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 한전원자력연료(주) 김기학 사장

핵연료 제3공장 증설 등 향후 30년 좌우할 대형 신규사업 본격 추진
美에 원자력 소프트웨어 수출…SMR 시장 선점할 수 있는 발판 마련

한전원자력연료(주)(이하 ‘원전연료’)는 핵연료의 국산화와 연료 주기기술 자립을 위해 1982년 정부재투자기관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핵연료 설계·제조 전문회사이다.
1989년부터 핵연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원전연료는 핵연료 설계와 제조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하며 그동안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소요되는 연료를 전량 생산·공급해 왔다. 특히 원전연료는 원천기술이 확보된 고유 핵연료를 개발하는 등 30년의 역사 속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렇다고 원전연료가 핵연료 제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원전연료는 원자로심 설계 및 안전성 평가와 관련된 업무는 물론, 차세대 고성능 고유 핵연료 개발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는 연구개발 중심의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이다.
현재 세계 핵연료 시장 4위에 랭크된 원전연료의 꿈은 단연 ‘TOP’이다. 그동안 이를 위해 수많은 노력들을 펼쳐왔는데, 특히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향후 30년을 내다 본 정책들이 대거 추진되기 때문이다. 원전연료 김기학 사장을 만나 세계 ‘TOP’을 향해 질주 중인 원전연료의 거침없는 행보를 자세히 들어봤다. 
 
“원자력발전 초창기의 결연한 사명감을 견지해야 하며, 모든 것을 기본으로 돌아가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 원전연료는 지난 해 30주년이 되었습니다만, 이젠 지나온 30년의 발자취를 거울삼아 세계를 무대로 우리의 역량을 펼치고 글로벌 ‘TOP 3’ 핵연료 주기회사 달성을 위해 다시 한 번 도약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원전연료는 올해 신정부 출범 원년을 맞아 국가 에너지 정책방향을 예의주시하며 그 정책방향에 맞춰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나아가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첫째, 신규 사업의 성공적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향후 30년을 좌우할 대규모 신규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핵연료 제3공장 증설은 기본설계를 완료하는 동시에 제조장비의 발주를 준비해야 하며, 신규부지 조성공사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둘째, 원천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매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원전연료는 고유 핵연료인 HIPER17을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함에 따라 올해 시범집합체 제조 및 안전성 평가를 수행할 계획이며, 2010년 개발을 완료한 HIPER16은 1주기 노내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2주기 연소시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종의 고유 핵연료를 확보함에 따라 원전연료는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 아무런 제약 없이 우리 고유의 핵연료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완전하게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고유의 노심설계코드에 대해 연초 대부분 최종 인허가를 획득함으로써 원천기술 확보에 큰 획을 그었으며, 올해는 실설계 적용 및 상용설계에 적용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원천기술의 확보는 핵연료의 수출제약을 해소하는 동시에 향후 회사의 생존을 좌우할 중요한 역무인 만큼 지속적인 연구개발은 물론 확보된 원천기술의 실용화 및 업그레이드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셋째, 신규수익 창출을 위한 해외수출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원전연료는 2002년 핵연료 부품을 첫 수출한 이래 꾸준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해 80억원에 달하는 해외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대폭 향상된 150억원 이상의 해외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독자적으로 노력하여 거둔 성과이기에 그 의미가 크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이 성공하게 되면 향후 원전연료의 해외매출은 대폭적으로 향상되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간적으로도 오래 걸리고 또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해외사업은 무한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원인 동시에 해외에 원전연료의 기술과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인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신규 수익원 창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점을 두고 나아가야 할 방향은 = 원전연료의 비전은 글로벌 ‘TOP 3’ 핵연료 주기회사입니다. 현재는 프랑스의 아레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러시아의 TVEL사에 이어 4위 수준에 있습니다만 최종목표는 글로벌 ‘TOP 1’이 되는 것입니다.

