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참여형 R&D 국내 에너지 분야서 첫 시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원장 황진택)은 최근 ‘에너지기술 수용성 제고 및 사업화 촉진사업’의 신규과제 착수회의를 열고 사용자 주도 생활속 에너지실험실 연구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기존 공급자 중심의 R&D 개념을 탈피한 새로운 개념의 사용자 참여형 연구개발 사업으로, 지난 8월 신규평가를 통해 10개의 과제를 선정했으며 이달부터 본격적인 문제 진단 및 해결에 착수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리빙랩(Living Lab)이라는 개념으로 대표되는 사용자 참여형 R&D가 국내 에너지 분야에서 시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에너지 제품·시설 이용자가 연구개발에 참여해 생활에서의 고충 및 개선수요를 제시해 에너지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사용자 참여형 과제의 대표사례는 서울 성대골(상도 3,4동) 마을에서 추진하는 미니태양광 리빙랩, 서울대학교 캠퍼스 에너지 진단 및 사용자 참여R&D, 울릉도 내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문제 진단 및 해결 등이다.
에너지기술은 다양한 설비가 결합된 시스템으로 도입·운영 과정에서 환경·안전 문제로 인한 갈등과 사용자의 제품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중요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R&D 수요발굴-기획-개발과정에서 수요자의 필요와 환경요인을 반영해 사업화 장애문제를 해결하는 사용자 참여형 R&D 추진하게 된 것.
에너지기술 수용성 제고 및 사업화 촉진 사업은 생활과 밀접한 에너지 제품 및 시설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실험 연구 및 중대형 에너지 시스템의 시장과 사회수용성 진단 연구를 지원한다. 또한 에너지 제품 및 설비 사용자 행동 패턴 및 생활양식을 조사·분석하고 사용자와 설치자가 실제적으로 느끼는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방안 도출을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지역과 주민들의 수용성 확보가 중요한 중대형 에너지 인프라(수소충전소 등) 및 실증 R&D 사업 타당성 분석을 위한 연구도 지원한다.


미니태양광 리빙랩(Living Lab) 추진
서울 성대골에 소규모 태양광발전 보급
사용자 친화적 DIY 디자인·시제품 개발


올 9월부터 에너지자립마을의 선두주자인 서울시 성대골(상도 3,4동)에서 지역주민들이 전문가들과 함께

▲ 도시 지역 미니태양광 리빙랩.
‘도시 지역 미니태양광 리빙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자립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는 마을닷살림 협동조합(대표 김소영)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연구책임자, 한재각 부소장), 마이크로발전소(대표 이기관), 연세대 지속가능도시전환연구소(마크 볼프람 교수)와 함께 도시 지역에서 태양광발전기술의 도입·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탐색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범사업들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 사업은 크게 세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우선 지역주민, 태양광 전문가 및 기업 대표, 신협 등 금융관계자, 에너지운동 활동가, 에너지정책 전문가, 지자체 관련 공무원 등이 고루 참여하는 ‘시티쏠라포럼’이 구성·운영된다. 포럼에서는 최신 태양광기술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미니태양광’ 보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 발굴 및 분석, 다양한 기술적·금융적·제도적 해결책의 모색 등까지 도시 지역 태양광발전기술 확산에 필요한 다양한 쟁점을 발굴하고 토론하는 ‘오픈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된다.

연구팀은 도시 지역에서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들을 통한 마이크로 크레딧(micro credit) 방식의 (미니)태양광발전소 보급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3㎾ 태양광 발전설비의 경우 600여만원, 미니태양광(250W)의 경우 60여만원의 설치비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야기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니태양광을 포함한 소규모 태양광발전설비(200~1000W) 구입·설치비를 지역 내 금융기관에서 대출해주고 대출자는 해당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서 전기요금을 납부하는 동시에 미니태양광 설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을 매달 갚아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기존 제품에 대한 기술 워크숍을 진행해 문제점을 발굴하고 이에 바탕을 둔 사용자 친화적 DIY(Do It Yourself) 디자인과 시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내에서 DIY 제품에 관한 A/S 등의 기술을 지원할 수 있도록 ‘백업센터(Back-up Center)’도 구축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DIY 방식을 도입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태양광 판넬, 지지대, 인버터 그리고 계량기 및 전선 등으로 구성된 미니태양광 발전기 설비를 주민들이 직접 조립해 안전하게 설치하며 필요에 따라 철거 및 재설치할 수 있도록 부품들(예컨대 AC 전선 커넥터, 태양광 판넬의 경량화 등)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디자인하고 시제품을 개발하며 조립·설치 안내서를 제작하게 된다.


