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통령 후보의 섹스스캔들 국내외 상황 떠올려 화제 열기

17일 개봉한 <컨텐더>는 여성 부통령 후보의 ‘섹스 스캔들’ 을 다뤄 전(前)미 대통령인 클린턴과 스타 검사와의 접전을 연상시키고 있어 화제다.
극중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인 ‘레이니 핸슨’ 은 대학시절 가담했던 ‘섹스파티’ 때문에 청문회에서 곤혹스러움에 직면한다. 당시의 섹스 비디오가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기 때문. 하지만 그녀는 그 사건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아 그 진위가 점점 증폭되어만 간다.
이러한 스토리는 우리나라 현실과도 예외가 아니어서 작년 총리 국회 인준시 있었던 ‘ 장상 총리’의 낙마와 인터넷으로 불거져 나왔던 ‘O양 비디오 사건’, ‘르윈스키 게이트’ 등을 연상시킨다는 평들도 적지 않다. 다소 진지한 정치 스릴러이지만 지적 쾌감과 섹스 스캔들이라는 말초적 자극이 맞물려 대중적 재미도 확보하고 있다.
한편 <컨텐더>는 섹스 스캔들이 터졌을 때 단순히 의혹만 증폭되다 한 개인만 치명타를 입고 끝나는 일반적 사례들과 달리, 여주인공의 대응과 처신이 돋보이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작품이다. 사적인 명예뿐만 아니라 최초 여성 부통령 후보로서의 신성한 명예까지 지키려는 그녀가 ‘소신과 원칙’이라는 신념을 끝까지 고수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그러한 처신은 여성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정의와 공정함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원칙과 소신’은 진실이 밝혀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삶의 궁극적 해법이며 진리임을 상기시킨다.
STORY
대통령 임기 말년 차. 뜻하지 않은 부통령 유고 기간이 3주간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단 하루도 그 자리를 비워 놓을 수 없어 적임자를 선정하는데 고심한다. 그리고 유력한 후보들 가운데서 예상을 뒤엎고 여성 상원의원인 ‘레이니 핸슨 (조안 알렌 分)’이 지명된다.
그녀가 부통령이 된다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정식 부통령으로 임명되기 위해서는 하원 법사위원회가 주관하는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중대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인생에서 다시없을 영광의 기회를 얻은 ‘레이니 핸슨’. 하지만 청문회가 시작되자 그 기회는 ‘영광’이 아닌 ‘치욕’의 장으로 변하고 만다.
여자가 권력을 쥐는 것을 탐탁치않게 여겨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핸슨’을 불신임하려는 청문회 회장 ‘셸리 러니언 (게리 올드만 分)’. 그가 ‘핸슨’ 의 신임에 치명타를 가할 그녀의 과거 (대학 시절 섹스파티) 를 폭로하고 만 것이다.
여기에 정계의 쾌속진입을 노리는 하원의원 ‘웹스터 (크리스챤 슬레이터 分)’, 위선적 정치가 ‘헤더웨이’가 가세, ‘핸슨’은 사면초가에 몰린다. 급기야는 ‘핸슨’의 섹스파티 참여가 자발적인가 매춘인가로까지 치달으며 청문회는 인신공격성 질문들로 추악해져 간다. 하지만 ‘핸슨’은 그 건에 대해 단 한마디의 부정도 변명도 시인도 하지 않는다.
도대체 그녀의 침묵은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정말 그녀가 섹스 파티에 참여하기는 한 것일까. 형국은 부통령 신임이라는 애초의 쟁점보다는 섹스 스캔들에만 포커스가 집중되는데….


200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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