글로벌 회사 평가기준은 회사의 규모, 기술력, 경영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평가하는데, 그동안의 노력으로 세계적인 회사들에 거의 근접했다고 자부합니다. 글로벌 선진경영시스템의 구축, 인재양성 강화, 독자기술로 개발한 설계코드와 고유 핵연료 개발 등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서 국제경쟁력을 공고히 했으며, 가돌리니아 함량측정법의 국제규격 채택으로 세계적으로 기술을 인정받았습니다. 또 세계 핵연료 회사를 대상으로 한 연료 손상률 조사 결과에서도 선진 수준임을 입증 받았습니다.

다만 생산능력 부분에서 세계적 회사에 조금 부족한 만큼 국내 공급과 해외수출에 대비해서 현재 추진 중인 제3공장 건설을 통해서 연간 95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는데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서도 그동안 축적한 튜브 제조기술을 활용해 전열관 국산화를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소재산업의 국산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현재까지 진행된 핵연료의 국산화 현황과 향후 방향은 = 원전연료는 설립 초기인 1985년 외국사로부터 경수로연료 설계 및 제조기술을 도입하고 1989년 최초로 국산 핵연료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국제경쟁력 확보 및 국내 원전의 안전성 및 발전성능 향상을 위해, 상용기술 자립기를 통한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 축적된 설계 및 제조기술과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 연료보다 열적성능이 10% 이상 향상된 한국표준형 원전용 개량연료와 웨스팅하우스형 원전용 개량연료를 개발해 2006년과 2008년부터 각각 상용공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량 핵연료의 경우 외국사와 공동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국내 사용에는 문제가 없으나 해외에 수출할 경우 제약사항이 존재하고 공동 개발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추진하게 된 것이 ‘X-Gen 프로젝트’와 ‘X2-Gen 프로젝트’입니다.

원전연료는 2005년부터 해외진출에 제약이 없는 원천기술을 독자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고유 핵연료인 HIPER17을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함에 따라 올해 시범집합체 제조 및 안전성 평가를 수행할 계획이며, 2010년 개발을 완료한 HIPER16은 1주기 노내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2주기 연소시험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원전연료는 우리 자체기술로 고유 핵연료를 개발함과 동시에 운전에 필요한 노심설계코드 부분의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막대한 기술료에 대한 절감효과는 물론 해외수출의 제약요건을 해소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원천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매진함으로써 활발하게 해외시장을 개척할 계획입니다.
 
◆ 해외진출 성과 및 현재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례가 있다면 = 원전연료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원자력회사인 NuScale Power사로부터 1000만불 이상 규모의 중·소형 원자로(SMR)용 핵연료 개발 용역을 수주한 바 있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원전연료는 2017년까지 뉴스케일파워가 개발하고 있는 4만5000kW 규모의 SMR에 들어갈 핵연료에 대한 설계 및 지원, 자문, 미국 정부 인허가 획득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계약규모도 막대하지만 원전 선진국인 미국에 하드웨어가 아닌 원자력 소프트웨어를 수출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으며,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한국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을 받았다는데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SMR은 아직 상용화 전 단계에 있는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SMR 등 전 세계 중소형 원자로는 2050년까지 1000기가 건설될 전망이며 3500억 달러(약 385조원)에 이르는 시장 규모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이 SMR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핵연료 핵심부품의 해외수출은 물론 중국의 SNZ사와 400만 불에 달하는 핵연료 서비스장비와 기술을 국제입찰을 거쳐 수주했으며, 핵연료 피복관 제조기술 국산화에 이어 미국에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2009년 말 한전 컨소시엄이 수주한 UAE 원전용 핵연료 공급도 원전연료가 담당하게 되는데 차질 없이 준비해 2016년 말부터 공급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원전연료는 원자력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국산화 과정을 거친 후 개량연료 개발과 원천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일련의 기술발전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풍부한 인적자원과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발전 과정의 노하우는 새로 원전을 도입하고자 하는 국가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해외진출 시 원전연료의 강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 취임 후 현재까지 추진한 조직개편 현황은 = 1982년 회사가 설립되고, 초창기 핵연료 제조기술 국산화와 본격적인 핵연료 생산이 시작되면서 한꺼번에 많은 경험인력들과 신입사원들을 채용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성공적인 핵연료 제조기술 국산화에는 성공했습니다만 회사의 규모가 오랜 기간 확장되지 못했고 또 10년 동안 신입직원 채용이 거의 없으면서 인사적체 등 인력관리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내 원전의 증설과 UAE 원전 수주, 회사의 신규사업 추진으로 조직이 커지고 최근 인력이 증가하게 돼 상당부분 인사적체가 해소됐고, 4~5년 뒤면 1세대 인력들이 퇴직연령에 도달하기 때문에 현 추세면 수년 후 선순환적 인력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임한 이후의 조직개편은 최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업무가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회사의 기본임무인 안정적 핵연료 공급을 위한 제3공장 증설, 튜브공장 증설, 전열관 국산화 사업 및 신소재 개발 등 신규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사장 직속으로 신규사업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사업의 성공적 추진 및 역량강화를 위해 해외사업단을 신설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글로벌 인재양성과 체계적인 직원 교육을 위해 인재양성센터를 설립하고 산하에 교수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물리적 방호 및 핵물질 운반 방호 강화를 위해 안전관리실을 신설함으로써 경영관리의 효율성을 기하고 각 부문으로의 원활한 사업지원이 가능한 체재를 구축한 것이 특징입니다.