서울대 캠퍼스 에너지효율 높인다
건물별 에너지 효율 개선·수용성 제고
활용 가능한 E관리 가이드라인도 정립


지난해 기준 서울대학교의 연간 전력소비량은 18만㎿h, 가스사용량은 870만N㎥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 서우대 관악캠퍼스 냉난방 공급방식.
가구의 연간 전력 소비량 기준으로 약 4만5000세대가 연간 소비하는 전력량, 1만4000세대가 연간 소비하는 도시가스량과 비슷한 수준이며, 말 그대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에너지 다소비 기관이다.
서울대의 에너지 관리의 기본적인 목표는 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구성원 편의 향상’과 ‘에너지 효율성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다. 이는 무조건적인 절약의 의미를 넘어 구성원이 만족하는 에너지 효율 향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같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사용자에 의한 에너지 운영 체계의 수용성 향상, 인식 제고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서울대학교 연구진은 이번 사업의 주요 목표를 첫째 건물 특성별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수용성 제고 방안 수립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대 건물의 특성을 대표할 수 있는 대상 건물을 선정해 에너지 진단을 실시하고 주요 에너지원에 대한 효율 그리고 사용자 만족도를 평가한다. 에너지 진단과 함께 기간별, 용도별 에너지 사용 특성을 분석해 부하의 종류별 에너지 사용에 대한 기여도 그리고 효율개선에 따른 감축잠재력 등을 분석한다.

두 번째 목표는 사용자 친화형 커뮤니케이션 방법론과 적용기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번 과제의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한 방법론은 리빙랩의 운영이다. 리빙랩의 운영은 진전된 기술요소의 적용에 대한 구성원 만족도와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이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 참여형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리빙랩 운영에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통한 리빙랩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

세 번째 목표는 사용자 만족도와 참여도 제고를 효율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수준별 계측점 설계이다.

마지막 목표는 구성원별로 활용가능한 효율적인 에너지관리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요소 기술에 대한 성능평가를 통해 에너지 용도별 분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관리자 운영 가이드라인, 재실자 권고 가이드라인, 에너지 계측 이상 판단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집적형 건물에 대한 포괄적인 에너지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울릉도에 충전인프라 표준 모델 개발
포스코ICT, 주민 이익공유형 모델 실증
밀집 주거지역 설치 디자인 요소 개선


포스코ICT(대표 최두환)는 밀집 주거지역 내 전기차 충전인프라 표준 모델을 개발한다. 포스코ICT는 전국

▲ 포스코ICT의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
300여개 충전소를 기반으로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대의 민간사업자로 충전인프라 구축,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전기산업연구원, (주)중앙제어, (사)대한민국에너지상생포럼과 함께 고밀도 밀집 주거지역 내 전기차 충전인프라 표준 모델과 전기자동차 및 충전인프라를 활용한 주민 참여형 이익공유 모델을 개발해 전기차 확산을 방해하는 주요 갈등요소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올해 에너지기술 수용성 제고 및 사업화 촉진 사업으로 올해 9월 1일부터 1년간 수행하며 내년에는 울릉도 실증 사업에 적용해 실질적인 주민 이익공유형 모델을 실증하고 경상북도 주요 도시와 전국 및 해외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ICT는 이 사업을 통해 ‘충전인프라 표준 모델 개발’이라는 연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밀집 주거지역 현상이 심화돼 있는 도서지역, 울릉도를 배경으로 실증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울릉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과 이를 활용한 지역발전을 동반한 주민 이익공유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실제 사업화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최종 목표이다.
포스코ICT는 도서, 해안 지역의 고밀도 밀집 주거지역 특성과 주민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전기차 충전설비, 운영관제시스템, 전력공급 체계 분야의 4대 문제점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있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표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표준 모델의 주요 내용은 첫 번째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한 주민갈등요소 해소 방법을 포함한 충전기 설치 장소 확보 방안을 개발한다.  두 번째 소요전력을 분석, 예측해 최적화된 충전기 관리 시스템을 설계, 제시하며 염해에 강한 충전기 모델을 개발한다. 세 번째 전기차 충전설비 도입 및 운영에 따른 전력소요를 분석하고 성수기 피크타임 전력소요를 분석, 예측해 전력 과부하 문제를 사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네 번째 밀집 주거지역에 설치할 충전설비의 디자인 요소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

울릉도 실증 사업은 이론 중심의 표준 모델이 아닌 실증을 통해 검증된 실제 구축 모델 제시하고 국가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 정책, 에너지 신사업 확산 전략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보다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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