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플러스 원자로 개발…수출주력 노형으로 활용
RCP 및 MMIS 신뢰성 입증…신울진 1·2호기 적용
RCP 밀봉장치 국산화…고온·고압서 연속운전 가능
세계 최초 강판 콘크리트 구조 개발…건설공기 단축

▲ 지난 2월 서울문화회관에서 열린 원전기술 개발 발전방안 설명회.
정부는 1987년 ‘원전기술 자립계획’을 마련해 영광 3,4호기를 준공하면서 한국표준형원전의 복제 설계 및 건설능력 확보 등 기술자립은 달성했다. 하지만 일부 핵심·원천 기술 미자립으로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해외 원전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는 지난 2006년 원전기술의 선진화 및 해외진출 목표달성을 위한 ‘원자력발전 기술개발방안(Nu-Tech 2015)’를 수립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간성과 발표회에서 해외 원전시장 조기 진출을 위해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2012년까지 앞당겨 완료키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한전, 원전연료, 원자력연구원, 전력연구원, 두산중공업 등은 △1500MW급 국산 대형 원자로(APR+) △원자로냉각재 펌프(RCP)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원전설계핵심코드 등 주요 핵심기술의 조기 확보를 위해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오는 5월말로 예정된 신울진 1·2호기에 원자로냉각재펌프 및 원전계측제어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전 기술 국산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울진 원전 1·2호기는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형경수로 APR1400으로 지난해 착공한 신고리 원전 3·4호기에 이어 두 번째로 건설되는 것이다.

하지만 신고리 원전 3·4호기가 원자로냉각재펌프 및 원전계측제어시스템 등 APR1400의 일부 핵심기자재를 외국기술에 의존해 건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울진 1·2호기야 말로 100% 국산기술을 적용한 첫 번째 원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최근 주요 핵심기술 개발에 기반이 될 RCP 밀봉장치, 강판콘크리트 구조 등이 개발되면서 원전 기술 국산화 및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 APR+로 해외 유수업체와 경쟁

APR+는 APR1400의 설계혁신을 통해 안전성, 경제성을 향상시킨 제3세대 플러스 원자로로 ERP(프랑스 아레바), APWR(일본 미쓰비시) 등 해외 신형노형과의 시장경쟁을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 수출주력 노형이다.

특히 안전계통의 단순화, 중대사고 대처설비 강화, 일일 자동 부하추종 운전 등을 통해 안전성을 향상시켰다. 또 경제성도 현재보다 10% 이상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원전 기기·구조물 복합 모듈화 공법 적용 등을 통해 건설단가의 경쟁력을 높였다. APR+는 2012년까지 표준설계를 개발 완료해 2015년 인허가를 획득할 예정이며, 기술력이 입증되면 OPR1400 및 APR1400 등 기존 원전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APR+ 기술을 확보해 2기의 원전을 건설할 경우 전기출력은 3000MWe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약 4~5조원의 수출입 대체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한수원의 총괄하에 개발 타당성 평가, 공통 핵심기술, 표준상세설계 기술 개발 등 3개의 세부과제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7월까지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오는 2012년까지 전 과제 수행을 완료할 계획이다.

□ RCP, 호기당 700억 수입대체 효과

원자로냉각재펌프(RCP)는 원자로에서 핵반응을 통해 발생되는 열을 제거해 증기발생기로 보내기 위해 가압된 찬물을 강제로 원자로에 주입시키는 펌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술 부족으로 웨스팅하우스(WH)사가 공급하고는 있지만 기술사용협정에서 제외돼 있어 일체형 주기기 경판 제작 기술과 함께 국산화할 경우 기기제작 측면에서 독자적인 제작 및 해외진출 능력 보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현재 상용화 가능한 APR1400 RCP 설계, 제작 및 시험능력 확보와 함께 새로운 원자로형 개발을 위한 RCP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RCP 원천기술을 확보해 신규원전 2호기 건설에 적용할 경우 135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신속한 기술지원으로 발전소 가동률 제고 및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총괄하에 RCP 개발을 완료했으며 올해안에 RCP를 제작하고 시험설비를 구축해 내년부터 설비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 설계 핵심코드, 시장 선점 가능

원전설계 핵심코드는 원자력발전소 설계에 사용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안전해석 코드와 노심설계 코드로 구성돼 있다. 안전핵심 코드는 원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예측해 원전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고, 노심설계 코드는 한 주기간(18개월) 핵연료의 모든 상태를 예측해 핵연료 장전량을 결정하는 소프트웨어다.

안전해석 코드와 노심설계 코드는 미국 WH사와의 기술사용협정이 2007년 5월부로 종료돼 미국 정부코드 사용 불가 및 원전 수출시 수입국에 제공 가능한 독자 코드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와 한수원은 2006년 안전해석 코드 및 노심설계 코드에 대한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통합 안전해석 코드 구조를 확립하고 설계를 완료했다. 현재 총 6종의 노심설계 코드는 설계를 완료하고 원시코드를 구현 중에 있으며, 안전핵심 코드는 개발 본부에서 통합 운영 시행중이다.

