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당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회사 만들겠다’는 신념 지켜
‘SIEF 2009’서 산업포장 수훈…제2의 도전정신 채찍이라 생각
신성장동력 발굴·해외진출 강화·과감한 R&D 투자 등 돋보여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기초이고, 기둥이다. 둘 다 탄탄하게 다져지고, 세워져야 거센 폭풍우에도 끄떡없는 견고한 집이 탄생할 수 있게 된다.

전력산업계에서 이처럼 기초를 탄탄히 하고, 든든한 기둥을 세운 기업이 있다. 지난 1955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황무지나 다름없던 전력산업계에서 ‘광명’이라는 사명을 갖고 탄생한 ‘광명전기제작소’.

광명전기제작소는 55년이 흐른 지금, 비츠로테크, 비츠로시스, 비츠로이엔아이, 비츠로셀 등 굴지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비츠로그룹’으로 우뚝 섰다.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과감한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이 땅의 전력산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창업주인 장순상 회장이 있었다. 중학교 시절인 창업초기 ‘살기 위해’ 일을 했다는 그이지만,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 노력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전력산업과 인연을 맺은 지도 55년이 다 됐다. 그동안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한 도전의 역사, 그 자체였다. 이러한 장순상 회장의 도전 정신은 27일 개막하는 ‘SIEF 2009’ 행사에서 최고상인 ‘산업포장’을 수훈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제 그의 도전사는 100년 앞을 보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장 회장은 항상 앞을 보지 현재나 과거를 보지 않는다.

본지 창간 8주년을 맞아 비츠로그룹 장순상 회장의 도전사와 경영에 대한 그의 확고한 신념을 들어봤다.  


“헝그리 정신으로 일했다”

▲ 비츠로그룹 장순상 회장.
“크게 공헌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전기업계에서 오래 근무한 것에 대한 개근상을 주시는 것 같아 쑥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비츠로그룹 장순상 회장은 이번 ‘SIEF 2009’ 행사에서 최고상인 산업포장을 수훈하는데 대한 소감을 말하며,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비츠로 그룹은 1955년 광명전기로 창업해 추후에 진공차단기와 같은 단품기기를 제조하는 광명기전(現 비츠로테크), 배전반 사업으로 발전한 광명전기(1995년 신원그룹에 매각, 신원그룹 부도 이후 현재 이재광 회장이 인수), 제어시스템 계통의 광명제어(現, 비츠로시스)의 3박자 구도를 50여 년 영위해 오면서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장 회장은 해외에 의존하던 전력기기들을 국산화하는 것이 국내 기업의 생존이며 국가 경쟁력으로 여기며 젊은 시절 추운 겨울에도 직원들과 언 손을 호호 불며 일하던 것을 생각하니 얼굴에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며 초창기 시절을 떠 올렸다.

“그 당시를 회상해 보면 그 때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는 것이 목적이었고 흔히 말하는 헝그리 복서 정신으로 일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에는 모든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어느 누구나가 열심히 일해야 내가 잘 살고 그래야 나라가 잘 산다는 신념으로 일했던 시기였습니다.”

특히 설립 당시에는 10년 후에는 돈을 얼마나 벌고, 20년 후에는 빌딩을 사겠다는 등의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단지 직원이 앞으로 얼마나 더 늘지 알 수 없었지만, 자기 회사의 식구라면 누구나 이 공장에서 평생을 먹고 살면서 꿈을 키워갈 수 있는 회사가 정말 회사라고 생각했기에, 그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장 회장의 말이다.

“회사라는 간판을 내걸고 출발을 하면 이미 사회의 한 부분이지 결코 사장 개인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이에 사장은 단지 조직의 구심점일 뿐이고 회사는 사회에 공헌하고 직원들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때 그 의미가 있지, 사장 개인의 배를 불리는 수단이 돼 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전의 사명처럼 ‘광명’이 사회와 직원들의 빛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선진기술 국산화가 성장 계기

다만 장순상 회장은 비츠로 그룹의 경우 그 당시의 선진 기술을 국산화 했던 것이 지금의 비츠로 그룹이 생기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도 기술 개발에 매진해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밑거름이 되고 있지만, 설립 초기 당시에는 업계에서도 우려를 많이 했던 기술개발과 설비 투자였다고 한다.

