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주)제니스텍 윤석열 대표이사

핵심 신기술-신제품 개발 용역 수행
SG 핵심은 표준화…적극 참여 필요


어려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누구는 쉽게 풀어나가는데 반해, 누구는 갈팡질팡 헤매는 경우가 있다. 바로 ‘핵심’을 파악하고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것이다. 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 산업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는 기업은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해당 분야의 강자로 떠오를 것이고, 아닌 경우엔 엉뚱한 곳에 우물만 파다 시원한 물맛도 보지 못하고 지쳐 쓰러질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어도 이를 실현할 기술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즉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과 이를 실현할 기술력은 그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 특히 이는 중소기업에 있어서는 필수조건이다. 전력IT 분야에서 이러한 필수조건을 갖춘 떠오르는 중소기업이 있다. 최근 떠오르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에 있어서도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 주인공인 (주)제니스텍 윤석열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주)제니스텍은 2002년 설립된 산업자동화 및 전력IT 분야 특화 기업이다. 설립 초기 자동화 분야, 특히 시스템 개발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오다 2004년부터 변전소자동화 사업을 시작으로 전력IT 분야에 참여했다.

제니스텍의 사업영역은 자동화 시스템, 네트워크, 프로토콜 변환장치, 핵융합제어시스템, RTU?DCS, 변전소제어시스템, 발전소용 삼중화 터빈제어시스템, 통신변환장치, 전력SCADA시스템 개발 등 매우 다양하다. 스크린도어 제어시스템도 제니스텍이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분야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그리드 분야로까지 발을 넓혔다. 분산전원 제어-변환장치 개발, IEC61850 기반 변전소-EMS 연계장치 개발 등 핵심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제니스텍은 설립 후 주로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 용역을 주로 수행해 왔다. 제니스텍이 지금까지 함께 한 기업이 한전 전력연구원, 포스코, 포스코ICT, 두산중공업, 한전KDN, 현대중공업, 효성, LS산전 등 굴지의 대기업인 것을 보면 그 기술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감히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법 한데, 윤석열 대표이사를 비롯해 최고의 기술진들이 참여해 완벽하게 용역을 수행해 냄으로써 10년이 넘게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이처럼 신기술-신제품 개발 용역 사업을 주로 수행하는 방식의 사업 방향에 대해 또 하나의 상생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시스템 전체를 단독으로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이에 대기업은 전체를 관리하고, 그 핵심기술은 중소기업이 담당하는 것도 대-중소기업간 상생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윤 대표는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다고 한다.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자체 기술력을 꾸준히 확보해 나가고, 그 기술력이 어느 정도 쌓인다면 독자적인 사업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것. 그리고 제니스텍의 경우 독자적 사업영역은 스마트그리그가 될 것이라고.

“기술력만 있으면 언제든지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아직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경우 아직 시작 단계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기에는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부흥 단계로 접어들었을 때 충분히 참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윤 대표가 이처럼 기술력에 대해 자신하는 것은, 비록 제니스텍이 중소기업이지만 타 국내 기업보다 4~5년 정도는 선행해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데 있다. 즉 그만큼 향후 시장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윤 대표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은 전력 인프라 기반위에 정보기술을 융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스마트그리드는 통상적으로 정보 인프라만 있으면 된다는 개념인데, 이는 무리가 있습니다. 전력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된 다음에 부가적인 서비스들이 부합돼야 본 사업 모델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표는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하면서 기술 등 모든 사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즉 이젠 인포메이션 기술에 적합하도록 바뀌어야 하는데, 그에 걸 맞는 인프라가 구축이 돼야 그 위에 지붕을 씌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그리드는 그동안 인프라를 구성했던 물리적 디바이스들을 버츄얼(가상) 클래스 개념으로 옮겨 놓는 것인데, 여기서 클래스는 바로 표준화 개념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IEC 61850, IEC 61970 등의 개념 자체가 클래스를 표준화시키는 것입니다. 즉 개체를 논리적으로 표준화 시켜, 인프라 어디든지 갖자 붙이기만 하면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정 반대로 가고 있다고 윤 대표는 지적했다. 어떻게 보면 표준이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그에 대한 참여는 미흡한 반면, 당장 사업성만 보고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윤 대표는 어느 무엇보다도 표준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우리나라에 적합하고, 훌륭한 전력IT 제품을 만들어도, 국제표준과 부합하지 않는다면 결코 해외로 진출할 수가 없다는 것.

“정부에서 표준화를 이끌고 나아 갈 수 있는 표준화 R&D 핵심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그 핵심인력들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그게 기본이 안 되면 표준화는 의미가 없습니다.”

윤 대표는 지금 어느 정도 표준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는 했어도, 아직도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커리큘럼 자체가 없다며, 표준화 작업에 연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하루 빨리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소위 먹을 것이 한정돼 있습니다. 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표준 기반의 제품을 만들고, 이를 갖고 우리나라에 적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그럼 제니스텍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스마트그리드의 ‘허리’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변전소 분야는 IEC 61850 기반으로, EMS 분야는 IEC 61970을 기반으로 구성이 돼 있어 상호간 정보모델 융합이 안 되고 있다며, 융합 모델을 만드는데 제니스텍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이러한 통합 모델을 만드는 국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이러한 기술 개발 등이 어느 정도 성과에 오른 2015년이면 독자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윤 대표는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서 인정받는 제품을 중심으로 개발에 초점을 맞춰 해외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절대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조금씩 탄탄히 기반을 다지면서 앞으로 나아가 독보적인 기술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윤 대표는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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