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공고 전기과 학생들, 전기협회 부설 전력기술교육원에서 꿈을 키우다

요즘 현대 사회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 이는 기업들에게 그동안 이윤만을 쫓던 고유 행위를 넘어서 사회 전체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적극적인 행동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전기계도 마찬가지다. 이에 부응해 전기계에서는 고졸 우대 채용, 장학사업, 각종 봉사활동 등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 노력 중이다.

이와 관련, 전기계 대표단체인 대한전기협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장학사업 등을 통해 이러한 공익적 역할을 활발히 진행해 왔다.

▲ 영등포공고 전기과 1,2학년 학생들이 전기협회 부설 전력기술교육원에서 지중배전 현장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전기협회가 최근 부설기관인 전력기술교육원(이하 ‘교육원’)에서 영등포공고 전기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미 있는 현장실습 교육을 진행했다.

사실 이번 교육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이번 교육이 어떻게 추진돼 결과를 맺었는지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절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처음은 올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육원에서 직접 교육 참여 경험을 갖고 있던 영등포공고 전기과 과장인 이우중 교사는 학생들도 이런 교육을 받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올 초 교육원을 내방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이 교사는 자신의 바람을 담아 재학생의 지중배전 현장실습을 교육원에서 해 줬으면 하는 제안을 제시했다. 이 교사의 제안에 교육원 측은 미래 유능한 전기인들을 육성하는 것이 교육원의 설립 취지이기에 흔쾌히 수락을 하고 구체적인 산·학협력 프로그램 수립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5월 2일 양 기관의 실무자간에 산·학협력 특별교육에 관한 협약서에 대해 협의를 완료하게 된다. 이어 9일에는 영등포공고 최수영 교장이 교육원을 직접 방문해 교육현장을 답사하고, 특별교육 및 자격증 취득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그리고 5월 27일 전기협회 김무영 상근부회장과 영등포공고 최수영 교장은 ‘상호 우호적인 협력을 통해 재학생 특별실습 교육을 실시해 전력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미래 인재를 육성함과 동시에 양 기관의 공동 발전을 도모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산·학협력 협약서에 서명하게 된다.

협약 조인식 이후 양 기관 실무자들은 실습교육 일정 및 인원 등에 대한 실무협의를 거쳤고, 총 15명을 대상으로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지난 14일 영등포공고 전기과 1,2학년 15명과 담임교사 1인이 교육원에 입소해 교육을 시작했다. 그리고 16일에는 영등포공고 전기과 1,2학년 재학생 80여명이 교육원을 찾아 직접 견학도 했다. 이들 교육생들은 5일 동안 지중선 개요, 지중배전케이블 등 이론 교육과 함께 공고 및 장비사용법, 조립형 직선접속, 조립형 종단 접속, 개폐기 엘보접속, 변압기 엘보 접속 등 실습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렇게 전기협회 사상 최초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현장실습 교육이 마무리됐다. 이번 교육의 경우 비용은 실습 자재 최소 비용에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15만원 상당. 교육원 지중배전 교육의 경우 2주 기준으로 약 200만원 정도 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하다. 그리고 일부는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 그 비용도 받지 않고 전면 무료로 진행됐다.

▲ 영등포공고 전기과 1,2학년 학생 80여명은 16일 전력기술교육원을 방문, 현장실습 교육 현장을 견학했다.
특히 보통 이 정도 교육의 경우 1명의 강사진이 투입되는데, 심도 있는 교육을 위해 교육원 측은 2명의 강사진을 배정해 진행했다.

이처럼 사실 전기협회의 경우 이익단체가 아니기에 운영 예산에 한도가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공익사업을 추가하기가 쉽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미래 유능한 전기인을 양성하고자 하는 전기협회의 의지와, 학생들에게 좀 더 큰 전기人의 꿈을 키워주고 싶은 영등포공고의 뜻이 합쳐져 어렵지만 의미 있는 일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무엇보다 한창 자신의 미래에 대해 궁금증이 많아지는 고등학생들에게 이론이 아닌 현장 실습을 통해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처럼 이번 현장실습 교육은 ‘재능기부 형식을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최상의 산·학 협력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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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출에 도움 됐으면”
전기協 전력기술교육원 김동현 처장

“기성 전기원이 아닌 순수하게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현장실무 중심의 교육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학생들이 이번 교육을 통해 사회를 진출하는데 있어 경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기협회 부설 전력기술교육원 김동현 처장은 학생들이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좀 더 많은 현장실무 경험을 갖고 수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처장은 타 교육 과정과 달리 2명의 강사진을 배정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처음에 수업 분위기가 어떨까 걱정도 했는데, 교육을 막상 시작하니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 놀랐습니다.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기에 좀 더 신경을 쓰고, 하나라다도 더 배워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어 김 처장은 지금은 지중배전 한 과목만 하고 있는데, 교육원의 경우 약 20개 과정을 운영하기 있기에 향후 다른 부분에 대한 요청이 있을 시 이를 적극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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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자신감 얻었다”
영등포공업고등학교 정기장 교감

“현장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감을 얻는 것을 넘어서 현장 분위기를 익힘으로써 향후 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영등포공업고등학교 정기장 교감은 영등포공고의 경우 ‘특성화고’로 선정돼 ‘선취업 후진학’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학교 내 실습보다는 이러한 현장 중심의 실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 교감은 학생들에게 미리 자신의 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앞으로 학업에 더욱더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를 부여했다는데 많은 의의를 뒀다.

“이에 올 해는 15명 정도였지만, 향후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현장실습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입니다. 앞으로도 미래 전기계를 이끌어갈 전기인 양성에 더욱 매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정 교감은 이번 전기과의 첫 걸음이 잘 디뎌진 만큼, 이를 계기로 학교 내 건축과, 금형디자인과, 기계과 등 모든 과에서 이러한 현장실습 교육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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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쉽게 이해가 잘 돼요”
영등포공업고등학교 전기과 이규하 학생(2학년)

“옛말에 ‘백 번 보는 것 보다 한 번 해 보는 게 낫다’는 말이 있는데, 정확히 이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이렇게 현장에 나와 직접 배우니 훨씬 이해가 잘 됩니다.”

이번 현장실무 교육을 받고 있는 영등포공고 전기과 이규하 학생(2학년)은 선생님들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을 해 주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지식을 습득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학교와 달리 아담한 공간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어울려 교육을 진행하다보니 집중도 더 잘 된다고.

“선생님들이 엄하시지도 않고, 재미있게 강의를 해 주세요. 앞으로 더 많은 친구들이 이러한 실습 교육을 통해 전기를 쉽게 배우고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으로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이규하 학생은 교육을 통해 능숙해지기에는 기간이 조금은 짧은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앞으로는 2~3주 정도의 실습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좀 더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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