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전력연구원 송배전연구소 장병훈 부장
21세기, 하루가 새롭게 변화하는 생활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스마트'라는 세 글자는 더 이상  낯설은 단어가 아니다. 스마트폰, 스마트 TV와 같은 혁신적 제품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와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고, 이제는 스마트라는 단어를 빼고는 변화를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지고 있다.

전력산업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대표되는 혁명적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스마트그리드가 자리하고 있다.

교류송전계통과 같이 거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류송전계통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시스템적 속성을 개선하고 제어해 계통을 유연하고 안정하게 하는 기술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이 FACTS(Flexible AC Transmission System, 유연송전시스템) 이다. FACTS가 전력계통을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서 수행하는 역할을 분류하면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전력계통에서 발생하는 고장파급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병렬형 FACTS의 대표적인 설비인 SVC와 STATCOM 등의 설비는 전력계통 고장시 무효전력을 순간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FACTS 설비가 적정한 무효전력을 평상시 운전상태에서 확보하고 있다면, 전력계통 고장에 따른 전압붕괴로 인한 광역정전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전력계통 운전효율을 향상 시킬 수 있다.

FACTS 설비는 앞서 소개한 SVC와 STATCOM과 같은 병렬형 타입과 TCSC, BTB(Back to Back)와 같은 직렬형 타입, UPFC와 같은 직병렬 혼합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FACTS 설비를 적정개소에 설치시 조류 제어를 통해 송변전 설비의 이용률을 향상시킬 수 있고, 적정 무효전력 확보에 의한 전압안정도 향상으로 융통전력 여유를 증가시켜 혼잡비용의 저감을 통해 전력계통 운전효율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셋째, 신재생에너지원을 안정하게 전력계통에 연계시킬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원은 태생적으로 외부환경(자연조건)의 영향을 극복하기 어려워 발전력이 불규칙하고 전력품질의 신뢰성 또한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FACTS 설비의 하나인 BTB 설비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원의 유효전력과 무효전력을 제어함으로써 역률 및 전압변동률 향상 시킬 수 있다. 또한 FACTS와 ESS(Energy Storage System, 전력저장시스템)를 결합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불규칙한 발전력을 극복할 수 있다.

한전에서는 FACTS의 이러한 이점을 국내 전력계통에 적용하기 위해 스마트그리드 개념이 적용되기 휠씬 이전인 2000년부터 FACTS에 관한 R&D를 적극 수행했으며, 그 결과 2003년 4월 154kV 강진변전소에 80MVA UPFC를 설치했다.

2009년 9월에는 한전 전력연구원과 효성이 공동으로 국산화 연구개발을 통해 345kV 미금변전소에 345kV 100MVA STATCOM 설치해 실증운전 중에 있다. 100MVA STATCOM은 평상시에는 자동으로 적정 무효전력을 공급해 계통전압을 적정 범위로 자동제어하며, 수도권 계통 고장시에는 순동무효전력을 공급해 전압붕괴를 예방한다.

2011년 1월에는 신재생에너지원의 전력계통 연계를 위해 제주도 154kV 성산변전소에 20MVA BTB STATCOM을 설치해 운전 중이다. 성산 20MVA BTB STATCOM은 10MVA STATCOM 2대를 직렬로 연결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인 행원풍력과 계통을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해 풍력발전의 역률 개선 및 전압변동률 저감함으로써 전력품질 및 신뢰도를 향상시킨다.

국내 전력계통에 FACTS 설비적용이 확대되면서 FACTS 설비들 각각의 독립운전 뿐만 아니라 협조운전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한전에서는 다기FACTS 협조운용시스템(MFCS)을 2011년 1월부터 한전 본사에 설치해 운전 중이다. 다기FACTS 협조운용시스템은 PNA로부터 실시간 전력계통 데이터를 제공받아 계통을 해석한다.

이후 수도권에 설치된 양주, 동서울변전소의 SVC와 미금변전소의 STATCOM의 각각의 운전점(Vref, Qrev)값을 제공해, 계통에서 필요로 하는 적정 무효전력예비력을 각 FACTS 설비가 확보할 수 있게 협조운용 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적정 순동무효전력 확보로 수도권 계통의 전압안정도가 향상돼 융통전력을 증가시킬 수 있고, 수도권 고가의 발전기발전량을 줄여 비수도권의 저가발전기를 더 발전함으로써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력계통이 보다 스마트해지기 위해서는 FACTS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은 필수적이다.

앞으로 FACTS 기술은 대용량화, 다기의 FACTS를 초고압 전력계통 적용 협조제어 운용하는 기술, 전력거래체계와 연동된 대규모(MW급) 전력저장장치 SPMS(Smart Power Management System) 기술로 발전돼 나갈 것이라 판단된다.

FACTS의 발전된 기술이 스마트그리드 기술과 결합돼 전력계통의 생명을 불어넣을 때 국내 전력계통의 스마트그리드화는 보다 앞당겨 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 345kV 100MVA STATCOM(미금변전소 설치)
▲ 20MVA BTB STATCOM(154kV성산변전소 설치)

한전 전력연구원 송배전연구소 장병훈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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