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기후변화 등 작년 트랜드 올해도 지속
무리한 정책 목표가 의욕을 높이는 기회 될 수 있어
에너지환경공학은 모든 학문이 융·복합화 된 결정체

국내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정책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가 당면한 에너지 환경 측면에서의 문제는 무엇일가. 아울러 2010년도 에너지 환경 분야 시장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신년을 맞아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국내에서 한 발 앞서 에너지환경 분야 대학원을 개설한 서울산업대학교를 찾아, 이수경 에너지환경대학원장을 만나봤다.

■ 국내외를 불문하고 현재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부·기업들의 기술 개발 방향과 정책 수립 방향은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비록 후발주자이지만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녹색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빠르고, 과감하고, 의욕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에너지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현재 에너지환경 분야가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고용창출, 투자확대 등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는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에, 기업들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무모한 목표 설정이라는 견해가 많은데, 과거에도 이러한 무모한 정책적 드라이브가 있었기에 우리나라 경제가 이만큼 발전했다고 봅니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이 오히려 의욕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 사실 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쓰는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및 방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에너지를 많이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설비 투자가 필요하고, 또 그만큼의 연료가 들어가야 함을 말합니다. 하지만 에너지가 낭비되는 부분을 줄인다면, 불필요한 생산을 줄일 수 있고, 당연히 자원을 절약함과 동시에 생산에 따른 환경 파괴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에너지절약기구의 도입 등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좀더 적극적인 홍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의 현실화가 중요합니다. 에너지 가격이 싸다는 것은 그만큼 과소비를 부추기게 됩니다. 국내의 경우 전기요금, 난방요금 등이 구조적으로 너무 싸게 형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은 소득이 높은 이는 비교적 싼 가격에, 소득이 낮은 이는 오히려 비싼 가격에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는 모순을 낳습니다.

예를 들어 도심지 중산층 이상이 많은 가정에서는 대부분 비교적 저렴한 도시가스를 사용하는데 반해, 저소득층이 사용하는 LPG, 등유 등은 가격이 훨씬 높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가격의 현실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 올 해 에너지 관련 시장의 화두는 무엇입니까. 또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해 스마트그리드, 기후변화협약 등이 굉장한 핫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올 해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결국 CO2 감소, CO2 포집기술, CDM 기술 등에 대한 연구가 지속될 것이고, 곧 현실화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기업들 역시 생존을 위해서라도 저탄소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입니다.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등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겠지만, 이 역시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에너지환경 분야는 IT산업 등과 달라서 순식간에 변화하는 분야가 아니라, 계속 수 년, 수십 년이 지나야 성과가 이뤄지는 분야인 만큼 지난해의 트랜드가 향후 몇 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에너지와 환경은 과거 서로 상반된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 공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관계에 와 있는데, 에너지와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 정의를 내려본다면. 또 에너지와 환경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질문처럼 과거에는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환경 파괴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에너지와 환경은 붙어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지금, 에너지와 환경을 별개로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기후변화 문제의 대두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화력발전 역시 발생 CO2의 저감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원자력발전의 포지션을 더 높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타 어떤 발전원보다 원자력발전의 친환경성은 우수합니다. 저탄소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원자력이 더 많은 위치를 찾지해야 하는데, 국민적 합의를 거쳐 더 늘려가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친환경적인 발전원에 대해 신재생에너지를 거론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실적으로 봤을 때 경제성이나 발전량을 보면 원자력을 따라갈 수가 없지요. 특히 원자력발전의 경우 이번에도 그 진가를 발휘했지만, 우리나라는 기술력, 건설능력, 운영능력 등 모든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출을 더욱 극대화 해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 요즘 들어 에너지공학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에너지공학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아울러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에너지공학은 전기공학과는 좀 다른 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융복합 학문의 결정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전기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건축공학, 경영학, 경제학 등 공학 분야뿐만 아니라 전 학문이 융복합 돼 새로운 영역을 접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는 하지만, 공대 기피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사람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분야 엔지니어에 대한 가치가 올라감을 의미하고, 이는 곧 다시 인재들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국내외 CEO들의 전공 분포도를 보면 공학 출신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만 봐도 곧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그리드, 녹색성장 등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전망이 밝은 만큼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지 않아도 관심은 저절로 생기게 돼 있습니다.

■ 서울산업대학교의 에너지환경대학원을 소개한다면.

지금 세계 각국은 에너지 생산 및 에너지 소비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 에너지 시장의 다양한 정보 수집 및 그 활용, 그리고 에너지 확보 및 그 사용 효율화 관련 정책 수립·이행에 국가 차원의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개발과 정책수립 및 집행이 적절히 이뤄지게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생산 및 보급, 신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정책 개발 관련 전문가의 양성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이고 국가적인 필요성에 의해 서울산업대학교에서는 에너지의 경제성 향상을 위한 기술력 및 에너지 정책 수립 능력을 갖춘 고급 에너지 기술 인력양성과 실무 중심형의 고급 환경기술 인력 양성을 목표로 2004년도 국내 최초로 에너지환경대학원을 설립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에너지환경대학원은 신에너지공학과, 에너지시스템공학과, 에너지환경공학과, 에너지안전공학과, 에너지정책학과, 나노아이티(NIT)공학과 그리고 가스공학과(계약학과)를 개설해 해당분야의 권위 있는 교수진을 구성하고 이 분들로 하여금 실무중심 고급기술 인력 양성교육 및 관련 분야의 연구에 최선을 다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산업대학교의 경우 공과대학 위주의 대학이기 때문에 에너지환경 분야에서도 선두주자로 나서 있음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현재 한전, 한수원 등 전력회사 고위 관계자들이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등 관심이 부쩍 높아진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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