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계통운영처 계통기술팀 유영식 차장

전력산업의 전원믹스 정책은 고정투자비가 많은 원자력 및 화력발전기와 상대적으로 고정투자비가 적은 복합발전기, 그리고 변동비를 감안하여 수립한다. 발전원별에 따른 고정투자비는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며, 건설기간도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치산업이다.

또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비용(변동비)도 매우 크다. 원자력 또는 화력으로 전력을 생산할 경우에는 5~40원/㎾h 이하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나 피크부하 시간대에는 복합발전기로 전력을 생산해야 하므로 200원/㎾h 이상의 변동비가 발생한다. 따라서 전원믹스는 시간대별, 계절별 및 최대피크부하 발생 시간 등을 고려한 연간 부하곡선과 변동비 및 고정투자비를 비교분석하여 결정하게 된다. 그 결과 원자력 및 화력은 기저부하(60%전후)를, 복합발전기는 첨두부하를 담당하도록 전원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전력산업의 경제성과 공급신뢰성을 확보하게 된다.

우리나라 전력산업은 현재까지 공급신뢰성에 초점을 맞추어 전력공급계획을 수립했다. 경제성장과 전력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요의 증가가 너무 가파르다 보니 최근 몇 년간 공급예비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격어지만 국민의 협조로 난국을 헤쳐 나올 수 있었다. 현재 어느 정도 공급신뢰도는 해소됐지만 전력을 수송하는 송전선로 건설이 지연됨으로 전력수송의 유통단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최근 겪은 공급신뢰성 문제와 유사한 나쁜 영향을 전력계통에 미치게 될 것이다. 당장 영동지역과 당진지역의 전력수송 송전선로 부족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토 대비 발전 및 송전설비 조밀도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의 전력설비 조밀도는 0.79(발전설비/국토)와 0.31(송전설비/국토)인 반면 일본은 0.54 및 0.27이며 미국의 텍사스 주는 0.16 및 0.12이다. 또한, 발전설비 대비 송전설비의 구성비를 살펴보면 한국 0.4(0.31/0.79), 일본 0.5, 텍사스주 0.75로 우리나라의 송전선로가 발전설비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송전선로 정격용량의 50%를 초과하는 송전선로의 증가 수치를 살펴보면 32%(2003년)에서 44%(2013년)로 큰 폭 증가했다. 이는 선로고장시 100% 이상의 과부하가 발생할 개연성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더 많은 송전선로 건설이 필요하다는 시그널을 준다고 보면 된다. 이를 종합하면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의 산업구조상 전국적으로 수많은 철탑과 발전소는 싫든 좋든 피할 수 없는 우리가 수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나의 뒷마당은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국가적 미래를 내다보다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뒷마당 지역에 대한 배려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 사회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국민 토론회 등을 수시로 열어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동시에 국민적 동의를 통한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력에너지의 경제성과 공급신뢰성을 확보하고 그 자원을 미래세대에 물려주도록 하는 것이 현재 살고 있는 우리의 선택이자 몫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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