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텍 재정립…고유·원천기술 조기 달성
전문 인력 규모 확대…본부 훈련원 개소

▲ 국내에서 개발한 원자로냉각재 펌프 및 원전계측제어시스템이 우선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울진 1·2호기 조감도.
절약이 미덕이던 시절이 있었다. 몽땅연필에 볼펜을 끼워쓰고 구멍난 양말은 꿰매신던 시절, 전기라고 예외일 수 없었다. 불필요한 가전제품이나 불을 켜뒀다간 여지없이 부모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전력사용에 대한 소비패턴의 변화는 경제성장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에어콘이 없는 여름을 상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행동변화에 맞게 설정이 가능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대인의 생활패턴에 따라 전력소비량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즉 대한민국은 지금 에너지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2007년을 기준으로 에너지 수입금액은 856억 달러로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금액을 합한 703억 달러보다 훨씬 크다. 아울러 고유가는 몇 년째 지속되고 있고, 국제적 환경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정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8월 건국 60주년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기념연설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의 축으로 제시하고자 한다”며, “녹색성장이야 말로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화성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낮추는 대신 2030년까지 원자력 등 저탄소에너지 비중을 전체 에너지원의 39%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저탄소 국가경영시대에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두루 갖춘 ‘저탄소 고효율’ 에너지대책이 향후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은 지구온난화 문제와 탄소배출 의무저감의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약 150여기, 300조원 규모의 원전이 신규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국내에서는 원전산업의 지속성장과 국내 원전사업체가 축적한 첨단기술을 상품화해 활용하고자 적극적으로 원전 해외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고유 원천기술을 갖춘 1500MW급 첨단 대용량원전을 당초 계획보다도 3년 앞당긴 2012년까지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방안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는 지난 2006년 원전기술의 선진화 및 해외진출 목표달성을 위해 ‘원자력발전기술발전방안(Nu-Tech 2015)’을 수립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열린 중간성과 발표회에서 해외 원전시장 조기 진출을 위해 원자력발전기술발전방안을 2012년까지  완료키로 계획을 수정했다.
 
원전기술 발전방안의 기본방향은 원전기술의 해외수출 산업화를 위한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있다. 또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효과적으로 적용해 국가전략과제 점유율을 80%까지 확대하고 산·학·연 기술협력체제 구축 및 효율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원자력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Nu-Tech 2012에 따르면 원전산업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1500MW급 국산 대형 원자로(APR+) △원자로냉각재 펌프(RCP)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원전설계핵심코드 등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긴 2012년까지 조기에 개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외 원전시장으로의 수출기반 조성을 위해 한국 원전 기술 홍보, 공동연구, 교육훈련용역 등을 꾸준히 전개해 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해외 원전시장으로의 사업진출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기술지원용역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원자력발전 산업인력은 타 건설인력과 달리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원전을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문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원전 전문인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 양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지난 3월 ‘원전건설 전문기술훈련원’의 입학정원을 예년 규모보다 5배 이상 늘어난 총 590여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평균 80~100여명에 불과했던 인력 양성 규모를 발전소 건설분야에 약 300명, 운영·정비분야에 약 290명 등 총 590명 정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원자력 교육의 산실인 원자력교육원을 ‘원전기술 양성센터’로 지정하고 신고리, 신울진 및 신월성지역에서 ‘원전건설 전문기술훈련원’을 개소, 신규 인력 양성에 돌입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고유·원천기술 확보 및 전문인력 양성을 기반으로 단위기술 수출과 병행해 원전플랜트 수출을 적극 모색함으로써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해외 원전시장에서 원전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해외 원전시장 조기 진출을 위한 국내 기술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의 현황 및 추진계획을 살펴봤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