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작시 정전과 연결…높은 동작 신뢰성·검증된 성능 필수
올해 154kV 국산화 완료 후 218년까지 345kV급으로 확대

세니온, 345kV송전선로용 보호계전기 개발…공급자격 획득
수입대체·맞춤형 변전소 구축 가능·해외경쟁력 확보 등 기대


보호계전기는 전력계통에서 발생하는 고장으로부터 송전선로, 변압기 등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되는 필수
적인 장치이다. 송전선로 낙뢰고장, 변압기 절연파괴 등이 발생되면 이를 신속히 감지해 해당설비를 전력계통에서 분리함으로써 전력계통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예를 들면 가정의 누전차단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가정에서 에어컨이나 용량이 큰 전열기를 사용하다 보면 누전차단기가 동작해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정해진 크기보다 큰 전력량을 사용하는 과부하 상태나 누전, 합선을 유발하는 가정내 전기설비의 이상상태를 사전에 감지해 전기 공급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보호계전기는 오동작시 정전과 바로 연결되는 만큼 높은 동작 신뢰성과 검증된 성능이 필수적이다.

전력설비 보호계전기 국산화 목적
한전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220V 크기의 전기로 바꿔 공급한다. 이때 전기는 송전선로 및 154㎸, 345㎸급 변전소 등 다양한 전력설비를 거치게 된다. 이런 전력설비의 보호를 위해 수십 년간 도시바, 미쯔비시, GE, ABB, Siemens 등의 외산 보호계전기를 사용해왔다.
1970~1980년대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부터 전력설비를 원조형태로 지원받았고 이와 연관된 보호계전기도 같이 도입되다 보니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또한 보호계전기 개발을 위한 자체 기술력이 갖춰지는데 시간이 필요했고 여기에 높은 기술수준과 초기 개발비 투자에 비해 국내 보호계전기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국산 보호계전기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국산 보호계전기 개발이 지체되면서 원천기술을 가진 외국 제작사에 기술을 의존하게 되고 제품가격도 비싸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고 국내 전력계통 및 한전의 전력설비 여건에 적합한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보호계전기 국산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전력설비 보호장치 국산화 경위
한전은 그동안 보호계전기 국산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1990년대 말부터 154㎸ 송전선로 및 변압기용 보호계전기와 25.8㎸ 배전선로 보호계전기 등 일부 보호계전기가 국산화에 성공해 현재까지 한전 변전소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반면 좀 더 높은 기술수준이 요구되는 345㎸급 보호계전기의 개발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형편이다.
보호계전기는 오동작시 정전과 직결되므로 외국 제작사의 경우에도 전력계통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고장과 각종 전기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수십 년에 걸쳐 보호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등 제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여건에서 한전은 좀 더 체계적이고 신속한 국산 보호계전기 개발을 위해 국산화 로드맵을 수립했다.
보호계전기 제작사와 협력해 2016년까지 154㎸급 보호계전기 전 품목을 국산화하고 2018년까지 345㎸급 보호계전기 전 품목을 국산화하는 것이다. 개발시간의 단축을 위해 그동안 개발되지 않은 보호계전기의 국산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등 한전과 보호계전기 제작사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리라 예상된다.
희망적인 것은 154㎸급 보호계전기 개발 경험이 있는 (주)세니온이 345㎸ 송전선로용 보호계전기 개발에 성공해 최근 한전에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향후 345㎸급 보호계전기 전 품목 국산화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세니온(대표 이동률)은 1997년 통신·전력 장비 업체로 시작해 송·배전 자동화기기 등 전력IT 장비 국산화를 주도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송전선로보호용 보호계전기(IED) 개발에 착수, 과감하고 끈기있는 기술 투자로 착수한지 8년여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이 장치는 154㎸급 송전선로의 양 단에 설치돼 해당 선로에 대한 보호·계측·제어·감시 기능을 수행한다. 실시간으로 변전소를 연결하는 송전선로를 감시, 해당 선로에 고장이 발생하면 곧바로 선로를 차단해 전력기기가 손상되거나 다른 계통으로 고장이 파급되는 사고를 방지한다. IEC 61850 국제표준 기반 154㎸ 디지털변전소를 구성하는 지능형 전자장치 중 기술 난이도가 높은 핵심장치다. 이전까지는 ABB·지멘스·SEL 등 외산 제품 밖에 없던 시장에 최초 로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세니온은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송전선로 보호 IED에 이어 과전류 보호, 변압기 보호, 단거리 송전선로용 보호 IED에 이어 최근에는 345kV급 변전소에 사용하는 345kV 송전선로보호 IED도 개발 완료했으며 내년 상반기 완료 예정인 모선보호용 IED까지 합치면 송·배전 자동화기기 분야 모든 IED 라인업 갖추게 돼 내년부터는 동남아국가를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보호계전기 국산화를 위한 한전의 노력
