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플로어 인천 송도 포스코 사옥 납품中
유니레일 기술력 일본이 인정…수출 타진

사업을 하는데 있어 그 회사의 CEO가 갖춰야 할 사항에는 뭐가 있을까. 다양한 답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결단력과 기술개발에 대한 고집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특히 중소기업에 있어서는 말이다.
여기 기술 개발에 대해서만큼은 남에게 뒤지지 않는 결단력과 고집을 보여주는 이가 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닌가 우려될 정도로 과감한 투자를 벌이며, 끊임없이 개발에 나서고 있는 (주)서강이엔씨 윤덕칠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서강이엔씨는 2002년 신개념 ‘유니버셜 덕트(이하 유니덕트)’를 개발, 생산해내면서 관련 업계에서 유명해진 기업이다. 하지만 윤 사장의 집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윤 사장은 이 후 수 십 번, 수 백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제품들을 탄생시켰다. 이 중 하이라이트는 유니플로어와 유니레일. 모두 2~3년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덕트계의 걸작들이다.
꿈에서도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윤 사장. 그의 아이디어와 이를 실행하는 결단력, 그리고 멈출 줄 모르는 기술개발에 대한 투지가 이러한 걸작들을 만들어 낸 배경이 된 셈이다. Leader's Club 열세 번째 시간에서는 덕트 공사에 있어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서강이엔씨 윤덕칠 사장을 만나봤다.

정보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각 건물에는 정보를 수용하기 위한 기기들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각종 전력선, 통신선, 조명선 등이 복잡하게 포설되고 있다. 이러한 배선공사에 있어 사용되는 것이 케이블 덕트이다.

그런데 기존 철재류 덕트 제품의 단점을 한 방에 날려버린 것이 바로 서강이엔씨의 ‘유니덕트’다.

“기존 제품들은 무겁고 시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용도별로 각각의 덕트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자재비가 많이 들고 시공 및 유지보수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이에 가볍지만 강도가 높은 덕트가 있었으면 했죠.”

올해 63세인 서강이엔씨 윤덕칠 사장은 22세때부터 전기공사에 뛰어들어 수십년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현장에서의 불만이 아이디어로 이어져 2002년 탄생된 것이 바로 유니덕트이다. 

“유니덕트는 철재를 이용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초고층아파트 창틀로 사용하고 있는 하이새시 재질(p1000)로 제작된 것이 특징입니다. 이에 이 제품은 가볍고 강도가 높아 물리적 충격에 강합니다. 또 불에 견디는 힘이 강하고 염분이나 화학적 자극에 대한 내구성도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무엇보다 윤 사장은 장탈착이 가능한 격벽을 이용해 같은 공간 내에 전력선과 통신선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어 훨씬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유니덕트의 또 다른 장점은 시공이 수월하다는 점입니다. 우선 유니덕트의 경우 알루미늄 제품에 비해 무게가 1/4에 불과합니다. 설치시 사용하는 공구를 간소화할 수 있고, 사용되는 자재도 기존 제품 대비 절반으로 줄기 때문에 시공기간이 단축됨은 물론, 이로 인한 작업인원을 1/3이상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윤 사장은 유니덕트 제품 자체로는 타사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니덕트의 장점 때문에 총공사비를 따져봤을 때는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면 바로 정답이 나온다는 것.

이러한 장점 때문에 유니덕트는 크린룸, 병원, 학교, 연구소, 공공시설, 빌딩, 사무실 등 다양한 현장에 납품하며 그 우수성을 입증 받았다. 안전성도 공인을 받았다. KS에 합성수지로 만든 케이블덕트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윤 사장이 직접 기술표준원에 시험을 요청, 지난 2006년 합성수지 소재 케이블덕트로는 국내 최초로 전기전자시험연구원으로부터 ‘KS C IEC 61084-1’ 규정을 통과했다.

이러한 우수성으로 인해 한번 유니덕트를 사용해본 고객은 평생 고객이 된다고 한다.

