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변화해 새로운 시대 부응한다

본부장중심제·팀제가 중심
자율성·창의성 최대한 발휘

한전은 전력산업구조개편의 본 취지인 경쟁도입을 통한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기 위해 본사 인력 및 조직을 새롭게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전 내부 의견조율이 아직 덜돼 지난해 말 조직개편안을 마무리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에 비해 다소 늦춰지게 됐지만 이는 배전분할이라는 구조개편 계획 추진을 뒤로 더라도 급변하는 경쟁시대에 한전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한전은 세계적인 전력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많은 변화의 바람을 준비하고 있다.
조달 계약 업무의 투명성 및 공정성을 확보해 가치경영을 구현할 계획이며, 배전사업부제를 실시해 내부 경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효과적으로 경영효율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은 스스로 변화해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겠다는 강동석 한전 사장을 비롯한 한전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단기적인 계획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반영, 향후 5년 이후 또는 10년 이후 세계 최고의 전력회사로 도약한 한전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한전은 잘 해 왔다. 우리 나라 경제의 성장기반을 제공했고, 그 중심 축에서 산업발전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이제 더 잘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 시대에서 한전도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 잘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키 위해 노력해 온 한전. 2003년 계미년 연초부터 이미 그 비상의 날개짓은 시작됐다.


"이번에 실시하고 있는 인력 및 조직 진단은 한전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인력과 조직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효율적인가에 대한 것이지 단순히 현시점에서 짜맞추기식 계획은 아니라는 점 강조하고 싶습니다. 비전과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계획이 완성되면 한면에는 장기비전이, 한면에는 인력 및 조직이 구체화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감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견해도 있었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이번 진단은 인력을 ‘재편’하는 것이 바른 표현입니다. 인력 및 조직 진단이 마무리되면 각자에 맞는 보직으로 재배치를 받을 것이고, 그러면 업무 전환훈련이 활발히 이뤄질 것입니다"

이는 한전 강동석 사장이 인력 및 조직진단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조직진단 실시의 근본적인 목표다.

즉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은 2단계 구조개편의 철저한 수행, 경영패러다임 변화에 부응, 조직구성원의 인식변화 유도, 경영여건 변화에 따른 인력진단이라는 기본 방향 하에 사업부제 도입, 본사조직재편, 팀제 활성화, 업무량과 연계한 인력운영, 여건변화에 대응한 조직구축 등의 조직혁신을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세계적인 전력회사’로 발돋움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이 안의 중심은 본부장 책임제를 통해 자율경영체제를 구축한다는데 있다.

우선 업무의 연계성 및 기능에 따라 본부조직을 전면 재편하고, 팀구성에 따른 본부별 기능을 재정립하게 된다. 본부장의 일상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전략적 경영에 전념 가능토록 조직을 전면 재편한다. 이를 위해 현행 본부당 4개처(20개 팀 이상)를 5∼8개 팀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특히 본부장에게 본부내 팀편성권, 인사권, 예산권 및 업무집행권을 부여하는 등 막강한 원한이 부여된다. 본부장은 본부별 총정원범위(직급별 정원 포함)내에서 팀편성 및 인력배치를 할 수 있고, 본부단위로 예산을 편성 및 운영할 수 있으며, 본부 집행업무에 대한 최종적인 권한과 책임도 부여받는다.

아울러 여러 본부가 생기는 만큼 본부장 직위도 현행 상임이사에서 상임이사, 이사대우, 1직급으로 확대된다.

본사조직 재편안
제1안 : 9본부체제 →재무, 조달, 배전, 건설본부 신설
재무본부 신설 : 기획본부에서 분리, 재무기능 통합 및 전문화로 CFO 기능 강화
관리본부 분리 : 인력개발본부(인적자원)와 조달본부(물적자원)로 재편
배전본부 신설 : 영업본부에서 분리, 배전기능의 전문화 도모
건설본부 신설 : 송변전설비 건설기능의 전문성 및 원활화

제2안 : 8본부 체제 →재무, 조달, 배전본부 신설
송변전건설처 재편
-본사성업무 : 송변전본부로 이관
-기타 업무 : 전력계통건설처와 통합해 특수사업소화

이와 함께 개편안의 중심축은 팀제 운영이다. 한전은 팀제 활성화를 위해 팀을 독립된 직제로 편성, 명실상부한 팀제 조직기반을 구축한다. 우선 처단위 직제를 폐지해 본부장 산하에 바로 팀직제를 위치시키고, 팀이 업무수행의 기본단위임과 동시에 최종단위가 되도록 했다.

