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 연안 3개국서 3개 유전·가스전 확보

잠빌·이남 유전 공동개발 지분매입 최종 합의
아랄해 가스전 생산물 20% 지분 계약 체결
잔투아르·카자흐스탄 우라늄 공동개발 가능

신고유가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이 치열한 에너지안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해외자원개발 개발·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지난 2002년 2.8%에 불과했던 자주개발율이 지난해 4.1%로 증가했으며오는 2008년에는 1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이원걸 2차관이 아제르바이잔을 각각 방문해 자원개발 외교를 전개한 결과, 카자흐스탄 잠빌유전, 우즈베키스탄 아랄해가스전, 아제르바이잔 Inam유전 등 3개 유전 및 가스전을 사실상 확보했다. 이에 우즈벡·아제르·카자흐 방문 성과를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지난달 30일 한국석유공사는 러시아·중국·말레이시아·우즈베키스탄 등 4개국 국영회사와 함께 35년간 지분 20%씩 생산물을 균등분할하는 방식으로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아랄(Aral)해 가스전 생산물 분배계약을 체결했다.

아랄해 가스전 매장량은 우리나라 연간 가스 소비량의 8년치에 해당하는 8조 입방피트(Tcf)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이번 지분 계약에 따라 탐사·개발비 등을 제외하고도 우리나라 국민이 1년 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인 1조 6000억 입방피트(Tcf), 약 3600만 톤의 가스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아랄해 가스전 개발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즈베키스탄 유전개발사업이자, 카자흐스탄에 이어 중앙아시아 두 번째 진출 사업으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또 하나의 자원외교 성과이다.

특히 지난해 5월 노무현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양국간 첫 에너지·자원협력 MOU를 체결한 직후, 우리나라 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1년여 만에 계약이 체결됨으로써 에너지자원 수입 다변화 등 우리 해외자원개발에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최근 우라늄 국제가격 급등으로 원전연료의 안정적 확보방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 장관 방문에서 잔타우르 우라늄광을 대한광업진흥공사가 개발할 수 있도록 우즈벡 지질위원회와 합의, 우라늄 협력을 본격화 하는 한편, 우즈벡내 여러 자원개발 사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오른쪽에서 4번째)은 지난달 30일 우즈베키스탄 호드자예프(Hodjaev) 경제부장관(왼쪽에서 4번째)을 만나 에너지·자원협력과 산업협력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잔타우르 우라늄광은 총매장량 2만6000톤 규모로, 우리나라가 6년 6개월간 도입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성과를 위해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우즈벡 타쉬켄트를 방문, 아지모프(Azimov) 부총리 겸 재무부장관, 호드자예프(Hodjaev) 경제부장관, 아지조프(Azizov) 우즈벡국영석유회사 사장과 잇달아 면담을 갖고, 적극적 협조를 요청해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같은 시기인 지난달 28~31일 산자부 이원걸 제2차관은 아제르바이잔을 방문, 양국간 첫 자원협력위원회를 열고 석유공사와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회사 SOCAR간에 이남(Inam)광구 지분 매입 최종 실무협상안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최종 협상은 지난 5월 양국 정상 임석하에 체결한 이남광구 공동개발 협력 MOU 후속조치로, 석유공사는 자료검토·기술평가 및 경제성분석결과 유망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이번 지분매입 협상 최종안에 합의했다.

이남광구는 매장량 약 20억배럴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지분의 20% 매입을 위한 이번 계약은 연내 완료 예정이며, 빠르면 연말부터 탐사시추가 시작될 예정이다.

아울러 양국은 ‘한-아제르바이잔 경제협력위’를 설치키로 하고, 경제협력 지원과 관련 기업 현지진출 촉진, 안정적 자원확보 등 포괄적 경제협력 추진체제를 구축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의 대표적 산유국으로 세계 20위에 해당하는 원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은 가스 매장량이 풍부해 독립국가연합(CIS) 중 러시아·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3위의 가스매장량 국가이며, 원유 매장량은 러시아·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에 이어 4번째로 많다.

또 다른 성과로 지난 1일 카자흐 에너지·광물자원부에서 열린 제3차 자원협력위에 참석한 정 장관은 잠빌광구 개발이 양국 경제발전에 갖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 협조를 요청, 최종안 도출을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한국석유공사와 카자흐스탄 국영석유가스회사 KMG는 양국 장관 임석하에 잠빌광구 지분 양수 실무협상 최종 타결에 필요한 절차를 추진하기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최종안은 석유공사가 KMG가 보유한 지분 중 27%를 인수하고, 탐사 성공시 추가로 23%에 대한 선매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 확보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잠빌광구는 우리나라 연간 석유소비의 1년치가 넘는 10억배럴 규모의 해상광구로 유전개발 성공 확률(75%)이 매우 높은 광구로 평가받고 있다. 석유공사가 탐사에 성공해 선매권을 행사할 경우 최대 5억배럴 상당의 원유를 확보하게 된다.

양측은 이번 실무협상안에 대한 내부승인절차를 거쳐 10~11월경 관련 계약을 완료하고, 12월 공동운영회사를 설립해 내년 1월 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잠빌광구 외에도 그동안 양국간 현안이 돼 온 우라늄정광 장기 도입 MOU와 우라늄 광산 공동개발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매년 우라늄을 4,000톤씩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번 우라늄 도입 MOU로 2010년부터 향후 7년간 총 2500톤 규모의 우라늄 정광을 도입하게 된다.

이로서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 등 이번 카스피해 연안 3개국 자원외교에서 우리나라는 3개 유전·가스전과 1개 우라늄 광상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자주 개발율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원유 자주개발율은 4.1%, 지난해 원유수입량은 8억2579만 배럴이었으며, 우라늄 자주개발율은 0%였다.

아제르 이남광구는 지분 20% 확보로 최대 4억 배럴, 잠빌광구의 경우 선매권 행사로 지분 50% 확보시 최대 5억 배럴을 각각 확보할 수 있어, 20년간 생산할 경우 매년 4500만 배럴의 원유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연간 원유 수입량의 5.4%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산자부 김영학 에너지자원개발본부장은 이번 성과에 대해 “참여정부 출범 후 정상자원외교를 통해 확보한 대형 자원개발 프로젝트의 매입협상이 마무리돼 본격적 개발국면으로 진입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정부는 지난 2004년 러시아·카자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7개국을 대상으로 정상자원외교를 추진 중에 있으며, 광구 신규탐사 등을 통해 올해 추정매장량 49억 배럴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