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전 시장 효과 ‘톡톡’…1시간 시장 시범운영
하계 부하관리체계 개선…240만kW 감축 목표

A사는 지난해 한전과 하계 휴가보수 계약을 통해 전력사용량도 절감하고 요금도 아끼고 또 휴가 보수 지원금까지 톡톡한 재미를 봤다. 그런데 A사는 전력거래소가 요구하는 부하감축량에 자발적으로 입찰을 통해 보다 많은 지원금을 얻을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올해에는 수요자원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과거 수요관리가 하계휴가보수와 자율절전 등의 방법으로 이뤄졌다면 올해에는 여기에다 새로운 개념인 수요자원시장까지 다양해진다.

수요자원시장은 시장기능을 통해 전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절감 가능한 부하감축량과 가격을 입찰하고 이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서장으로 선진국에서 운영중인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프로그램의 일종이다.

과거의 수요관리가 계약에 의한 일방적인 것이었다면 수요자원시장은 쌍방향인 셈이다.

전력거래소(이사장 오일환)은 지난해부터 전력수요자원시장을 도입,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올해에는 부하관리사업 체계 개선, 수요시장 확대 및 부하관리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약 240만㎾ 부하를 감축할 예정이다. 이 부하감축량은 LNG 발전기 5대에 해당한다.

특히 지원금 입찰제에 의한 수요시장 확대로 35만㎾ 부하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확대 시행되는 수요자원 시장을 들여다봤다.

◆부하관리를 통한 전력수요 억제

▲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수요자원시장 시범 운영에 이어 올해에도 지원금입찰제에 의한 수요자원시장을 활성화해 나갈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수요자원시장 IT운영센터 개소식 모습.
오늘날 대중은 좀 더 저렴하고, 안정적이고, 보편적인 전기에너지 사용을 원하고 있다. 전기에너지가 없는 국가와 산업사회는 존재할 수 없으며 부족할 경우에도 산업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을 정도로 절대적인 에너지자원이다. 가정에서도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다리미 등 모든 것이 전기에너지에 의해 동작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현재의 전기에너지 시스템은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 어디에서나 싼 가격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풍족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무분별한 전기에너지의 사용은 전기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화석연료가 소비되고 그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특히 에너지 집약형 사회구조와 도시화는 하절기 냉방부하의 소비를 급증시켜 약 1300만㎾를 소비한다. 전체 전력수요의 약 22%를 점유하는 엄청난 량으로 혹서기 몇 일 동안의 냉방부하 공급을 위해 50만㎾급 석탄화력발전기 26기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석탄화력 발전기 26기를 건설하는데 약 2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이에 따라 전력회사나 계통운영자는 여름철 에어컨 등 냉방부하의 급증으로 전기사용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전력수급의 안정과 전력설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전력부하관리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부하관리의 목적은 전력수요를 합리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전력공급을 위한 과도한 투자를 억제 또는 지연시켜 최소의 비용으로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부하율 향상을 통해 원가절감과 전력수급안정을 도모하는데 목적이 있다.

부하관리프로그램으로는 전력사용이 최고에 달하는 하절기에 일시적으로 휴가 혹은 설비보수를 실시하거나 자율적으로 절전을 유도해 별도로 정한 기준에 따라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통신망을 이용, 직접부하를 제어하는 직접부하제도와 전력수급 비상시 요청에 따라 자율적으로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비상절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수요자원시장 시범운영 결과는

기존 부하관리제도는 하계 이전에 약정을 맺어 시행하기 때문에 정확한 기상정보가 반영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력계통이나 전력시장의 예비력과 연계돼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하절기 최대전력 발생일과 불일치하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또한 단방향 부하관리시스템으로 인해 전기소비자의 전력가치와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성도 지니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최대수요 발생시 전력소비 감축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고, 부하관리사업의 효율성과 경제성 제고를 위하여 수요반응 프로그램으로 진화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국내 최초로 지난해에 전력수요자원시장을 도입했다.

수요자원시장은 시장기능을 통해 전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절감 가능한 부하감축량과 가격을 입찰하고 이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으로 선진국에서 운영 중인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선진국에서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함께 수요반응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수요반응 프로그램이 아직 초보단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에서는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예비력 600만㎾ 이하에서 운영되는 직접부하제어사업을 인수, 전력시장 설계경험을 바탕으로 지원금입찰제에 의한 수요자원시장을 설계하고 하절기와 동절기에 하루전시장(Day ahead Market)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수요반응을 점검했다.

하절기와 동절기에 각각 3일씩 예고없이 1일전 시장을 운영해본 결과 하절기에는 부하감축 요구량 대비 103%인 19만7000㎾의 부하감축, 동절기에는 130% 반응한 28만9000㎾의 부하감축을 시행, 실질적인 부하감축효과를 시현했다.

지난해 지원금 입찰제에 의한 수요자원시장의 시범운영을 통해 수요에 반응하는 부하 감축을 확인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수요자원도 발전기와 같이 신뢰성 있는 예비력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부하감축량 산정을 위해 취득한 계량자료의 신뢰성이 매우 낮았고 수용가 현장에 설치된 직접부하제어설비의 경우 고객이 입찰하고 자율적으로 부하를 감축하는 수요자원시장에서는 용도가 불분명해 불필요한 유지보수 비용과 통신비용이 소요되는 문제점도 도출되는 등 개선의 여지도 남아 있다. 
 
◆수요자원시장 활성화 노력

▲ 전력거래소가 운영중인 수요자원시장 홈페이지(http://dr.kpx.or.kr/submain.jsp).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수요자원시장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및 한전과 긴밀히 협조해 선진형 부하관리체계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약 240만㎾의 실질적인 부하감축을 효과를 유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경직된 구조의 부하관리체계를 유연성을 확보한 부하관리체계로 전환, 운영한다. 전력계통의 예비력과 기상정보, 전력시장과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부하관리량과 부하감축 시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따라서 하절기 최대전력이 발생되는 시기에 좀 더 근접해 부하관리량과 시기를 결정함으로써 실질적인 부하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올해에는 수요자원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지원금 입찰제에 의한 수요자원시장 규모를 증대시켜 하절기에 35만㎾의 부하감축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전력수급 비상시에 예비력 자원확보를 위해 1시간전 수요자원시장을 시범적으로 개설, 수요반응도 측정해 볼 예정이다. 1시간전 시장은 현재 부하감축량 목표를 약 15만㎾로 선정하고 관련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한편 부하관리사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분산된 자원을 통합, 운영하고 동일한 감축량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우선 한전과 전력거래소에서 각각 운영하던 부하관리시스템과 수요자원거래시스템은 통합 형태의 부하관리 IT시스템으로 통합해 수요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부하관리 참여 수용가의 계량자료 취득은 한전 원격검침시스템과 연계를 추진하고, 기존 수용가 현장에 설치된 직접부하제어 현장설비로부터의 수용가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스마트그리드와 연계 추진

현재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정책목표로 삼고 전력분야에서 세계최초로 국가단위의 지능형 전력망(Smart Grid) 구축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능형 전력망은 기존 전력계통에 IT기술을 접목,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이 가능토록 실시간으로 전력사용에 대한 정보를 얻고 전력사용시간과 양을 통제하는 시스템이다.

수요자원 시장은 스마트그리드가 추구하는 목적과 부합되고 중요한 수단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현 부하관리체계를 스마트그리드 환경에서 접목시키고 수요반응이 활성화되도록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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