“그것이 현재의 비츠로 그룹과 제가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때는 지금과 같이 될 것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우리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했던 시기였기에 그렇게 도전했던 것 같고, 이에 산업포장도 세계 전력 시장에서의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열어가라는 제 2의 도전정신의 채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보다 ‘신의’와 ‘도전’ 중시

현재 비츠로그룹은 전력기기 분야로 고·저압 차단기 및 개폐기와 수배전반, 계전계측기 전문 업체인 비츠로테크, 전력기기 분야 중 절연물 및 전력 보호기기 분야인 비츠로이엔아이 등이 있으며, 자동제어시스템 분야에는 비츠로시스에서 DCS, SCADA, ITS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리튬 전지분야의 비츠로셀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외에 각 사업 분야에서 신성장사업으로 비츠로테크의 핵심 기술에 기반한 우주항공사업과 플라즈마 응용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굴지의 자회사들을 운영하는데 있어 특별한 경영 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순상 회장은 정직한 기술개발로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신의’와,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연구 활동을 통해 미래사회의 변화를 주도해나가는 ‘창의’가 기업 정신이자 비츠로 그룹의 근간을 이루는 경영철학이라고 답했다.

“기업의 목적은 ‘이익창출’이라고 합니다. 물론 정의로서는 맞지만 비츠로 그룹에 있어 우리만의 경영철학 및 정의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신의’와 ‘창의’입니다. 기업과 고객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며 이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사내외 고객에 대한 도리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고객이 원하는 가격과 제품을 제시하자는 것이 주된 경영방침이자 마인드입니다.” 

토끼같은 존재 되지 않겠다

장순상 회장의 경영마인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이다.

“국내 시장은 크지만 작기도 한 시장입니다. 국내 시장은 어느 정도의 한계가 도달했고 시장 발굴성에서도 세계 시장과 비교해 작은 시장입니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의 발전성도 있지만 비츠로가 더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기 만족에 빠진 ‘토끼와 거북이’의 토끼와 같은 존재라고 봅니다. 따라서 더 넓은 시장에서 비츠로를 알리고 시장 공략을 하는 것이 비츠로 임직원과 회사, 우리나라를 알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에 장 회장은 원천기술의 확보를 토대로 미주시장과 유럽 및 아시아 전 시장으로 해외거래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각 나라에 맞는 규격과 제반 사항들을 지속적으로 검토,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경쟁자가 세계 유수의 업체들로 이뤄져 있지만 비츠로 만의 원천기술을 토대로 한 특화시장은 거대시장으로 형성돼 있어,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행한다면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비츠로의 맞춤형 영업 전략이 곧 한국의 영업 전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매년 5% 이상 R&D 투자

장 회장의 말처럼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가는데 가장 큰 전제 조건은 바로 특화기술이다. 즉 특화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이에 장 회장은 창업 이래 해마다 매출액 대비 5%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왔다고 한다.

“제품경쟁력 및 원가경쟁력 없이는 시장을 선점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다른 사업이나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전력기기 시장의 제품변화는 최근 들어 고품질 및 저원가의 기능성 제품이 필요한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에 장순상 회장은 제품우위의 선진기업과 중국 등 저원가 수입품들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제품 구색력 및 원천기술을 토대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구색력 및 제품표준화를 확보하고, 설비투자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에 최대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비츠로 만이 아닌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든 기업들이 수행해 나가야 할 과제이며 의무라고 봅니다.”

끝으로 장순상 회장은 국내 전력산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장 회장은 세계 전력기기 시장의 경우 기능성 제품을 토대로 경쟁력 있는 선진기업이 안정된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 및 이해관계자에게 믿음을 주는 기업, 책임감이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존재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시장도 몇 개의 대기업군이 회사 및 제품의 인지도를 토대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수의 세계메이커와 경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세계 시장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며 피할 수 없다면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인적, 기술적, 원가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를 진행하다보면 중소기업의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도 진행되고는 있지만 정부의 지원은 미비한 편입니다.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은 특화기술에 한정돼 있고, 중소기업 세제지원도 줄고 있습니다.”

이에 이러한 정부지원이 연계돼 중소기업이 특화된 시장에서 선점을 할 수 있는 풍토가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 장순상 회장의 절실한 제언이었다.

= 프로필 =
△균명고등학교(現 환일고) 졸업(1964)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1973) △(주)광명전기 부사장(~1986) △(주)광명기전 사장(~1990.03) △(주)광명제어 사장(~1990.12) △(주)광명전기 사장(~1993) △광명그룹 부회장(~2000) △비츠로그룹 회장(~現)

△균명고등학교(現 환일고) 졸업(1964)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1973) △(주)광명전기 부사장(~1986) △(주)광명기전 사장(~1990.03) △(주)광명제어 사장(~1990.12) △(주)광명전기 사장(~1993) △광명그룹 부회장(~2000) △비츠로그룹 회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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