한전은 보호계전기를 국산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로 보호계전기 개발 경험이 있는 국내 제작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을 권유하고 있으며 협력연구과제 발굴 및 선정을 통해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전력설비 개발동향 및 최신 기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정기적인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보호계전기 제작사와 지속적인 정보교류를 시행하고 있다.
둘째로 보호계전기 개발은 보호 알고리즘 설계와 하드웨어 제작기술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이에 필요한 전력계통 현상 및 분석기술을 제공하고 개발지원 전담인력이 기술 컨설팅을 시행하는 등 한전이 보유한 노하우와 보호계전기 전문기술력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제품 개발에 필수적인 시험장비(RTDS)와 IEC61850 규격 통신기능시험을 위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개발제품의 품질과 성능 확인을 위한 실증환경(테스트 베드)을 제공하고 있다.
RTDS(Real Time Digital Simulator)는 실제 전력계통과 유사한 시험환경을 제공해 전력설비 고장 등을 모의할 수 있게 만든 시험장비로 보호계전기 개발에 필수적인 장비다. IEC61850 규격은 전력설비와 보호제어설비의 정보를 디지털 신호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국제 표준규격으로 이종 설비 간에도 신호를 상호 교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신호 체계를 표준화한 규격이다.
마지막으로 국산 보호계전기의 해외 전력시장 진출시 수출경쟁력을 얻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전에서 실시하고 있는 KEPCO Trusted Partner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KEPCO Trusted Partner는 한전이 협력중소기업의 수출 촉진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3년 이내 한전에 전력사업 관련 물품, 공사 납품실적이 있는 중소기업을 선정해 해당기업에 엠블럼 사용권 부여하는 사업이다.
특히 해외 변전소에서는 일반적으로 단일 제작사의 보호계전기가 사용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전 변전소의 구성처럼 다수의 제작사가 참여하고 다양한 보호계전기가 사용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
한전 변전소에 다양한 국산 보호계전기를 적용함으로써 이종 제품간 호환성을 검증하고 개발제품의 기술력을 인정받는다면 향후 국산 보호계전기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호계전기 국산화 기대효과
보호계전기를 국산화하면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는 보호계전기를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한전 변전소에 연간 600면 정도의 보호반(보호계전기가 설치된 배전반)이 신설 또는 노후 보호반 교체를 위해 설치된다. 보호계전기 전 품목 국산화시 수십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는 국내 보호계전기 제작사의 기술자립 및 주요 기술력 확보로 한전 맞춤형 변전소 구축 및 운영이 가능해진다. 국내 전력계통과 한전 전력설비의 여건을 고려해 한전이 제시한 보호기능을 국내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외 원천 제작사에 대한 기술 의존성을 탈피하고 전력계통 고장시 신속, 정확한 원인분석과 복구를 위한 실시간 기술지원이 가능해진다.
추후 한전의 전력설비 건설, 운영능력과 국내 제작사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결합한다면 전력산업분야의 해외 경쟁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고객에게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최우선으로 하며 보다 신뢰성 있는 국산 보호계전기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 제작사들과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기술지원을 할 것이며 국내 변전소에 설치되는 모든 품목의 보호계전기가 국산화되는데 앞장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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