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協, 오는 25~28일 경주현대호텔서 개최
워크숍·논문발표 등 프로그램 다채롭게 진행

전력계 최대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2009 KEPIC Week’ 행사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경주현대호텔(경주 보문단지)에서 열린다.

올 해로 6회째를 맞는 ‘KEPIC Week 행사’는 KEPIC(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의 발행 및 관리를 주관하는 대한전기협회가 KEPIC의 전력설비 적용 활성화를 촉진하고 KEPIC의 국제화를 위한 국내외 관련기관 정보교류와 전력산업계의 화합과 협력을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번 행사 역시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전기협회가 주관해 ‘전력산업의 미래, KEPIC과 함께’라는 주제로 열리며, 정부, 산업계, 학계, 연구계 등 약 1000여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KEPIC은 전력산업 설비와 기기의 안전성과 신뢰성 및 품질확보를 위해 설계, 제조, 시공, 운전, 시험 및 검사 등에 대한 방법과 절차를 규정한 전력산업계 단체표준이다. 

KEPIC은 그 적용범위가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 송·변·배전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재료·설계·제작·시공·운영 및 유지보수·시험검사 및 품질보증에 필요한 기술적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초기에는 한전이 개발을 주관하다가 전기협회가 사업을 이관받아 1995년 초판을 발행하고, 5년 주기로 새로운 개정판을 발행하고 있다.

25일부터 열리는 이번 행사는 △기념식 △전문분야별 논문 발표 △KEPIC 인증업체 세미나 △원자력국제표준화 워크숍 △운영원전 KEPIC 적용 워크숍 △KEPIC 기기검증 워크숍 △해외 표준 관련기관 초청 및 특별강연 △유공자 포상 △전력산업 전시회 △참가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산업시찰 및 관광 △전력인의 만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특히 올해에는 KEPIC 등록기술자 세미나도 처음으로 열린다.

이 행사는 KEPIC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교류함은 물론, 전력인의 화합을 다지는 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분석 - KEPIC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기술집약·비용절감 등 효과 ‘굿’

정부 고시 의거 신규 원전 건설에 전면 적용
기자재 구입비 절감 등 경제적 효과 매우 커

KEPIC이 전력산업계에 있어 어떻게 활용되고 있고, 또 얼마만큼의 효과를 보고 있을까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표준이기에 제품들처럼 그 효과를 객관화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데 최근 전기협회 KEPIC처가 ‘KEPIC 개발사업 심사분석 결과’라는 보고서를 내놔 눈길을 끈다.

이번 분석은 지난 1987년부터 추진해 온 KEPIC 개발사업의 방향과 활용실적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통해 현안사항을 도출하고 개선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KEPIC처에서는 지난해 말까지 개발된 373종에 대한 자체 분석 및 분과위원회 평가와 함께 전력계 전문가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거쳐 그 결과를 내 놓았다.

활용 범위

일단 교육과학기술부 고시에 의거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는 KEPIC이 전면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신고리 1,2,3,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신규원전 건설에 전면 적용 중이다. 해외 표준을 적용해 건설된 운전 중인 원전은 기자재 보수교체, 가동중 검사 및 시험 등에 적용되고 있다.
화력분야의 경우에는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시 주기기·보조기기 제작에 적용되고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성능시험표준 및 유지정비표준 개발 완료시 보일러, 터빈 등 운영 중인 화력발전소 주요설비에도 KEPIC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송·변·배전 분야의 경우엔 일부만 적용 중에 있다.

활용 효과

KEPIC의 활용 효과는 기술적 측면, 경제적 측면, 국제화 측면 등으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기술적 측면을 보면 전력설비 건설·운영 관련 경험과 기술을 KEPIC으로 집약할 수 있어 국내기술 집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국내 제도, 기술, 재료의 활용으로 국산화를 지원하는데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영어가 아닌 한글로 돼 있기 때문에 표준에 대한 이해가 용이해 현장 작업자들이 적용하는데 있어 편의를 제공했음은 물론, 이를 통해 전력산업 종사자들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 제품의 품질도 제고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음이 확인됐다. 인증업체들의 경우 인증 비용이 비싼 외국이 아닌 비교적 저렴한 국내 인증을 획득하면 되기에 3년을 기준으로 약 5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기자재 구입비용도 외국 기준 적용시보다 약 24~53% 절감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 제작 부품 및 소재를 사용할 수 있고, 또 기자재 공급자도 다양화가 가능하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특히 KEPIC 적용시 건설 원전(10기 기준) 보조기기 구입비용 절감액을 보면 호기당 약 137억5000만원(약 2.75%)으로 전체 1375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음 국제화 측면을 보면 MDEP(다국간설계평가프로그램) 참여로 국제 원전시장에서의 KEPIC 활용 기반을 확대했다. MDEP는 다국간 원자력압력기기 표준의 조화를 통한 상호 인정을 목표로 미국 NRC가 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KEPIC, 미국의 ASME, 프랑스의 RCC-M, 일본의 SME, 캐나다의 CSA 등 5개국 표준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ISO/IEC 정보센터 등록으로 국제적 표준기관으로의 위상도 확보했다.