◆ 원전의 안전성 논란에 대해 국내 유일의 핵연료 전문 기업의 CEO로서 특별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원자력은 첫째도 안전이고, 둘째, 셋째도 안전입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고, 경제성도 국가경제 기여도 논할 수 있는 것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성장 일변도에 있던 국내 원자력이 잠시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이면서 대용량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원자력의 안전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더욱 노력한다면 원자력은 국가 신성장동력원으로서 한 몫을 담당하여 앞으로도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원자력산업을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한데, 최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보장하는 기술력은 물론 국가 간의 정치·외교력 증강, 관련 법령의 정비, 원자력 수출을 위한 단일창구의 확보, 우수한 인재 확보 및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 등 인프라 구축도 절실합니다.

원자력발전을 위한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가 녹색에너지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굳혀갈 수 있도록 원전연료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세계는 지금 지구의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해 저지대는 침수되고 그린란드의 경작지가 넓어지는 등 지구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 사이 우리나라의 기온도 1.5℃나 상승했습니다. 이렇듯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를 막을 방법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기술력으로는 신재생에너지에 의해 값싸고 질 좋은 전력을 풍부하게 공급할 수 없다는 맹점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원자력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녹색성장을 위한 유일한 대안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초창기에는 기술이 없어 외국기술을 수입했습니다만,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국산화를 거쳐 이제는 세계적인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술 선진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있었기에 UAE 원전 수주와 같은 쾌거도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원자력 기관 종사자들도 원자력의 국산화를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던 원자력발전 초창기의 결연한 사명감을 견지해야 하며, 모든 것을 기본으로 돌아가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도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이 이어진다면 국내 원자력기술은 세계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할 것이며, 국가의 신성장동력원으로서 국가 경제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특별한 경영철학이 있다면 = 리더는 우선 전체 구성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이 역량을 성과향상을 위해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업무는 사장이 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장은 동기를 부여하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내가 먼저 나서서 실천하고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아울러 직원들의 사기를 앙양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과 배려 그리고 신뢰가 기업문화의 근간으로 정착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프로필 △1951 충남 부여 출생 △1982 경기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98 성균관대 경영행정대학원 경영학(석사) △2008년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벤처경영학(박사) △1987 한전 뉴욕지사 부장 △1998 한전 KEDO원전사업처 계약팀장 △2001 한전 진주지점장 △2003 한전 경영정보처장 △2005 한전 자재처장 △2007 한전 서울본부장 △2009 (사)한중일지역경제문화협회 회장 △2010~現 한전원자력연료(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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