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不信)병으로 중환자실 입원 비유…‘완치’에 주력
3대 혁신·철저한 안전대책으로 ‘안전 원전’ 만들 것

“지난해 원전은 신뢰·불신병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환자실에 있었습니다. 점차 회복단계를 거치게 되면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는 것처럼 이러한 불신의 병을 완치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 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발생한 비리와 각종 사고, 시험성적서 위조 등으로 인한 국민 불신을 이렇게 비유했다.
지진해일로부터 원전 보호하는 다중 방호벽 구축을 완료하는 등 내년까지 56가지 후쿠시마 후속대책 철저하게 시행, ‘안전 원전’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는 조 석 한수원 사장을 만나 과거가 아닌 현재의 원자력, 한수원에 대해 들어봤다.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와 최근 잇따른 원전비리사태 등은 원전산업의 환경은 크게 변했습니다. 과거 원전산업이 효율과 경제성이 장점으로 크게 부각됐다면 지금은 과거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철저한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조 석 한수원 사장은 과거 원전가동률 등이 최고의 가치였다면 지금은 무리하게 가동하는 것보다 세우고 점검하는 것이 우선시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원자력의 시대정신이 과거 경제성에서 ‘안전성’으로 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서 문제(사고)가 발생하면 이는 부모탓입니까, 아니면 자식 탓입니까?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과거 원전 비리 등으로 인한 불신은 결국 한수원의 몫입니다. 비리자는 엄벌하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의욕을 북돋워 주는 게 CEO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사장은 3대 혁신을 통해 ‘원전은 안전하다’라는 생각이 널리 펴진다면 불신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현재 한수원의 순혈주의에 대한 지적이 많습니다. 순혈주의는 (과도하게 배타적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전문성이라고도 생각됩니다. 한수원이 과거 원전마피아나 비리집단이라는 이미지를 털고 119대원들처럼 맡은 일에 묵묵히 일하는 조직, 이것이 한수원의 이미지가 돼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조직 혁신, 인사혁신 등을 3대 혁신을 당초 계획했던 데로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조 사장은 1단계로 현장·기술 중심의 종합기능인 부분을 따져 지난해 조직개편이 완료됐고, 외부인사 영입과 직군 간 교차보직, 순혈주의타파 등 인사혁신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소개했다.

“원전 안전성 분야에서는 내년까지 56가지 후쿠시마 후속대책 철저하게 시행해 ‘안전 원전’으로 거듭나도록 올해에도 긴장을 유지할 것입니다. 지난해 설치 완료한 ‘지진 자동정지설비’는 리히터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감지되면 원자로를 자동으로 정지시켜 원전을 안정상태로 유지토록 합니다. 또한 고리본부 해안 콘크리트 방벽 설치에 이어 내달부터는 ‘고성능 밀폐형 방수문’도 설치됩니다.”
한수원은 경첩 부근의 방수 성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을 개선한 방수문을 개발, 올해 말까지 모든 원전에 설치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비상디젤발전기를 포함한 주요기기가 침수되지 않도록 방수형 배수펌프 등의 방수시설을 올 말까지 모든 원전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최악의 자연재해에도 원전이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입해 총 56가지의 장·단기 개선대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후속대책을 철저히 이행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 믿음을 주는 원전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조 석 한수원 사장은 이러한 각종 후쿠시마 후속대책과 조직 3대 혁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뢰받는 한수원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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