비아 등에서의 컨설팅 경험으로 인도네시아 배전설비의 신뢰도를 높이고 우수한 시스템을 설치한 이번 사업은 한전 배전자동화시스템의 첫 수출이라는 의미와 함께 전력회사가 만든 시스템이 다른 전력회사가 원하는 모든 사양을 갖춘 우수한 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한 쾌거입니다.”

인도네시아 배전체계개선 타당성조사 및 배전자동화 시범사업의 최종발표회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만난 김동섭 배전E&C팀장은 차분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로 이번 사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 국가의 전력회사의 시스템이 다른 국가의 전력회사에 사용되는 것은 별로 선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 그만큼 이번 사업은 한전의 시스템이 얼마나 우수한 것인가를 보여준 자랑스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동섭 팀장은 전력회사에서 만든 시스템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전력회사의 상황과 운영체계는 전력회사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해외 유명 전력기기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실제 전력계통에서 사용하려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는데 한전의 배전자동화시스템은 한국에서 사용한 것과 동일한 시스템이 다른 나라에도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그 나라만의 특징이 있는 법. 한전도 배전자동화시스템의 성능과는 상관없이 인도네시아의 통신 인프라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광통신이 아예 없고, 통신회사의 망운영방식이 수시로 변경돼 처음에는 배전자동화시스템이 통신에 실패하는 사례가 몇 건 발생했다. 그러나 한전은 곧바로 통신회사의 운영방식 변경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자동화 개폐기 접지선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현지인들로부터 도난을 당한 사례가 세 차례 있는 등 예상외의 문제점은 늘 존재했다. 하지만 한전의 기술력은 이러한 문제점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며 30일 준공식과 다음달 2일 최종발표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김동섭 팀장은 “이번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성사될 수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를 알리는 것과 인도네시아 발전에 도움을 준 KOICA에 감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또한 이번 사업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에서 우리나라 배전자동화시스템을, 이번에는 KOICA의 지원 없이 자비로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와 향후 추가 수출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국영전력회사는 최근까지 유럽의 전력회사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었으나, 이번 한전의 사업을 지켜본 후 벤치마킹 대상을 한전으로 변경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러한 효과들은 모두 현지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열대지역 풍토병의 위험을 무릅쓰고 열성적으로 업무에 임해 준 한전 직원들의 공이라고 밝힌 김동섭 팀장은 “모든 직원들이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김동섭 팀장은 향후 계획을 “리비아에서 진행 중인 컨설팅 사업을 잘 마무리할 것이며, 후속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고, “배전해외사업 인력 양성을 위해 커뮤니티를 구성해 각사업소 직원과 과장급 83명으로 구성된 상비 인력의 경험을 쌓게 하고 있는 등 해외사업 인력 저변 확대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제는 컨설팅과 시스템 수출을 넘어 궁극적으로 현지 배전회사를 위탁 또는 인수해 운영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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