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공학박사)

기존의 전력계통에 정보통신(IT) 기술을 융합해 전력망을 지능화, 고도화하여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 고
품질 전력서비스의 제공과 부가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전력계통을 ‘스마트그리드’라고 한다.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소형 분산전원을 이용하여 소규모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 저장, 소비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력공급시스템으로 ‘마이크로그리드’가 주목 받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고갈되지 않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이용하여 피크부하에 대한 전력공급의 유연성을 확보하여 전체 전력계통의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고, 전원이 분산됨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물론 전력손실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력계통의 프로슈머로 등장한 마이크로그리드는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줄여 에너지안보를 확보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으로 지구 온난화의 중대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여 국가의 미래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술임에 충분하다. 

일례로서, 2011년 일본 토호쿠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로 광역 정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을 환히 밝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동경복지대학 이었다. 여기에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008년 완공된 마이크로그리드가 있었기 때문이며, 이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도 있는 마이크로그리드의 잠재성을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마이크로그리드는 상용 전력망 정전시 마이크로그리드를 전력망에서 분리하여 독립운전전환을 통해 부하를 보호하고, 마이크로그리드 내부는 무정전 전력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지형 스위치(Static Transfer Switch)와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하는 모든 설비를 통신망에 의해 감시하고, 경제적 최적화 운전을 위하여 분산발전의 제어를 담당하는 운영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이 필수적인 구성요소이다.

또한 운영목적과 환경, 적용 장소 및 부하특성 등에 따라 그 구조가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일반적인 구조로 정형화 할 수 없으나 기존 상용 전력계통과 연계되어 운전하는 형태와 섬, 오지마을 등에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형태로 구분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미래 전력계통 패러다임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이 되면 약 150억 달러의 시장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잠재력을 가진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서는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이트 구축과 실증운전에 의한 사업화 준비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한창이다.

그 결과로 세계 각지에 구축된 대부분의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이트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전력공급 신뢰도 향상, 에너지원의 다양성 확보, 전력공급 서비스 개선, 환경문제 개선 및 미전화 지역의 전력공급 인프라 구축 등의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운전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2012년 마이크로그리드 요소기기 및 운영시스템의 국산화 개발 및 표준 제정으로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였다. 가파도에서 세계 최초 탄소 없는 섬의 실현과 전남 진도의 가사도에서는 최적의 분산전원 조합으로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사업화 모델 실증운전을 목표로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섬을 첫 단추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청사진을 펼쳐가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그리드와 스마트 배전운영시스템의 연동 실증의 융합형 상품화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국내 실계통 실증운전으로 해외사업 진출 전략을 모색 중에 있다.

마이크로그리드가 더욱 고도화된 기술개발로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관련기관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공감대로 시너지를 만들어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주 앞바다와 서남해에서 그려가는 마이크로그리드의 청사진들이 해외시장 진출로 이어져 세상의 빛을 열어가는 그 날은 곧 다가올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