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지 보고서, 전력산업 성장 전략안 공개
녹색 기술 개발·상품화…해외 시장 선점해야
국내 산업 구조…통합과 경쟁 조화 이뤄야

전력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녹색 기술 개발과 더불어 시장 경쟁 및 규모에 적합한 산업 구조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글로벌 전력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녹색 성장 기술을 기반으로 수직 확장을 통한 통합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의견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정훈 의원은 최근 컨설팅 전문업체인 매킨지가 실시한 ‘글로벌 전력산업 비전 수립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연구 자료는 한전이 글로벌 유틸리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비전 및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의뢰한 용역 과제로, 한전은 이 연구 과제를 기반으로 지난 6월 스마트그리드 사업 분야를 강화한 2020 뉴비전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매킨지 보고서에서 공개한 한전의 비전 및 전략을 기반으로 국내 전력산업의 미래를 조망해 보고자 한다.

■ 글로벌 전력산업 동향

1980년대까지만 해도 글로벌 전력산업의 환경은 공공성을 위주로 한 정부 주도형태로 수직통합의 산업구조를 유지해 왔다. 아울러 석탄화력 위주로 하되 원자력발전 기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후 1990년에 들어서면서 민영화 및 시장메커니즘이 도입·확대되면서 소매, 발전 부문 신규 사업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가스복합발전의 비중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동시에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원자력 발전이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장경쟁과 규모의 밸런스를 고려한 실리적인 산업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즉 에너지자원의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저탄소 녹색 전력산업의 필요성이 급증하면서 원자력 발전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울러 국가별 전력산업 운영 형태 및 구조의 다양성이 인정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전력회사들은 수직, 수평적인 확장과 통합을 통한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EDF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전력기업으로 발전, 송전, 배전, 소매에 걸친 수직적 통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심지어 자회사인 EDF 트레이딩을 통해 안정적인 연료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기반으로 인접지역인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은 물론 미국, 남아프리카, 중국, 베트남 등 유럽 지역 이 외에서도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아울러 IGI 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등 가스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에너지 관련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 나감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발전 기술 개발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녹색성장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국내 전력산업 현황

국내 유일의 전력회사인 한전은 글로벌 리더 전력기업들에 비해 규모 및 수익성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해외매출이 미미하며 타 유틸리티 사업 진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시너지 창출의 한계성이 존재했다. 또한 글로벌 리더 기업들이 수직적 통합의 구조적 이점을 활용하는 반면 한전은 발전자회사에 대한 질적인 지배권 행사가 불가능한 구조이다. 이처럼 한전은 구조 및 규제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트렌드와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에 부응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녹색 기술 조기 상품화 관건

매킨지의 용역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녹색 전력산업을 선도하고 저렴한 전기의 지속가능한 안정적 공급을 위해 녹색전력을 성장 동력화하고 사업영역을 글로벌화하는 동시에 경영효율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이를 위해 △녹색 전력기술 R&D 강화 및 조기 상품화 △원자력발전 증대 △해외 사업 진출 확대 △에너지 자립 △발전부문의 기능통합 △경영효율성 개선 등을 실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가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녹색 전력기술 R&D 조기 상품화를 추진해야 한다.

석탄가스화 복합발전의 경우 2020년까지 석탄을 고온고압 가스로 전환·연소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열효율을 현재 35%에서 42%로 향상시키는 한편 탄소 포획이 용이하도록 개발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 전세계 50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IGCC 발전시장에 진출해 10% 이상을 선점하게 되면 연간 5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화력발전소 배출 탄소의 포획·압축·저장 기술을 개발해 IGCC와 연계에 동반 진출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2015년까지 충전용 고압 전력설비 및 급속 충전 설비를 개발해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전국적으로 구축하게 되면 2030년에는 연간 3조7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스마트계량기, 자동화 배전설비 등 기기 개발과 광대역 스마트 배전 시스템 설계·설치·운영 기술을 2017년까지 개발할 경우 수급 효율과 개선으로 소비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으며, 2030년까지 세계 스마트 배전 시스템 시장의 10%인 8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라 경제적인 원자력발전 증대를 위해서는 자체 재원조달 및 리스크 관리 방안을 구축하고 실행함과 동시에 전사적인 사업 추진 기구를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로 한전과 한수원이 유기적으로 통합해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해외시장 조기 선점 가능

매킨지는 이와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경우 2020년에는 화력발전의 경우 연간 1000MW급의 해외 IPP 지분을 추가함으로써 6조1000억원에서 10조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원자력의 경우 2~4기의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분 참여율에 따라 차이는 나겠지만 적게는 2000억원에서 많게는 4조3000억원까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수력발전의 경우 100MW급 이하 소규모 수력 발전 수주 및 10~20% 투자 지분을 가정했을 경우 1000억원 이하에 머무르지만 500MW 이상 대규모 수력 발전 수주 및 화력수준의 운영 지분을 가정할 경우 2조원 이상의 수익이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송배전의 경우에는 기술컨설팅 및 송배전 건설사업 수주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함께 석탄 25%, 우라늄 100%, 가스 10% 지분 확보하게 될 경우 50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며, 석탄 자주 개발율을 50%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8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송배전 자본 투자비 절감, 송배전운영비 절감, 송배전 운영 효율 개선, 발전운영 효율 개선 등 경영효율화를 통해 단기적으로 3000억원의, 장기적으로는 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자회사 기능통합으로 경쟁 나서야

매킨지는 녹색기술 개발 및 해외 사업 영역을 위해 규모의 경제가 구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전부문의 기능 통합 및 역량 집중, 전문성 강화를 통해 자회사간 소모적인 경쟁 최소화함으로써 비용절감은 물론 자회사간 소모적인 경쟁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발전연료 통합 구매를 통해 연간 2800~6300억원의 비용 절감은 물론, 연료 외 항목 비용에서도 20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장기적인 R&D 투자와 역량 집중을 통해 저탄소 녹색 전력 기술의 조기 개발 및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며, 설비투자의 통합으로 전력 수급에 부합하는 전사적인 건설계획 및 수립으로 투자의 완급을 조절할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전사적인 해외사업 전략 시행 및 사업위험관리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용이할 것으로 평가했다.

■ 전력산업 구조, 수직통합 제안

매킨지는 현 시점에서 녹색성장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전력자회사의 기능 통합이 적합하나,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시장 경쟁과 구조의 밸런스를 고려해 부분적 수직통합 및 점진적 시장경쟁체계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쟁을 극대화하는 복수의 민영 판매·발전회사를 설립하는 안 △판매, 송배전, 원자력을 통합하고 그 외 발전원별로 자회사를 설립하는 발전원별로 통합하는 안 △원자력, 화력, 신재생을 통합하고 그 외 분야에 대해 복수의 민영판매·발전회사를 두는 부분적 수직통합 및 점진적 시장경쟁안 △2~3개의 수직통합 전력회사를 두는 지역별 통합체제안을 제시하고, 방안별 장단점과 기대효과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저탄소 녹색화 정책, 규모와 경쟁의 균형, 성장의 축 다양화 및 한국의 특구성을 감안할 때 부분적 수직통합 및 점진적 시장경쟁 체제가 가장 적합하는 결론을 도출했다.

매킨지는 이 방안을 채택할 경우 발전, 송배전, 소매까지의 전력산업의 종합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 해외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인건비용의 절감으로 연간 2000억원, 연료 구매시 ‘바잉파워(구매력)’의 증대로 연간 3100~6000억원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R&D 통합으로 중복투자 등을 방지해 연간 1200~15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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