설문 결과

산업계 2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원자력분야에는 많은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96.2%가 KEPIC 적용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했으며, 발행주기도 5년에서 3년 등으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국영문판 발행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과제

KEPIC처는 이번 심사분석 결과를 토대로 △발전설비 운영 단계에서의 적용 확대 △개발 방침의 일부 개선 △체계적인 국내기술 집약 시스템 정착 △국제적 활용성 증대 등을 향후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KEPIC처는 원전 및 화력발전 적용 확대를 위한 정부 고시 지정, 사업자 기술 지원 및 규제기관과의 협조체제 강화, 국제화 적용을 위한 국영문판의 조속 발행, 중장기 추진계획 수립 등의 대책을 마련,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인터뷰 - 대한전기협회 안호현 KEPIC처장

“적용 확대 위해 최선 다할 것”

운영 중 발전소 분야 활용도 제고에 초점
올 행사 내실 있게 준비…많은 참여 부탁

“KEPIC의 효과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측면에서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준이며, 한글로 돼 있기 때문에 모든 이의 해석이 동일하고, 또 모든 과정을 표준화했기에 필요 없는 공정을 줄임으로서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등 그 효과는 매우 크다고 자부합니다.”

대한전기협회 KEPIC처 안호현 처장은 KEPIC이 지금 수많은 전력산업계에서 활용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적 효과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ASME 인증을 받으려면 약 4만5000달러(3년 유효) 정도 들어갑니다. 반면 KEPIC은 2만달러면 가능합니다. 여기에 한수원에서 기자재를 구매했던 사례를 분석해 봤더니 외국 기준을 채택할 때 보다 KEPIC을 적용했을 때 적게는 24%, 많게는 53%나 절감됐습니다.”

이러한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현재 KEPIC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안 처장은 설명했다. 특히 신규 원전 건설에 있어 전면 적용 중에 있고, 기존 가동 중인 원전에 있어서도 가동중 검사, 시험, 보수, 교체 등 다방면에서 KEPIC이 반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미진했던 화력발전 분야도 점차 적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남부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영월복합화력발전소의 보일러 부분을 보면 오로지 KEPIC만 적용하도록 스팩에 규정돼 있습니다.”

안 처장은 타 발전회사의 경우에도 복합화력 분야에 있어 KEPIC 적용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활성화 뒤에는 안 처장을 비롯한 전기협회 KEPIC처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당진화력, 호남화력, 울산화력 등 전국에 있는 화력발전소를 방문, KEPIC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적용 방법, 효과 등을 알리는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것. 이러한 노력 덕분에 최근에는 보수 교체의 경우에도 기존 외국의 기준을 따르지 않고 KEPIC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사실 기존 기준이 아닌 KEPIC을 적용하는 것이 당사자들 입장에서 보면 쉽지는 않아요. 특히 원전의 경우 KEPIC을 적용했을 때 안정성이라든가, 기타 규정 등에 대해 다시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으로부터 새롭게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KEPIC 적용으로 인한 장점 등이 부각되면서 이런 불편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KINS의 경우에도 KEPIC에 대한 인식이 부쩍 높아졌다는 것이 안 처장의 설명이다.

이처럼 KEPIC의 활용도가 높아져 가고 있지만, 안 처장은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운영 중인 발전소에 대한 활용 확대 방안을 마련, 이 부분에 대해 더욱더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국산 원전의 수출 가능성이 점차 높이지고 있는 지금, KEPIC이 원전 수출과 직결돼 있는 만큼 한글만이 아닌 영어도 함께 수록한 KEPIC의 국영문판(Bilingual Edition)을 올 해 안에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2010년 판은 영문판을 별도로 제작할 방침이란다.

한편 오는 25일 막을 올리는 KEPIC Week 행사와 관련, 안 처장은 내실 있는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발표 논문의 품질을 높이고, 또 실질적으로 관심이 많은 부분에 대한 주제를 더 많이 개발해 진정으로 참가자들이 하나라도 더 얻어갈 수 있는 행사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안 처장은 올 해 처음으로 등록기술자 세미나를 개최, 그동안 등록기술자들이 경험하면서 느꼈던 문제점, 또는 이에 대한 개선사항들을 들어보는 시간도 마련했다며 많은 관계자들이 참여해 KEPIC의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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