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해외시장 문연다.

태화에레마는 지난 해 성탄 전야에 창립 36주년을 맞았다.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간략한 자축행사만을 진행했지만 김성현 회장의 뇌리엔 지나간 세월 동안의 일들, 기쁠 때, 괴로울 때, 여러가지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36년이라는 시간동안 에레마는 태화기업에서 태화기연, 또 에레마로 이름이 바뀌었다. 부도나 도산으로 인해 바뀐 것이 아니라 시류에 맞게 변화를 모색하다 보니 사명도 세 번이나 바꾸게 됐다.

이름은 자주 바뀌었고, 기술과 제품도 무수히 변했지만, 에레마는 오로지 제철소나 항만에 필요한 하역 설비의 속도제어 시스템과 그에 필요한 제품에만 전념한 외골수 업체이다. 수익이 좋다고 다른 곳에 한눈을 판 일도 없었다. 그래서 상당 품목은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제품으로 발전했다.

IMF 외환위기 시절 이후에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거의 없어 수주량이 예년에 비해 3분의 1로 급격히 떨어지는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호황일 때 불황을 대비해 각종 보험과 적금을 극대화했고, 불황 때와 같이 절약에 절약을 더해 사원들이 멋없는 ‘짠돌이 회사’라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는 조금도 아낀 일이 없었다.

IMF로부터 현재까지 5년 간 개발품목을 省 에너지형으로 목표하고, 전기절약을 위해 전자석을 영구자석으로 대체하는 응용기술을 적극 개방 완료했으며, 지금은 이것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또 과거 선진기술 모방에 급급해 원리를 정립할 시간이 없어 하자가 발생해도 원인조차 파악하기 힘들었으나, 5년 동안 제품의 하자를 말끔히 청소하는 놀라운 기술개발을 이룩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수출을 확대하고, 작년 5월에 중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한 에레마는 이에 힘을 얻어 올해 안에 상하이에 독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생산성 및 안전성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에레마의 기술과 제품이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관세 등이 너무 높아 직접 수출방식은 저가 선호의 중국시장에서 시장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려 중국 현지 생산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에레마의 영구자석 LIFTING MAGNET은 그 값이 전자석에 비해 2배정도 비싸나 省 에너지로 3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기 자석식을 택하는 업체가 많은 것을 보면 2∼3년 앞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기에 경제 여건이 너무 불투명하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가격경쟁력과 더불어 품질·기술 경쟁력도 중요한 제품선택의 기준이 되는 한해가 되기를 에레마의 130여 직원들은 바라고 있다. (문의 : 031-498-9270 www.thelema.co.kr)

200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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