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학교 전기전자과 김정부 교수

4. 실규모 송전 시험 선로 건설과 전기 환경 연구
1990년부터 시작한 ‘초고압 송전에 관한 제 Ⅱ단계 연구’에서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시험 선로의 중심선 측량과 부지의 지질조사 등 시험선로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이었습니다.
이를 위하여 대우 엔지니어링(주)와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기본설계를 시작 전에 한전 본사의 문영일 부사장께서 이 부지를 불용자산 매각 제1순위로 정하여 매각하라는 지시를 경리처를 통하여 내렸습니다.

6월 6일 현충일 날 이의 필요성의 문서를 작성하고 박상기 원장을 통하여 6월 7일 당일에 안병화 사장님까지 부지 활요 계획서의 결재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그 때 이동호 전무님께서 문영일 부사장을 잘 설득시켜 준 데에 대하여 감사의 명복을 드리는 바입니다. 기본 설계 중에 에피소드는 설계비를 본사 감사실에서 거의 반으로 예산을 삭감하여 용역회사에서 일을 집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장과 가까이에 있는 광주의 한 용역회사에 의뢰하도록 주선하여 기본 설계를 하도록 한 일이 있었습니다. 시험선로 위치는 향 후 부지를 잘 활용하는 기본계획을 세운 후 최대한으로 길게 잡도록 하였습니다. 경간 길이는 200,300,200m로 하고 전원부지도 확보하도록 하였으며, 중앙 경간에 선로 중심과 직각 방향으로 각종 계측기를 설치하도록 하였습니다. 부지는 지질 조사한 결과 아주 연약 지반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시험 선로의 건설을 위하여 지지물과 기초의 설계와 건설을 동시에 하도록 하고 지지물의 모든 부재를 강관으로 하도록 발주하였습니다. 그 결과 현대건설이 강관철탑에 높은 관심을 가져 설계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낙찰되었습니다.

공사는 1990년부터 시작하였으며 처음에는 핵폐기장을 건설한다고 하여 주민들이 부지에서 시위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하여 마을도로를 이용한 진입로 포장을 해 주었습니다. 이 시험선로에서 강관철탑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계, 건설하였습니다. 기초는 현장타설 말둑(multi-pier)기초로 그 깊이가 20m 이상이 된 곳도 있었습니다.

전선은 사급으로 공급하였고 애자와 금구류는 일본 NGK로부터 코로나 시험에 입회하여 시험을 마치고 도입하였습니다. 전원은 22.9kV 배전선로에서 수전해서 효성중공업(주)에서 자동 전압조정기(On Load Tap Changer)와 단권 변압기 3대에 상별로 전압을 0800 kV까지 조정하도록 설계, 설치하였습니다.

단권 변압기 용량은 3MVA 이며 2MVA의 분로리액터를 병렬로 설치하였습니다.1993년 3월에 선로를 준공한 후 전압을 인가한 결과 2차 출력 전압이 선로의 충전용량으로 인하여 765kV 보다 10% 높게 나타났습니다.

무부하시 충전 용량이 전압을 그렇게 상승시키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전압 조정 변압기를 다시 효성중공업창원공장으로 보내어 한 개의 Tap를 단락시켜 설치한 후 4월부터 시험선로를 운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고창 실규모 시험선로의 전경은 <사진>과 같습니다.

그해 6월에 심창생 전무님과 박태수전 무님과 사·내외 내빈을 모시고 765kV 실규모 시험선로의 준공식을 함으로써 765kV 2회선 송전선로를 적극 홍보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시험선로의 운전으로 한전 실무부서와 국내 제조회사와 건설회사에 765kV 송전 기술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시험선로를 1996년까지 운전한 결과 6도체 RAIL 전선이 우천시 가청소음이 50dB(A)이하가 됨을 알았습니다. 이 값은 주택지역 부근이라도 만족되는 값입니다. 시험선로의 유지·보수와 데이터 취득과 이의 분석은 현재 한전 전력연구원에 근무하는 이동일 처장과 신구용 차장이 맡아서 연구하였습니다.

한편 765 kV 송전선 건설부서에서는 선로 경과지 측량을 1993년부터 1994년에 완료한 결과 평균 경간이 500m이어서 설치된 RAIL 전선으로는 기계적 강도가 부족하여 전선의 직경이 같으나 강도가 큰 Cardinal 전선으로 바꾸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1994년에 이 전선으로 교체하여 1996년까지 환경시험을 하였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국제 대전력 계통 연구회(CIGRE), 가공 송전선 연구위원회(SC22)에 2편, 미국 전기학회(IEEE),전력 수송 논문지(Transaction of Power Delivery)에 3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필자는 1992년 CIGRE 정기총회에서부터 2000년 총회까지 가공송전 연구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765kV 송전기술 개발에 대하여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765 kV 시험선로 건설 후 연구가 본격 진행되고 본 선로가 건설될 당시 CIGRE SC22 회의를 유치해 보고 싶었으나 상업선로 운전 후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제안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오랜 준비 끝에 금년 10월에 SC22회의를 우리나라에 개최하게 되었으니 765kV 송전 계통 운전 현황과 중전기회사의 기기에 대하여 좋은 홍보 기회가 되리라고 예상됩니다.

경제적 효과로는 시험 선로에 초기 애자, 금구류와 스페이서 댐퍼를 일본 NGK에서 도입하였으나, 애자는 국산화하지 못하였고, 금구류와 스페이서 댐퍼는 일진, 건화, 세명의 3개 회사가 한전에서 작성한 동일 사양을 작성에 의해서 이를 국산화하고 개발시험까지 마쳐 시험선로에서 새로이 개발된 제품으로 대체하여 성능시험을 마침으로써 상업 선로에 그대로 납품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는 또한 시험선로의 부대효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험선로 건설을 통하여 건설 장비를 개발하여 기계화함으로써 건설 인력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로나 케이지와 시험선로의 효과는 약 2100억원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시험선로 총 건설비가 100억원을 고려하면 약 20배 가까운 효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765kV 1차 사업의 송전선로 공사비가 1조1732억원 소요되었는데 이러한 개발이 없었다면 그 공사비는 이 금액보다 훨씬 더 증액되었을 것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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