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변전소 성과는 초전도케이블 상용화 본격적 첫 걸음 계기
내년 초전도제주센터서 송전급 세계 최장 1000m 실계통 실증

초전도케이블 시스템 연구개발은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지원 하에 2001년부터 산·학·연·관 공동으로 대규모 초전도케이블시스템 개발 사업이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초전도 전력케이블 개발프로젝트는 교육과학기술부의 ‘21C 프론티어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2001년부터 진행된 ‘차세대 초전도 응용기술 개발사업’ 으로서 한국전력, 한국 전력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대학 연구기관 및 LS전선과 같은 산업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2011년까지 총 10년간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의 1단계 사업을 통해 2004년 22.9kV 급 초전도 전력케이블을 개발했으며 이는 덴마크, 미국, 일본에 이은 4번째의 성과였다.

▲ 제주 초전도실증단지 계통 구성.

뒤 이은 2단계 사업의 성과로 2005년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초전도케이블의 장기 실증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초전도케이블 개발 이후 약 1년간 전기연구원과 공동으로 케이블의 기본 성능테스트와 이상 전압, 전류 상태에서의 장시간 통전 시험, 극저온과 상온 간의 온도 변화에 대한 제품의 구조적 이상 정도를 검증하는 열충격 시험 등으로 진행됐다.

당시 개발에 성공한 초전도케이블은 이상 전압에서도 안정적인 송전능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기계적 이상으로 인한 극저온 냉매의 누설이나 전기적 문제 등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장기 실증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다.

2007년에는 한전 고창시험센터에 22.9kV 50MVA 초전도케이블 100m와 중간접속함 제품을 설치해 해외 공인시험을 완료하고, 캐나다 Kinetrics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이는 세계 최초의 해외인증 시험으로 초전도 케이블 시험관련 국제규격이 이미 제정된 상태에서, 자체적으로 초전도 케이블 평가 규격(안)을 정립해 제3국 국제 공인 인증기관 및 IEC 위원회에 제안하는 등 초전도 케이블 관련 규격 제정의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3단계에서는 2008년 제품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극저온 및 상온 상태에서의 제품 구조의 이상 정도를 검증하는 장기신뢰성 시험인 열충격시험을 총 6회 실시했다. 케이블 수명을 30년으로 볼 때 상온 및 극저온간의 열충격 시 열수축·팽창에 의한 기계적 스트레스)이 약 4회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일반 케이블의 송전 용량의 4배에 달하는 AC154kV 1GVA급 대용량 초전도 케이블시스템의 개발에도 성공했으며, 특히 세계 최고 전압 급의 초전도 중간접속함(Normal Joint) 개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LS전선은 한전과 함께 ‘차세대 초전도 응용기술 개발사업’ 성과 중 일부인 AC22.9kV 50MVA급 초전도케이블시스템의 실계통 실증 및 동일 전압에 기존 개발품의 3배에 달하는 송전용량을 가지는 150MVA급 시스템의 개발과 실계통 실증을 위한 두 번째 국책과제를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 간 진행했다. 우선 AC22.9kV 50MVA급 시스템의 실계통 실증을 위해 2010년 한전의 경기도 이천 변전소에 당시 배전급 세계 최장 선로 길이인 410m의 시스템이 설치돼 준공시험을 통과했다.

특히 이번 시스템의 준공은 여러 가지 큰 의미를 갖는다. 우선 실계통 실증에 적용된 시스템은 세계 최장 선로임과 동시에 세계 최초로 케이블 간을 연결하기 위한 3상일괄형 중간접속함이 설치 적용됐다. 또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단일 제조사에서 케이블시스템을 비롯한 냉각시스템, 제어시스템 등을 일괄 납품·설치해 준공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사례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세계 최초의 시도들의 결과는 20여개월간 무사고 운전 실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계기가 됐으며, 특히 실증 기간 중 12개월간 무인화 운전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도 초전도케이블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 첫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됐다.

현재는 산업부의 지원 하에 한전과 함께 ‘송전급 초전도케이블시스템 실계통 적용기술 기발’ 사업을 2011년부터 수행 중에 있으며 2016년 완료될 예정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DC80kV 500MW급과 AC154kV 600MVA급 초전도케이블시스템의 개발 및 실계통 실증이다. 이 사업을 통해 LS전선은 2013년에 세계 최초로 직류(Direct Current) 초전도케이블시스템을 개발해 형식시험(Type Test)을 통과했으며, 올해 현재 실계통 적용을 위해 제주도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초전도 실증단지인 ‘초전도제주센터’에 500m 선로를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2015년까지 DC80kV 가공선로 및 변환설비와 연결돼 12개월 동안 쌍극(Bo-polar) 운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한전의 고창전력 시험센터에서 AC154kV 600MVA급 초전도 케이블시스템의 형식시험이 진행 중이며, 2015년에 ‘초전도제주센터’에 송전급 세계 최장 길이인 1000m의 선로를 직류 시스템과 직렬 연결되어 실계통 실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연구 개발의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는 AC 송전급, 배전급은 물론 DC 초전도케이블시스템의 기술력까지 확보한 세계 유일의 국가로서 국제적인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전도케이블시스템 기술은 세계적으로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4개국 정도 국가가 선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의 미래기술 분야이며, 전력 송전 분야 전반에 걸쳐 새로운 계통 연계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기술 중 하나로서 대용량 부하를 충족하기 위해 고효율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할 수 있고, 나아가 전력 계통 간 대용량 송전 등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는 미래 선도적 기술임에 틀림없다. 이와 같은 시장 매력도를 기반으로 BCC research, CRU 등 권위있는 전력시장 분석 기관들은 초전도케이블시스템이 2017년에 전 세계 전력케이블 시장의 0.2%, 2020년 0.5%, 2030년 5%의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대도심의 경우 급속한 부하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송배전 설비 증설이 절실하나 님비(Nimby) 현상 및 경과지 확보 불충분 등으로 인해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계통 입지 상의 문제점을 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 역시 초전도케이블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계통상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여 년간 분야를 선도했던 미국, 독일 등은 이미 2012년 이후 상용 사업화 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특히 독일은 인구밀집지역에서 초고압케이블을 대체하는 10kV급 초전도케이블을 상용화한 AmpaCity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우리나라 역시 AC22.9kV 50MVA급 시스템의 실계통 실증 성공 이후, 한전을 중심으로 상용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중국, 인도, 대만 등 상대적 후발 국가들은 2018년 이후 급속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초전도케이블시장 진입을 목적으로 자국 기업 육성하기 위해 관련 기반 기술 및 실증 실적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는 실증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12개국에서 20여 개의 초전도케이블시스템 구축 사업이 진행 또는 기획되고 있다. LS전선은 국내 초전도케이블시스템 상용사업뿐만 아니라 50% 이상의 해외 초전도케이블 사업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며, 2016년 전 세계 초전도 케이블 시장의 30%이상 점유를 목표로 사업화에 매진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의 저자 재러미 리프킨이 “사람들을 일깨워 주십시오!. 미래에 눈뜰 수 있도록 말입니다”라고 하며 전 세계인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통한 협업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창했듯이 LS전선이 13년간의 초전도케이블시스템의 개발과 실증 기간을 거쳐 세계 초전도 케이블 시장을 주도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창출의 시대적 변화를 이끌 주역임을 기대해 본다.

※ 이 원고는 박승기 LS전선 초전도프로젝트팀장이 초전도 케이블시스템의 실계통적용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본지에 기고한 글이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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