“고객들이 유니덕트 제품을 보고 ‘아편’에 비유하곤 합니다. 한 번 써 보면 계속 쓰게 된다며….”

한편 이후 윤 사장은 이러한 유니덕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OA 플로어(Floor)용 유니덕트인 유니플로어와 경전철에 사용되는 유니레일이다. 

“모두 2년 넘게 개발에 매진한 제품들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요. 특히 유니플로어의 경우 통신선과 전력선간 차폐 문제로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알루미늄 판을 따로 제작, 중간에 끼워 넣는 방법으로 했는데 그 틈 사이로 영향을 미치고, 따로 운반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어 이번에는 아예 은박지로 입혀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다양한 실험을 거쳐 완벽하게 차폐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 은박지를 도장하는 곳을 찾는 데만 1년 넘게 걸렸다고 한다. 특히 유니플로어의 경우 기존 사각형 제품이 아닌 사다리꼴 제품으로 그 효용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물론 운반이 쉽고, 시공이 간단한 것은 기본.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유니플로어는 인천 송도 포스코 사옥에 납품이 됐다. 포스코가 유니플로어를 선택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슷한 일본 제품에 비해 훨씬 기술도 좋고 가격 경쟁력도 갖췄기 때문이다. 30% 이상의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부분도 큰 어필을 했다.

유니레일의 경우엔 일본으로 역수출 가능성이 높은 제품이다. 이 제품은 부산 경전철 사업에 납품이 되는데, 부산 경전철의 경우 바퀴가 고무로 돼 있어 비금속성 덕트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2~3년전만 해도 일본 제품밖에는 없었다. 그런데 전동차 설계 회사에서 윤 사장에게 만들 수 있겠냐는 문의를 했고, 윤 사장은 충분히 국산화가 가능하다고 판단, 제품 개발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2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윤 사장은 개발을 완료, 일본 제품의 절반 값에 납품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 사장은 유니레일의 해외 수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최근 국내에서 개최된 전시회에 고무바퀴를 이용한 경전철을 선보인 일본 미스비시사가 나왔는데, 직접 제품을 갖고 가서 보여줬습니다. 그랬더니 일본에서 샘플을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샘플을 보냈더니 최근 답신이 왔습니다. 유니레일의 기술력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한다며, 견적을 보내달라고 해 지금 견적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윤 사장은 미스비시에 납품이 될 경우 미스비시를 이용한 전 세계로 유니레일이 퍼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제품보다 기술력 및 가격경쟁력에서 더 우수하다는데 그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수한 제품들은 사실 윤 사장의 끊임없는 개발 노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금형을 제작해야 합니다. 싼 것은 500만에서부터 비싼 건 3000~4000만원까지도 하지요. 그런데 지금 서강이엔씨에는 150개의 금형이 있습니다. 물론 이 중 사용하는 것이 50개 정도입니다. 즉 나머지 100여개는 연구개발을 위해 투자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윤 사장의 기술개발 욕심은 현재 진행형이다. 윤 사장은 최근 국내 한 대학과 산학협력으로 정부에 개발자금을 신청한 것이 있는데, 이는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소형부스덕트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윤 사장은 신청만 받아들여지면 2~3년 안에 충분히 개발, 국산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발을 넓힐 계획이라고 한다. 윤 사장은 태양광발전의 경우 모듈에서 인버터까지 부스덕트로 이어주는 제품을 설계 중에 있다고 귀띔했다. 개발 완료 시기는 올 해 말경.

‘혁신이란 현재보다 월등하게 효과를 증대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생산해 더 높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윤 사장에게 있어 기술 개발은 삶의 전부처럼 보였다. 6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 배우면 뒤쳐진다며 경영자과정을 밟고, 틈만 나면 책을 든다는 윤 사장. 앞으로 어떤 신제품들이 그의 머리와 손을 거쳐 탄생할지 사뭇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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