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戊戌年) 신년을 맞이해 본지에서는 꿈의 송전기술이라 불리는 초전도 기술에 대해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초전도 기술을 활용한 전력분야의 적용사례에 대해 한전의 그동안의 활동들과 향후계획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 초전도 송전기술

초전도는 특정 금속 및 합금(초전도체)을 극저온으로 냉각시키게 되면 전기저항이 제로(0)가 되는 현상을 말하며 1911년 네덜란드의 카멜링 온네스 교수에 의해 발견된 후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산업 응용분야의 적용은 의료용 MRI(자기공명영상화장치) 등에 한정 되어있다.

전력분야에서는 초전도케이블, 초전도한류기, 초전도변압기, 초전도모터 등에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초전도 기술을 적용한 초전도 전력케이블은 일반 케이블의 약 5배 이상으로 송전용량 증대가 가능하며 송전선로용 관로도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 

또한 저전압으로 대용량 송전이 가능하여 기존 전력망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전력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송전 기술로 신사업 창출 및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2. 연구개발 및 성과

우리나라 초전도 전력기술의 역사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정부 R&D 사업으로 진행된 DAPAS (Development of Advance Power system by Applied Superconductivity technologies Program, 차세대 초전도 응용기술개발 사업)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여 2G 초전도선재, 22.9kV 50/150MVA 및 154kV 1GVA 초전도케이블, 22.9kV 3kA/154kV 4kA 초전도한류기를 개발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초전도 전력기술의 실계통 실증을 위하여 2008년부터 2013년까지 2단계에 걸쳐 이천변전소에 22.9kV 초전도케이블과 초전도한류기의 상용화 모델을 설치하고 장기간 운영을 통하여 초전도케이블의 대용량화와 상용화 핵심기술 개발 및 초전도한류기의 성능개선기술을 확보했다.

이천변전소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에 힘입어 제주 금악변환소 부지에 제주 초전도센터를 설치하고, 2014년 세계 최초로 송전급 직류 80kV 500MW급 초전도 전력케이블 시스템의 실계통 실증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한림변환소-금악변환소 구간에 길이 500m의 직류 초전도케이블과 중간 접속함, 냉각시스템, 제어시스템 등의 설비를 구성하여 설치했고 특히 냉각시스템에 적용된 냉동기 시스템은 액체질소의 추가 주기적 보충이 필요 없는 스털링냉동기 시스템을 시범 적용해 실제 전력망에 적용할 수 있는 냉동시스템 구축 기술을 확보했다.

교류 154kV 초전도케이블 역시 제주 금악 초전도센터에 설치(길이 1,000m, 용량 600MVA)하여 2016년 3월에 제주지역 송전선로 계통 연계를 통해 연말까지 실증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번 실계통 적용을 통해 기존 미국 LIPA 프로젝트(전압 138kV, 길이 610m, 용량 574MVA)가 가지고 있던 글로벌 Top 기술수준을 우리가 넘어서게 됐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2016년 고창전력시험센터에 전력계통에 고장 시 발생하는 큰 고장전류를 초고속으로 차단시켜 전력기기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154kV 초전도한류기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또한 서고창변전소의 송전선로에 연결하여 계통연계 시운전을 통한 장기신뢰성 검증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2020년까지 154kV 3상 GIS형 초전도한류기 개발을 완료하고 전력계통에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3. 국내외 초전도 상용화 사업추진

앞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이천변전소와 제주 초전도센터에 적용한 연구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154kV 신갈변전소와 흥덕변전소 사이의 23kV 모선을 초전도케이블로 연결하여 변압기 증설이 곤란한 변전소간에 상호 부하공급능력을 공유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초전도케이블 상용화 사업모델을 2015년 확정하고 2016년 10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8년 12월 가압을 목표로 한창 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총사업비 140억원 규모의 23kV 50MVA 3상 일괄형 초전도케이블 1,035m를 시공하는 사업으로 한전은 본 시범사업을 통해 초전도 케이블 사업성 및 지속 투자여부를 검증하고 초전도 케이블 시장 본격 형성에 대비하여 국내 초전도 기술력 개발 촉진에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장기 운영을 통한 초전도 케이블의 통전 성능, 냉각시스템의 냉동, 순환 능력 등의 변화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더불어 차세대 송전기술의 실계통 적용이라는 상용화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2017년 4월부터 154kV 송전선로 초전도케이블 실계통 적용개소 발굴 TF를 구성해 한전 계통계획처와 송변전운영처, 송변전건설처, 경인건설본부 등 실무파트와 전력연구원, 전기연구원이 중심이 된 연구파트, 케이블 제작사 등이 주축이 된 제작파트 등 3개 분과 15명 이상의 인원이 투입되어 실계통 확대적용을 위한 후보지 발굴 및 시공여건, 계통영향검토를 거쳐 최적의 적용개소를 선정할 계획이다.

초전도케이블 해외 기술동향을 살펴보면 미국과 일본, 유럽 주도로 연구개발 및 상용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북미지역에서는 AMSC(American SuperConductor)에서 전력회사를 상대로 자사의 초전도케이블 비즈모델인 REG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추진중에 있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 국영송전회사인 TenneT에서 송전선로 전자파 기준강화와 친환경 그리드 구축, 신기술 도입의 목적아래 AC11kV 150MVA 3.4km 송전선로를 초전도케이블로 설치하여 실증을 목표로 하는 Supernet NL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이 사업에 한전과 LS전선이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해 유럽 최고의 케이블 제조회사인 넥상스(Nexans)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 1월까지 기술평가와 입찰가격 심사를 거쳐 2월초에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으로 세계 최초의 송전선로 초전도 해외사업의 주인공으로 선택될지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프랑스 전력회사인 RTE는 ‘24 파리올림픽 개최준비와 관련해 파리 시내에 포화상태인 지중 매설물로 인한 대용량 전력공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전도송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경우는 스미토모전기공업과 후루카와전기공업 그리고 최근 쇼와전선을 중심으로 초전도전력케이블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 동경시내에 동경전력과 스미토모전기공업 공동 연구개발로 66kV급 초전도전력케이블을 설치하여 운전한 경험도 있다.

또한 직류초전도전력케이블 개발에도 일본 중부대학을 중심으로 연구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훗카이도 이시카리시에 직류초전도전력케이블을 500m, 1km 매설하여 실운전 경험을 쌓기도 했다.

중국은 원난성에 수십 m급의 실증운전을 시작으로 초전도전력케이블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IEE CAS(중국과학원)을 중심으로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4. 향후 계획

한전은 지금까지의 송전선로 프로젝트의 성공적 경험을 바탕으로 ‘20년까지 경제성과 수용성이 가미된 3∼5km 장거리 송전기술 및 3상동축 초전도케이블 개발을 위해 LS전선과 창원대, 인천대, 산업연구원과 협업으로 각 분야별 시스템 설계와 시제품 제작, 검증을 통한 초전도 기술과 기기 100% 국산화와 국내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실제 계통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모델을 제시하고 기술적 타당성과 계통영향 검토 등을 실시해 이 연구 성과를 실계통에 적용 할 계획이다.

환경문제와 이해관계, 각종 민원 등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전력설비의 건설 및 시공을 보다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설비인 초전도케이블이 미래 에너지 수송의 대안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한전은 늘 중소기업과 기술 협력을 통해 신기술을 발굴하고 적용에 집중하여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新에너지시대의 미래시장 주도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