아울러 유사기능 통합 및 대팀제 실시로 조직간 시너지 효과를 얻고, 계층수 및 결재단계도 현행 팀장→처장→본부장→사장 단계에서 팀장→본부장→사장 단계로 축소,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토록 조정된다.

팀장 보직범위도 현행 2→3직급에서 처장이 없어지는 것을 감안, 1→3직급으로 확대돼 직급에 관계없이 적재적소에 우수인력을 배치하고, 팀장의 업무전문성 제고 및 경쟁을 유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능력위주의 인력배치를 통해 탄력적인 인력운영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당연히 팀장의 권한도 확대된다.
한전은 팀장의 권한 및 책임강화를 위해 직무권한을 대폭 하부로 위양하고, 팀장에게 팀원 인사권 및 팀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부여한다.

팀원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팀을 운영하도록 하고, 분야별 전문가로 팀을 편성해 인력의 소수정예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아울러 팀특성에 따라 팀내에 부문책임자도 운영, 팀장지시하에 특정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토록 했다.

아울러 한전은 직급체계의 다단계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인사적체가 심화되고 있고 젊고 유능한 우수인력을 조기에 고급관리자로 육성토록 직급체계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직급체계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이에 1개 직급을 폐지, 현행 7개에서 6개로 줄인다.
한전은 직무수행범위 고려시 통합운영의 효과가 큰 직급간의 통폐합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2직급(부처장)과 3직급(부장)을 단일직급으로 통합하되 (갑)과 (을)로 구분해 운영한다.

또 직급(계급)과 직위의 결합으로 인력운영의 경직성 상존, 직위 중심에서 과업과 능력중심의 인력운영이 필요하다고 보고 직급과 직위를 분리, 운영할 방침이다.

인사적체가 가장 심한 과장급(현행 4직급)을 대상으로 복수직급제도 도입된다. 이 제도는 4직급 주요직위에 3직급(부장대우)를 보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3직급(부장대우)는 4직급 총정원의 10% 이내로 하기로 했다.

본부장중심제 및 팀제 활성화 방안이 주된 내용인 본사조직 개편안은 나오자 마자 많은 의견들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배전부문 분할을 앞두고 본사 조직을 대폭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본사 본부 조직을 재무, 조달, 건설본부 등을 신설해 8∼9개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과 관련, 배전부문의 법적분할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한편 팀제 활성화를 위해 보직범위를 현행 2∼3직급에서 1∼3직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팀장이 1직급인 팀과 3직급인 팀간에 원활한 업무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와 함께 본부장중심제 방안에 대해서도 본부장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면서도 예산 및 인사권을 담당하는 부서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원활한 조직 운영을 위해서는 본부장에게 예산 및 인사권을 전적으로 맡겨 책임경영체제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음에 따라 팀제를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것이 아니라 일정 부서만을 시범형식으로 우선 운영해 본 후, 도출된 문제점을 개선하고 나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외국선진 사례를 발굴, 벤치마킹할 필요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한전이 실시한 이번 인력 및 조직 진단은 내년 배전부문의 사업부제 실시를 대비하고,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전력회사로 받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키 위해 진행해온 것으로 사업부제 도입, 본사조직 재편, 팀제활성화, 업무량과 연계한 인력운영, 여건변화에 대응한 조직구축 등이 중점 추진과제로 제기됐다. 한전은 이번 진단 결과 마련된 본사조직 개편안에 대해 이달 말쯤 조직과 관련한 최종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200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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