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硏, 정보 전달·에너지관리 잠재력 주목
대기업 전략적 가격 인하…‘포지티브 섬’ 강조

‘광효율(lm/W) 향상과 가격 하락’이 지상 최대의 과제로 인식되는 LED조명 시장에 ‘LED 빛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LG경제연구원이 ‘LED조명 : 더딘 시장, 커지는 잠재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LED조명산업은 센서, 네트워크, 반도체 등의 다른 산업까지 이끄는 차세대 리딩 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어 LED조명의 숫자보다 그 잠재력의 발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보고서에서 LG경제연구원 김치헌 선임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는 정보 전달과 에너지 매니지먼트라는 LED조명이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시장이 주류로 부상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 LED조명 가격 급락 시기상조 = 지난해 ‘어떻게 고효율 100lm/W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LED 칩이 올해 1/4분기에 이미 150~200lm/W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 필립스가 최근 대형마트에 출시한 보급형 LED조명.

일본 도시바는 지난해 3월만 개당 1만엔(약 11만원)하던 7W급 전구형 LED 전구의 가격을 3개월이 지난 6월에 4000~5000엔(5~6만원) 수준으로 급락시켰다. 그러자 샤프, 파나소닉, NEC 등 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이 이 가격대에 맞춘 보급형 신제품을 줄줄이 발표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가격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도시바는 2015년까지 LED조명 사업으로만 연간 매출액 3500억엔(약 4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다른 업체들도 이를 뒤따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LED조명 업체 중 하나인 화우테크놀러지는 지난 2월 2만원 대의 초저가 보급형 제품을 발표하며 업계에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LED조명업체 중 하나인 루미텍도 자사의 세 모델에 2만원대의 판매가를 책정했다.
최근 글로벌 조명 업체인 필립스도 한국 시장에서 가정과 사무실에서 사용되는 백열등과 할로겐램프를 대체할 LED램프(4~6W)를 2만원 전후의 가격에 출시하면서 시장을 술렁거리게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필립스는 LED조명판매에 대해 내부적으로 큰 판매량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 초반부터 LED 조명이 기존보다 대폭 하락된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업 구조적인 자연스러운 변화라기보다는 아직도 LED조명을 선점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전략적 판매 정책 효과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그 이유로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고효율 LED칩의 대부분이 노트북, 모니터, LCD TV의 BLU 용으로 몰려 LED칩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조명용 LED칩의 가격이 단기간에 30~50% 정도로 하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 LED는 에너지 매니지먼트 속성 보유 = 빛의 제어는 에너지 제어이다. 그리고 빛의 속성을 잘 이해하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면서 에너지 절감을 유도할 수 있다. 이 때 LED조명은 에너지 제어에서 독특한 강점을 제공할 수 있다.

LED조명은 기존 조명과 다르게 에너지 제어가 매우 용이하다. LED조명은 형광등이나 백열전구에 비해 에너지를 투입량에 비례해 광량이 조절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LED조명을 제어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추가로 LED조명은 디지털 조명이므로 각종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가 용이하다. 유선 인터넷, WiFi나 Zigbee 등의 무선 통신 기술, 나아가 전력선통신 등을 통해 원격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LED조명은 단지 조명을 켜고 끄는 것을 넘어서 에너지 매니지먼트 솔루션과 결합되면서 LED조명의 큰 강점이 발휘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LED조명은 조명용 네트워크, 파워 컨트롤 솔루션 등의 개념으로 발전돼 단지 어두운 곳을

▲ 에너지 제어가 매우 용이한 LED조명의 특성을 이용, 수온을 색깔로 표시하는 LED 수도꼭지가 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밝히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LED조명 전문업체인 한성엘컴텍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국제 건축·조명 박람회 2010(LIGHT+BUILDING 2010)에서 디지털 조명제어 시스템(DALI: Digital Addressable Lighting Interface Control)을 선보이며 LED조명이 단지 기존 조명의 대체를 넘어 하나의 솔루션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글로벌 조명 업체인 오스람도 DALI 시스템을 통해 기존 조명이나 LED조명의 그룹별로 64개까지 주소를 할당, 로컬 디밍이 가능한 Flexible Lighting Management Solution을 제공하기도 했다.

◆ LED조명 산업, 변화 오나 = LED조명은 중장기적으로 ‘광효율 향상과 가격 하락’의 큰 흐름을 따라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오히려 LED조명이 가진 잠재력이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정보 전달과 에너지 매니지먼트시장이 주류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조명의 자유도가 높고 원가의 강점을 지닌 RGB LED가 조명에서도 보편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RGB LED는 각 색깔에 해당하는 각기 다른 색의 빛을 내는 두 개나 혹은 세 개의 LED칩들을 조합해 백색을 얻는 방법이다. 이 RGB LED는 LED BLU의 차세대 광원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칩 가격도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도 높고, 각각 칩마다 동작 전압의 불균일성, 주변 온도에 따라 각 칩의 출력이 변해 색 좌표가 달라지는 현상 등의 단점도 최근 많이 해결되고 있기도 해 향후 조명의 자유도를 향상시키는 핵심 부품으로 대중화가 예상된다.

둘째, LED조명이 센서와 네트워크 산업과 결합되면서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LED 조명만의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 LED조명산업은 조명 제조 산업이라기보다 에너지 솔루션 산업으로서의 성격을 띠게 되고, 이를 지원할 각종 소재·물질·반도체·센서·소프트웨어 등의 상류(Upstream) 산업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셋째, LED조명이 다른 산업과 컨버전스되면서 LED 조명이 점차 지능형 조명·컨버전스 조명으로 활발하게 확장될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LED조명이 센서, 네트워크,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등과 연결되고 이를 중앙에서 컨트롤하는 조명 제어시스템 및 소프트웨어가 접목되는 것이다. 상황이나 시간이나 전력요금에 따라 조명시스템이 자동적으로 LED조명을 조절하고, 나아가 외부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제품을 제어할 때 스마트폰의 지시가 LED조명을 통해 가전제품에 전달되는 등의 활동도 진행될 수 있다.

◆ LED조명은 포지티브 섬(Positive Sum) 게임 = LED조명은 기존 조명의 대체 조명으로 성장기의 시장이다. 그리고 LED조명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빛깔을 바꿀 중요한 변화 요인으로서 다른 IT 기술 및 에너지 기술과 접목, 현재 다 예견할 수 없는 많은 사용처를 가지고, 문화까지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

LG경제연구원측은 성장 시장인 LED조명 시장의 경쟁방식은 다른 업체를 무너뜨리면서 자사의 매출과 수익을 확대해야 하는 성장기 산업의 치열한 제로섬(Zero Sum) 경쟁 방식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다른 경쟁사와 동일한 제품을 값싸게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LED조명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리면서 높은 신뢰성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는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포지티브 섬’게임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아울러 LED조명산업은 센서, 네트워크, 반도체 등의 다른 산업까지 이끄는 차세대 리딩 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LED조명의 숫자보다 그 잠재력의 발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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