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설비진단센터 송변전팀장 김병헌
전력수요가 급성장하던 1980년 이후에 설치된 송변전설비가 30년 이상 장기간 사용으로 노후화가 가속돼 가고 있다.

하지만 전력수요 성장 둔화 등으로 전력설비의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송변전설비 고장이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져 국가 산업계에 사회적 비용 손실을 유발하는 등 정전에 따른 파급 영향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어 유지보수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송변전설비 유지보수와 관련해 한전은 전통적으로 규정된 주기에 따라 기기를 점검하는 방법인 TBM(Time Based Maintenance)을 택해왔으나, 이 방법은 투자한 자원에 비해 효과가 적고 점검 수행이 또 다른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최근 전력IT 발전에 따라 송변전설비의 상태를 감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진화된 유지보수 방법인 CBM(Condition Based Maintenance) 방법을 접목해 적용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력설비에도 설비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설비보전 방식인 설비의 각 부품 단위별로 고장 해석 및 성향 분석을 통해 부품의 교체 및 진단 시기를 사전에 판명하는 설비 보전비율의 극소화와 활용성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법인 RCM(Reliability Centered Maintenance) 방법을 도입해 설비의 과거 운전이력 정보를 근거로 설비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점검 계획을 수립하는 유지보수 방법으로 발전시켜 최적의 유지보수방안의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국내의 송변전설비 예방진단 기술을 발전시키고 최적화해 미래의 Smart-Grid 전력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로 진단분야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첫째, 송변전설비 진단 기술 향상을 위한 기술역량 집약 및 콘트롤 타워 역할이 필요하다.

산·학·연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술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면 진단기술 향상은 물론 세계 최고의 진단기술 확보가 가능하다.

학계에서는 진단의 이론적 기술 요소들을 정의하고 발굴하며, 산업계에서는 진단이론을 바탕으로 장비를 개발하고, 유저(한전)는 개발 장비를 활용해 현장에서 이상 상태를 진단하고 진단결과를 사례별로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장비의 취약점을 도출해 측정결과와 함께 산·학·연에 피드백 함으로서 장비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순환 구조의 협력관계를 형성한다면 진일보한 진단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현재 활동 중인 설비진단센터와 학계, 진단기업, 연구소 등이 하나의 구심점인 설비진단연구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이 요구된다.

둘째, CBM 기반의 기술 최적화를 위한 노하우 축적이다.

한전은 송변전설비에 CBM 진단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왔으며, 현재 적용 중인 시스템들이 여러 종류가 있다. 현장 데이터 취득을 위한 변전소 예방진단시스템, 지중선로 PD진단 시범 시스템 등 온라인 시스템, 변압기 절연유 가스 분석, GIS PD 및 가스 성분 분석, 전력기기 열화상 및 열화측정, OF 케이블 절연유 분석 등 온-사이트 및 오프-라인 분석장비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측정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을 구축되고 있다.

또한 CBM 기반의 기술 최적화를 위해 변전설비 건전도 평가 시스템 등 건전도 요소를 적용하는 시스템들이 구축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시스템에서 측정된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에 대한 평가 요소를 발전시켜 구축된 알고리즘을 최적화 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셋째, RCM 기반의 진단 요소기술 개발 및 최적화하는 것이다.

RCM은 종래의 시간 기준의 예방정비 결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생겨난 정비관리 기법으로 사전에 부품 단위로 기능 고장 해석, 고장모드 영향 해석을 실행하는 등 정비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즉, 시스템을 좋은 기능을 갖춘 상태로 가장 중요한 기능에 관리의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 향상, 부품고장 예방, 불필요한 정비 제거로 비용절감 등의 목적이 있다.

기존의 예방정비 위주의 유지보수는 과잉정비로 인한 비용의 낭비요소가 많고 부품이나 정비 주기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신뢰성 개념의 정비 체계를 갖춰야 한다.

시스템의 고장 내용이나 부품의 교환 등 정비내용을 정확하게 기록·유지해 그 자료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정비정책에 반영해 감으로써 안전성 확보, 가용성 향상을 보장하는 신뢰성 개념의 정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RCM 분석을 위해서는 먼저 고장영향에 따른 치명도 분석(FMECA, Failure Modes, Effects and Criticality Analysis)을 통해 안전성과 신뢰성 분석을 실시해야 한다. RCM 기반의 유지보수 적용을 위해서는 요소 부품들에 대한 FMECA 분석을 통한 수명평가를 기반으로 최적의 유지보수 방법(진단, 교체 등)을 도출해 최적화해야 한다.

송변전 설비 전체에 RCM 기반 유지보수 방법으로 추진하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나, 우선적으로 MTR, GIS 등 주장비에 대해 부분별로 현재 도출된 기술을 기반으로 요소 진단기술을 병행해 진단기술을 하나씩 발전시키면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설비의 요소 부품에 대한 수명평가 등을 병행해 발전시켜 나간다면 효과적으로 최종 목표를 단축해 달성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진단장비와 알고리즘을 최적화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도출하는 진단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이제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급변하는 디지털 IT기술과 광센서 등 센서 기술을 접목해 세계 최고의 진단 시스템 구축을 한 축으로 발전시겨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전력IT 기술을 접목한 실시간 진단기술로 최적화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기술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디지털 IT 기술 접목은 필수적이다. 시스템 기술, 센서 기술, 응용 알고리즘, 진단 노하우 등을 국제 표준에 맞는 기술로 접목하고 하나의 통합된 기술로 융합하며 RCM 기반의 최적 알고리즘을 탑재해 최고의 기술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이 기술 향상을 위한 마음으로 하나가 돼야 가능할 것이다. 또한 진단부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열정을 가지고 각각의 역량을 집중하고 연합해야 세계 최고의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다.

기본 바탕은 이미 준비가 됐고, 출발도 됐다. 각자가 열정을 가지고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진단기술이 미래의 세계 전력시장을 선점하고 이끌고 나가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한전 설비진단센터 송변전팀장 김병헌

▲ 변전분야 RCM 연계 최적 설비보전 기능 구조.

▲ 지능형 건전도평가 시스템.

▲ 스마트그리드형 진단 시스템 체계도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