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기조합 이 재 광 이사장

 발주물량 줄면서 전기계 중소기업 심각한 위기 맞아
“이해 가지만 협력업체가 최소한 살아남을 수 있게…”
해외진출 위해 현지법인 설립 등 다양한 정책 추진
소액·공동브랜드 수의계약 범위 확대 조만간 결론

지난해 9월 28일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에 취임한 이재광 이사장의 행보가 어느덧 1년을 넘겼다. 전기계 중소기업들의 맏형인 전기조합의 수장으로서 조합원사들의 먹거리 창출과, 권익보호를 위해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닌 1년이었다.
그동안 이재광 이사장은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위해 현지법인 설립 사업을 추진하고, 공동브랜드도 전국 조합 중 처음으로 등록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들을 일궈냈다. 무엇보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진정 원하는 바를 해결해 줄 성과들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전기조합 이재광 이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베트남 공업단지 설립 추진

전기조합 이재광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선거 당시 △소액수의계약제도 개선 △공동브랜드사업 활성화 및 조합 참여 유도 △맞춤형 컨소시엄 추진 △기술·교육지원시스템 및 해외진출지원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러한 이 이사장의 공약은 한 마디로 조합원사들의 ‘먹거리 창출’로 집약된다. 그리고 이 이사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1년여의 기간 동안 전기계 중소기업들이 진정 먹고 살 수 있는 활로를 찾는데 주력해 왔다.

특히 이 중 이 이사장이 주력한 분야는 해외 진출이었다. 이 이사장은 “내년 상반기 중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필리핀의 경우 한전과 전기조합이 공동으로 절연화 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우선 첫 번째 사업에 대해 무료로 시행하되 한전에서 자재를 사서 진행해 줄 것과, 한 번으로 끝나서는 안 되기에 필리핀 정부가 보증을 서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한다. 이 이사장은 이번 사업이 진행될 경우 국내 개폐기, 변압기 업체들의 진출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의 경우엔 좀더 스케일이 크고, 구체적이다. 이 이사장은 “베트남 현지에 국내 전기계 중소기업 10~20개사가 공동투자 해 공업단지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돌아다니는 영업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판을 펼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국 것을 직접 들고 동남아로 갔을 경우 중국산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또 유럽의 선진업체와는 기술력·브랜드파워에서 밀리는 점을 감안하면 공업단지를 현지에 설립해 생산하는 것이 가격을 낮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적합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현재 제안서를 꾸미는 중으로, 완료되면 공업단지에 한전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며, 베트남전력청에도 지분 10~15%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베트남전력청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이라는 인식을 줌으로서, 추진 사업에 우리의 자재를 구입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이번 현지 공업단지 설립의 경우 한전, 중소기업중앙회, 전기조합, 중소기업이 함께 진출하는 경우로, 정부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의 표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에 정부에도 자금 지원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액수의계약 범위 확대도 추진

이와 함께 이 이사장은 소액수의계약 범위도 조만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이사장은 “단체수의계약까지는 힘들지만, 소액수의계약의 경우 현행 5000만원에서 2억1000만원까지 범위를 넓히는 부분에 대해 정부에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50인 이하 소기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그래도 최소한 연구개발에 노력하고,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내려는 소기업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이 이사장은 말했다.

아울러 공동브랜드제도의 경우에도 전기조합이 전국 600여개 조합 중 가장 처음으로 등록을 했는데, 현재 수의계약 금액이 2억원인 부분을 10억원까지 증액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MAS(다수공급자계약)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데, 이 제도의 경우 1년 이내에 실적이 없으면, 등록이 취소되는 불합리한 조건이 있다”며 “현재 물량이 나오지도 않는데, 등록이 취소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에 개선해 줄 것을 조달청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발주 물량 늘려야

현재 중소기업들의 실질적인 애로사항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이사장은 단연 일거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문제는 다른 제조업보다 전기계 중소기업들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 이사장은 “한전 등 공공기관에서 일거리를 많이 만들어줘야 하는데, 지금 전혀 그렇지 않다”며 “공공기관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아니지만, 협력 중소기업들도 좀 생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공공기관들의 발주가 줄면서, 지방 중소기업들의 경우 더욱 심각한 사태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이미 몇 개 중견업체가 부도가 났고, 몇 몇 업체들 역시 부도설이 나돌고 있을 정도라고. 이러다간 중소기업들이 들고 일어설 판이라고 이 이사장은 토로한다.

이에 이 이사장은 “중소기업들의 요구사항은 현금이 달라는 것이 아닌, 일거리를 달라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의 경우 중소기업들의 경영 악화 방지를 위해서라도 공공성을 좀더 강화해, 발주 물량을 늘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이 이사장은 정부, 국회의원 등을 만나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생협력의 표본을 보여준다

이처럼 전기계 중소기업, 특히 소기업들의 경우 극심한 경영난에 봉착하자 이 이사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광명전기의 경영방침도 바꿨다고 한다. 특히 자신이 전기조합의 이사장으로서 활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광명전기의 경우 중견기업으로서 소기업들하고 싸우는 그런 회사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즉 상생협력의 표본을 스스로 보여주겠다는 것.

이에 광명전기의 경우 차별화된 사업을 하자는 모토로 경영을 전환해 신사업을 개척하고, 판로도 해외로 적극 넓히는 전략으로 바꿨다고 이 이사장은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광명전기는 태양광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미국의 파워필름과 독점계약을 맺고, 휴대용 태양광 충전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의 경우 기존 태양광 모듈과 달리 자유자재로 휘거나 구부러지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고 총탄자국이 발생해도 발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주 기업과 계약을 맺고 소형풍력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UAE 원전 사업 참여 등 해외 지역에서의 포지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 이사장 선거 출마할 것

한편 내년 2월 실시될 전기조합 이사장 선거와 관련해 이 이사장은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이사장은 “지금까지 추진해 온 전략들이 1~2년에 마무리될 수 있는 단기적인 사업이 아닌 만큼, 그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조합의 경우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상당한 지위에 올라 있어야 하는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며, 내년에는 핵심조합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프로필 : ▲생년월일 : 1959년 3월 17일 ▲출신지 : 충남 홍성 ▲학력 △1978 대전 대성고 졸업 △1980 대전공업전문대학 전기과 졸업 △1987년 건국대학교 공대 전기공학과 졸업 △2009년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석사과정 ▲경력 △1982 광명전기 입사 △1994 한빛일렉컴 설립 △2003 광명전기 대표이사 △2007 한국전기산업진흥회 부회장 △2008년 (사)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이사 △2008년 (재)섬김 이사 △2008년 의료법인 의선의료재단 선한이웃병원 이사 △2009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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