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해외 우라늄社 지분 인수
추가 매입 검토…안정적 공급망 확보

한전 및 한수원이 해외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전은 최근 우라늄 전문회사인 캐나다 데니슨사의 주식 17%를 6800만 달러에 확보했으며, 한수원은 프랑스 아레바가사 트리카스탱 지역에 건설 중인 GB-Ⅱ 농축공장의 지분 2.5%를 인수키로 협력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내년부터 연간 약 300톤의 우라늄 구매권을 확보하게 됐으며, 한수원은 향후 비상시에 농축우라늄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한전 및 한수원은 향후 우라늄 정광 및 농축 공장의 추가 매입을 추진함으로써 우라늄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나간다 전략이다.

이처럼 한전 및 한수원이 우라늄 자원 확보를 위해 주력하는 것은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원전시장이 확대되면서 우라늄 자원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바로미터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우라늄 소비량 급증

최근 세계적인 원전건설 붐으로 인해 2016년 이후 우라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중국, 일본 등 각국은 우라늄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전방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세계 6위의 원전보유국이자 우라늄 소비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연간 약 4000톤의 우라늄을 소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고유가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저탄소·녹색경제’ 체제로 전환키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을 현재의 37%에서 59%로 확대키로 하는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16년까지 8기의 원전을 건설·가동하는 것 외에 2030년까지 10여기를 추가로 건설해 2030년께는 가동 원전이 총 38~40여기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이들 원전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현재 소비되고 있는 우라늄량의 2배에 해당하는 8000톤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한수원 우라늄社 지분 인수

▲ 한전 김쌍수 사장(오른쪽)은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서 캐나다 우라늄 전문회사인 데니슨사와 전략적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한전(사장 김쌍수)은 2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캐나다 우라늄 전문회사인 데니슨사와 양사간 전략적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지난달 15일 데니슨사 주식 17%를 68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 체결 후 실질적인 최종계약서에 서명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협력협정 체결을 계기로 한전은 데니슨사의 단순한 주주가 아니라 경영에도 깊이 참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게 됐다.

아울러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종신)은 지난달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적 원자력회사인 아레바와 우라늄 농축공장 지분참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수원은 아레바사가 트리카스탱 지역에 건설 중인 GB-Ⅱ 농축공장의 지분 2.5%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레바사는 원전 르네상스 시대에 대비, 트리카스탱 지역의 기존 공장 인근에 새 농축공장을 건설하면서 세계 유수 전력회사와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제휴 차원에서 한수원을 비롯, 일본 간사이전력, 벨기에 수에즈, 프랑스 EDF 등 유명 전력업체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기체확산방식 공장이 노후화돼 트리카스탱 지역에 새로 건설 중인 원심분리방식의 GB-Ⅱ 공장은 지난 2006년 9월 건설에 착수해 올 하반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 GB-Ⅱ 공장의 최대 생산물량은 800만SWU(농축서비스 단위)로 현재 전 세계 소요량의 약 15%에 달하며, 향후 시설용량을 1100만SWU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우라늄 안전 확보 길 열려

이번 협력협정에 따라 한전은 데니슨사가 보유한 우라늄광 매각시 또는 신규투자 시 우선참여권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양사 최고 경영자간 연 2회 정기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필요시 한전은 데니슨사에 직원을 파견할 수 있고 연 2회 한전 직원을 대상으로 우라늄 교육을 실시하는 등 선진 우라늄 전문회사의 경영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데니슨사 지분 인수로 한전은 2010~2015년까지 데니스사가 생산하는 우라늄의 20%에 대한 구매권을 확보하게 됐으며, 이는 연 평균 약 300톤에 해당하는 규모로 우리나라 연간 우라늄 소비량 4000톤의 약 8%에 해당한다. 또한 2016년 이후에도 한전의 지분이 1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한 20% 우라늄 확보권한은 유지되며, 향후 데니슨사의 우라늄 생산량이 증가할 경우 확보량도 그에 맞게 증가해 우라늄 자주개발률도 비례해 늘어날 전망이다.

한수원은 우라늄 농축공장 지분매입으로 향후 비상시에 농축 우라늄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보다 안정적이고 싼값에 농축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GB-Ⅱ 이사회의 정식 멤버로 참여, 농축서비스 원가를 포함한 고급정보를 수시로 획득할 수 있게 돼 실제 농축공장을 보유, 운영하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울러 새 농축공장은 이미 생산 예정물량의 대부분을 원전업체에 공급키로 하는 계약도 맺어 향후 안정적으로 투자수익을 보장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광·농축공장 추가 매입 추진

한전과 데니슨사의 지분 인수계약은 IMF 당시 한전이 매각한 우라늄 광산으로부터의 확보량을 일거에 회복한 쾌거로, IMF 이후 최초의 실질적인 해외우라늄 자원확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특히 향후 우라늄 수요 증가로 우라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계약인 만큼 우라늄 확보를 위한 비용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협력협정 체결 당시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40달러였는데 반해 현재 53달러로 상승했으며, 내년에는 60달러, 2011년에는 7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국제 전문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우라늄 농축 현물가격은 2007년 말 SWU당 143달러에서 현재는 165달러 선으로 올랐으며, 오는 2010년대 초반까지는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한전은 현재 아프리카의 유망 우라늄 광구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추진 중이며, 금년 내 가능하면 1~2개 정도 광구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수원도 미국 등 신규 농축 우라늄 공장 건설사를 대상으로 리스크 분석 및 공급 다원화 등을 고려해 투자 타당성을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