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력공급 차질 우려에 공사 불가피 재개
총신대측 삼성동 본사서 궐기대회 개최로 항의

한전이 지난 2일 1년여 넘게 중단했던 765kV 신안성~신가평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재개했으나, 재개 과정에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측과 또다시 마찰을 빚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한전의 추진 중인 765kV 신안성~신가평 송전선로 건설공사가 총신대 측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삼성동 본사 앞에서 총신대 측이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무엇보다 한전과 총신대와의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로 점진되고 있어 다가올 수도권 하계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전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일원을 경과하는 송전선로의 건설사업과 관련, 인근에 위치한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제기한 민원 때문에 지난해 3월 공사를 중단하고 민원 해소에 주력해 왔다.

한전은 총신대 관계자 및 위치변경 대상 토지 소유주와 90회 이상 지속적인 협의를 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한전 측은 “현재로서는 민원해소를 위한 의견 접근이 곤란한 상태”라며 “철탑은 학교 본관 및 운동장 등 대부분의 시설물에서 300m 이상 이격돼 있으며 가장 가까운 체육관도 150m 정도 이격돼 있는 상태이며 교직원 및 학생에게 전혀 위험이 없음에도 경관을 사유로 국가 중요 시설물인 철탑을 보이지 않도록 이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전은 수도권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적기 준공이 필요한 만큼 수원지방법원에 공사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4월 20일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지만, 총신대 신학대원측의 작업 방해로 인해 공사를 추진하지 못 해 왔다.

그러나 한전은 하절기 수도권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43호 철탑 조립공사를 2일 불가피하게 재개했다. 하지만 재개 과정에서 학생 800여명이 작업장 진입을 위해 작업원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학생 4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전 측은 “학생들의 부상은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학생의 부상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한전의 움직임에 대해 총신대는 3일 오전 11시 총신대 학생들과 성도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앞에서 ‘송전탑 이전을 위한 기도회 및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송전탑 이전을 위한 항의서를 한전 측에 전달하는 등 여전히 반대 의사를 밝혀 한전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전의 입장은 단호하다. 한전은 “앞으로도 총신대의 합리적인 요구에는 성실히 협의할 것이나 무리한 요구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하는 등 공사 재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전력계 한 관계자는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단순히 보기 싫다고 반대해서는 안 되는 국가적 사업인 만큼 총신대 측의 합리적인 협상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총신대 측이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고, 한전은 공사 재개를 강행한다면 양측의 충돌은 불 보듯 뻔한 것 아니냐”며 “총신대 측은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한전은 이를 적극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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