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 Club ⑪ (주)에너테크 박훈양 대표

기계식 ‘에너키퍼’ 내구성·안정성 효과 탁월
1000kVA급 하이브리드 변압기 18일 첫 선
배전계통 에너지절약 토털솔루션 구축 계획

난세에 영웅이 나는 법이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틈세 시장은 있는 법이고, 무한한 성장성을 가진 시장은 반드시 존재하는 법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하는 시장이 있다. 바로 에너지 절약 시장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한 푼이라도 아끼려 하는 마음이 그대로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장 흐름을 정확히 읽고, 미리 대처한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떠오르는 에너지 절약 시장의 강자(强者)가 대한민국에 있다. 그 주인공은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시작으로 절전형 하이브리드변압기까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는 (주)에너테크(대표 박훈양). Leader's Club 열한번째 시간으로 에너테크 박훈양 사장을 만나, 그의 사업 성공 비결과 향후 계획, 그리고 에너지 절약 시장의 미래를 조망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법대 재학시절부터 사업 꿈꿔

에너테크 박훈양 사장이 절전 시스템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1년 말이었다. 그런데 박 사장은 그 전부터, 정확히 말하면 대학에 다닐 때부터 사업에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해 왔다고 한다. 특이 한 점은 박 사장이 공학이 아닌 법학과 출신이라는 점이다.
“사실 법학과에 입학하면, 고시나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저는 사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졸업하면 바로 사업을 하려고 준비를 했습니다. 어떤 사업을 할까 고민하다 에너지, 환경 분야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해당 분야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박 사장은 에너지 분야의 경우 굉장히 폭이 넓은데, 에너지 절약 분야의 경우 당시만 해도 보편화되지 않아, 시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학생 시절부터 상당한 예견력을 발휘한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업 초창기에는 일본에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면서 시장조사를 했습니다. 2년여에 걸친 이 단계에서 수요자의 니즈는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장기적인 사업 모델을 위해 독자적인 제품 개발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사업을 본격화 한 박 사장은 2003년 법인으로 등록하고, 2004년 현재의 에너테크로 사명도 변경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테크는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절전기 실용신안, 전력저감장치 특허, 고조파저감장치 특허 등을 등록했다.

팔방미인 ‘에너키퍼’ 탄생시켜

이러한 발명 특허 신기술로 탄생한 것이 바로 ‘에너키퍼(Enerkeeper)’라는 전력 저감 장치다. 이 제품은 전기기기 사용시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고 전력소비를 증대시키는 불필요한 전력낭비 요소를 제거시켜 전기소비를 줄이는 제품이다.
특히 가정용, 가로등용, 업소용, 건물용, 산업용 등 전기를 사용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설치해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타 제품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다른데 있었다.
“무엇보다 에너키퍼는 변압기나 차단기 다음에 설치되는 복합부하용 제품으로 반도체를 사용했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기계식 제품입니다. 이는 곧 제품의 안전성과 내구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용량 제작이 가능해 기존에 10대 설치해야 할 것을 1대만 설치하면 되니까 투자비가 저렴하고 효율이 우수합니다.”
여기에 일반적 고효율기기 제품인 조명기구, 모터, 인버터 등이 특정 부하에서 설치되는 제품인 반면, 에너키퍼는 변압기나 메인차단기 출력 부문에 설치되기 때문에 부하 종류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고효율변압기+절전시스템’ 통합

그리고 최근 에너테크는 사업 영역을 더 넓혔다. 바로 절전형 하이브리드 변압기 개발에 나선 것.
“기존에는 변압기를 설치하고, 또 절전 시스템을 설치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비용도 많이 들고, 장소도 많이 차지해 절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이 제품은 고효율변압기와 절전시스템이 결합된 절전형 변압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 사장은 이러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전 산하 동서발전 등 5개 화력발전사에 제안을 했고,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현재 발전사 중소기업지원 협력연구개발사업으로 ‘고조파와 불평형 감쇄기능을 겸비한 고효율 전력용 변압기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각 상에서 2개의 권선을 상호 반대방향으로 지그재그 권선해 위상제어 함으로써 부하에서 바생하는 고조파와 불평형을 상쇄시켜 전력손실을 최소화한 특허기술이다.
“사실 한전에서 공급되는 전력품질은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부하에서 전원쪽으로 들어오는 문제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를 변압기안에 설치된 에너키퍼가 막아주는 것이죠. 이를 통해 고조파와 불평형을 제거해 양질의 전력공급이 가능하고, 전기요금도 5~15% 절감이 가능합니다. 물론 설비효율이 개선되고, 수명 연장 효과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박 사장은 아무리 좋은 기술이어도 비용이 비싸면 수요자가 찾지 않는다고 판단, 가격도 기존 아몰퍼스 변압기의 95%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한다.
“변압기와 절전시스템이 통합된 만큼 원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신기술을 적용하고, 유통마진을 최소화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현재 1000kVA급 제품을 개발 완료, 전기연구원 인증 시험을 거쳐 당진화력발전소에 설치, 3~6개월간 필드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라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18일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서울 기후변화박람회’에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삼성물산이 에너키퍼와 하이브리드 변압기 제품을 전시할 예정인데, 이는 지난해 12월 에너테크가 삼성물산과 마케팅 MOU를 체결한데 따른 것이다.
“신개발 절전형 하이브리드 변압기는 기존 변압기 대체 품목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입니다. 에너지 절약은 물론 환경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정부의 ‘Green 에너지 정책’에도 기여하는 제품입니다.”

사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 개척

한편 이러한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은 데는 박 사장의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바탕이 됐다는 지적이다. 박 사장은 기술개발에 매출의 15% 이상을 투자했다고 한다.
“사실 중소 벤처기업에 있어 매년 15% 정도의 투자는 힘이 듭니다. 하지만 형편이 안된다고 멈추면 안됩니다. 벤처기업은 해외기업,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과감히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매출 증대로 반드시 이어진다고 박 사장은 지적했다.
“지난해 에너테크의 매출은 12억원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4월까지 벌써 2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매출 전체보다 350% 신장했습니다. 기술개발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특히 이러한 매출 증대는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해외 매출이 전체의 40% 정도였다면, 올해는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모두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박 사장의 노력이 한 몫을 했다. 박 사장은 사업을 개시할 때부터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고 한다. 즉 해당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으로 확신했다는 것이다. 이에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국내 시장 확장 전략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2003년부터 해외 진출을 해 왔습니다. 지금은 18개국에 대리점이 있는데 이 중 해당 국가 업체가 운영하는 대리점만 15개에 이릅니다. 이처럼 다양한 판매 루트가 있어 비상시기에도 매출 증대가 이뤄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에너지 절감은 생존의 문제

끝으로 박 사자은 에너지 절약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박 사장이 내놓은 결론은 가면 갈수록 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어차피 화석연료는 고갈되기 마련입니다. 아울러 세계 각 국은 스마트그리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에너지분야로, 에너지 시장은 안 클 수가 없습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 시장 등 각 분야가 다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박 사장은 에너지 절감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향후 시장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시장에 맞춰 기술 개발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로도 에너지 절약 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으며, 적용분야도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입니다. 신재생에너지, 고효율기기, 절전시스템 등 너무나 다양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박 사장은 이러한 다양한 경쟁시장에서 기술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절전시스템 분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절전시스템, 전절형변압기는 물론 향후 절전형 수배전반 등 배전계통에서 에너지 절약 토털 솔루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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