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 현물시장 발달·투기자금 유입 등이 원인
IEA·IAEA 등 2030년까지 원전 70% 증가 전망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로 우라늄 가격이 약 10%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김진우)이 발행한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전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TMI 및 체르노빌 사고가 우라늄 가격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으나 후쿠시마 사고는 10%대의 가격하락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후쿠시마 사고가 국제 우라늄 가격을 다소 이완시킬 가능성은 있으나 큰 하락의 유발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원전 사고의 발생은 우라늄 가격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해왔다. 1979년 3월 미국 TMI 사고 당시 파운드당 U3O8 가격은 43.25달러에서 12월 40.75달러로 5.7% 하락했다.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1986년 4월에는 17.25달러에서 12월 16.65달러로 0.6% 하락했다.

일본 원전사고가 발생한 올 3월에는 63.5달러에서 8월현재 50.7달러로 20%나 하락했다.

에경연은 일본 원전사고가 우라늄 시장에 미친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은 현물시장의 발달, 투기자금의 시장참여 등에 주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원유가격의 하락에 따른 가격동조화 현상도 상당부문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서부텍사스 중질유는 3월 대비 16% 하락했다.

일별 우라늄 가격은 후쿠시마 사고일인 3월 11일 파운드당 67.75달러에서 5일후인 3월 16일 60달러(26.2%↓)까지 하락했으나 3월22일에는 60달러(20%↑) 대로 회복했다. 이는 결국 사고일 대비 11.4% 하락에 해당한다. 이후 8월까지의 가격하락은 원유 등 1차 상품 가격의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망했다.

■ 각국 원전 정책 축소 또는 유지 =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전사고는 원전에 대한 반대여론을 크게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영국, UAE 등은 원전에 대한 지지가 향상 또는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아사히신문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74%가 원전의 단계적 폐지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20%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반면 영국의 경우 BBC에 따르면 원전의 혜택이 리스크를 능가한다고 답한 비율이 지난해 38%에서 올해 41%로 증가했다. 또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지지율도 2005년 9%에서 23%로 향상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AE의 경우도 85%가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폐지 및 신규 건설 중지를 결정했다. 독일은 운영중인 17개 원전 2만339㎿를 2022년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스위스는 신규 원전건설을 중지하기 결정함에 따라 2034년까지 기존 6개 원전이 모두 폐지돼 운영되는 원전이 전무하게 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 6월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94%가 새로운 원전프로그램 착수에 반대했다.

기타 국가는 원전의 안전성 강화 등을 강구하고 있으나 명시적으로 폐쇄를 결정한 국가는 없으며 많은 국가가 기존의 원전계획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신임 노다 총리가 정지중인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나 장기적으로 원전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할 것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현재 에너지기본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신규 원전 승인을 보류하면서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안전기준 강화 후 원전건설이 본궤도에 올라 2020년 원전 시설능력이 당초 계획 수준과 유사한 60~70GW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2020년 원전 목표는 2007년 40GW로 책정했으나 지난해 80GW로 조정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 2030년 200GW, 2050년 400~500GW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초 현재 30GW가량이 건설중에 있다.

최근 스페인은 원전 2기의 수명연장을 허가했으며 남아공은 신규로 6기의 원전(9.6GW)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인도 싱 총리는 기존의 원전확대 계획을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日 원전 사고 영향 판단 아직 일러 = 지난달 발표된 WNA(World Nuclear Associa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원전시설 용량은 지난해 364GW, 2015년 411GW, 2020년 471GW지만 2030년에는 614GW에 달해 현재보다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일본, 독일 등의 원전폐지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에너지 수급여건은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이 향후 원자력의 역할을 결정짓는 중요한 국가들이나 중국, 인도, 한국, 영국 등은 신규 원전건설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AEA는 2030년 가동 원전 규모가 현재보다 50~120% 증가한 545~803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전년도 전망치보다 다소 낮은 것이나 일본, 독일 등의 원전 폐지와 여타 국가에서의 건설 지연을 감안한 것이다.

IEA는 지난 6월 발표한 세계에너지전망(World Energy Outlook 2011)에서 원자력 수요량이 2035년까지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보다 6% 낮은 수치다.

미국 EIA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에너지전망(International Energy Outlook)에서도 원자력 소비량이 2030년까지 7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IA는 세계 원자력 소비량은 연평균 2.4%씩 성장할 전망으로 특히 중국 및 인도는 연평균 10%대의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경연측은 “향후 원전 건설이 다소 위축될 가능성은 있으나 대규모적인 축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원전이 에너지 공급의 안전성,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탄소배출 규제, 고유가에 따른 경제성 향상 등으로 대규모 에너지 수입 개도국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IEA, IAEA, WNA 등의 전망은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2030년까지 대체로 70% 내외의 원자력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며 “이는 2009년의 전망치보다 다소 낮으나 과거 20년간의 38% 증가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프랑스 아레바는 기존 원전의 안전성 강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등 국제 원전시장에서의 경쟁은 후쿠시마 사고 이전 예상보다 다소 심화될 것”이라며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할 수 있어 향후 각국의 원전관련 정책변화 및 여론추이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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