한편 현재 자체 설계핵심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아레바 단 2곳에 불과하며, 국내에서 원전 설계핵심코드 기술을 확보할 경우 해외 시장에서 이들 업체와의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MMIS, 신뢰성 입증…우선 적용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은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신경망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원자로 설비와 전기를 생산하는 터빈 설비의 움직임을 계측하고 정확하게 운전하도록 제어하는 기능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2001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7년간 원전 토탈 계측제어시스템 적용을 목표로 원전계측제어시스템개발사업단(KNICS)이 R&D 사업을 추진했다. 아울러 이 사업기간 동안 분산처리제어시스템(DSC), 프로그램 논리제어기(PLC), 원자로보호계통(RPS), 공학적안전설비-기기제어계통(ESF-CCS), 원자로 출력제어계통(PCS) 등이 개발됐다.

또한 원전계측제어시스템 R&D 사업이 뒤를 이어 MMIS 통합검증설비 구축 및 통합성능검증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KNICS 개발 제품의 통합검증설비와 연계해 연속운전 시험을 통한 신뢰도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개량형 노심보호연산기 계통 검증 및 인허가 기술 개발을 완료한 바 있다.

MMIS 통합검증설비 구축 및 신뢰성 입증으로 2015,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신울진 1·2호기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MMIS 기술이 개발 완료될 경우 원전 2호기당 20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RCP 밀봉장치 국산화 성공

▲ 최근 한국씰마스타가 개발한 원자로냉각재펌프 밀봉장치 설치 모습.
원자로냉각재펌프 밀봉장치는 발전소 안전운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핵심 장치로서 운전 중 고장발생시 장기간 발전소 정지가 불가피하고 발전소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커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원전 가동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외국 원제작사 제품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원제작사 제품의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고 자재발주 후 납품시점까지 2년 정도 소요되는 등 기술종속에 따른 폐단이 심화돼 국산화가 더욱 절실히 필요했다. 이에 한수원은 2004년 RCP 밀봉장치를 중소기업 협력연구개발과제로 선정했으며, 과제 수행기업으로 선정된 한국씰마스타(주)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원자로냉각재펌프 밀봉장치는 고온 고압의 열악한 운전조건(158kg/㎠, 300℃)하에서 18개월 동안 쉼 없이 연속운전 돼야 하며 급격한 압력변화, 온도변화, 밀봉주입수 상실상태, 냉각수 상실상태, 밀봉주입수와 냉각수 동시 상실상태, 과속도 상태 등 각종 비정상적인 운전조건하에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이에 국내에서 개발한 원자로냉각재펌프 밀봉장치는 방사능물질을 함유한 고온 고압의 계통수는 3단으로 구성된 펌프 밀봉장치에 의해 외부 누설이 완벽히 차단되며 각 단은 175kg/㎠의 압력에 견디도록 설계됐다. 또한 외부 누설을 방지하고 10~42kg/㎠의 압력에 대해 밀봉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운전수명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의 재질을 기존 실리콘 카바이드에서 실리콘 카바이드30으로 변경해 적용함으로써 보증 설계수명을 기존 1만6000시간에서 5만0000시간으로 연장시켰고, 설비 신뢰성도 한층 향상시켰다.

이 장치는 영광원자력3·4 및 5·6호기와 울진원자력3·4 및 5·6호기 그리고 건설중인 신고리1·2호기와 신월성1·2호기에 공통으로 적용 가능하다. 아울러 그동안 대당 9~10억원을 주고 외자로 구입하던 것을 6~7억원에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게 돼 총 44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외자구입시 발주시점부터 납기까지 약 2년이 소요됐으나 국내 구입시 6개월 정도면 공급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재고 유지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밀봉장치 수명연장으로 매주기(18개월)마다 하던 분해점검을 3주기(4.5년)마다 실시할 수 있어 분해점검으로 인한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 SC구조 개발…원전공기 단축

한수원은 원전 건설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강판콘크리트 구조(SC구조)’ 기술개발을 완료했다.

SC구조는 기존의 철근과 거푸집 대신 철판을 사용해 원전 구조물·계통·기기 등을 일체화한 모듈형태로 시공하는 방식으로, 건설공기가 획기적으로 줄어 경제성과 시공성을 높일 수 있다. 또 SC구조물은 현장 조립만으로 간단히 설치할 수 있어 거푸집 등 건설폐기물과 비산먼지가 대폭 줄어들고 안전성도 향상되는 이점이 있다.

SC구조 기술을 원전건설에 적용하면 건설공기가 10개월 정도 단축돼 1400MW급 원전 2기 건설시 약 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원전건설이 진행되면 약 1조원의 비용절감이 예상된다.

이에 한수원은 이 기술을 현재 건설 중인 원전에 우선 부분적으로 채용한 뒤 향후 계획 중인 원전에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은 미국 등 원전 선진국보다 2년 이상 앞선 것으로 전망되며, 원전은 물론이고 일반플랜트와 건축물 등 타산업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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