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제주간 연계사업 변환설비 최종 계약자 선정
기술력·신뢰성 이미 검증 끝나…공기 차질 없을 것

▲ 아레바코리아 송변전사업부 양문수 부사장.
한전에서 추진 중인 진도~제주간 초고압직류송전(HVDC) 연계 건설사업과 관련한 계약이 모두 마무리됐다. 해저케이블은 국내업체인 LS전선이, 그리고 변환설비부문은 AREVA T&D(Transmission And Distribution)사가 그 주인공으로 낙점 받았다.

이번 AREVA T&D사가 최종 계약자로 선정되기까지 AREVA KOREA 송변전사업부 양문수 부사장의 역할이 누구보다도 컸다. AREVA T&D 본사와 한전간의 까다로운 계약사항들을 일일이 점검, 조율해가며 이번 계약 건을 성사시켰다.

Leader's Club 아홉 번째 시간으로 양문수 부사장을 만나 이번 계약이 갖는 의의와, 향후 HVDC 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들어봤다. 특히 양 부사장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그리드의 경우 직류(DC) 송전을 전제로 한다며, 그 가능성을 어떤 분야보다도 높게 평가했다.

“국가적 신뢰성 입증한 계기됐다”

“이번 진도~제주간 HVDC 연계 건설사업의 경우 지난 1991년 시행된 제1차 해남~제주간 직류연계건설사업 이후 18년 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이에 입찰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이렇게 수주까지 하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AREVA 송변전사업부 양문수 부사장은 무엇보다 지난 제1차 해남~제주간 건설사업에 변환설비 사업부문을 수행한데 이어(당시 상호는 GEC-ALSTHOM) 이번에도 수주에 성공, 한전하고 다시 한 번 커다란 인연을 맺게 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 부사장은 AREVA 임원이기 전에 한국인이라며 이번 입찰이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의 신뢰성을 입증한 계기가 됐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사실 HVDC 사업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대형 프로젝트이다 보니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고 철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공수표’가 많은 셈이죠. 그러나 우리나라, 특히 한전의 경우 중장기계획상에 있는 프로젝트는 반드시 진행한다는 것을 이번 입찰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입찰과정 모두 세밀한 검증 거쳐

여기에 이번 입찰의 경우 한전의 모든 역량이 가장 극명하게 증명된 사례였다고 양 부사장은 지적했다.

“한전에서는 이번 입찰에서부터 최종 계약까지 최대한 기간을 줄이겠다고 했고, 실제 5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본사에서조차 의심한 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빨리 일을 처리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었거든요.”

그렇다고 양 부사장은 한전의 입찰이 절대 허술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아니 한전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가장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고 한다. 특히 이번 입찰에서 역시 기술평가를 비롯한 모든 과정에 있어 하나하나 예외 없이 까다롭고, 세밀한 검증을 거쳤다고 양 부사장은 지적했다.

여기에 외부 기술 용역 없이 한전 자체 인력과 기술만으로 모든 입찰 과정을 진행했다는 점은 그만큼 한전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생산라인 미리 확보…차질 없다

한편 양 부사장은 본사의 지원도 전폭적이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의 경우 공기가 36개월로 매우 촉박하다는 점을 감안, 본사에 생산라인을 비워둘 것을 요청했는데 본사에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지금 HVDC 사업의 경우 호황을 이어가고 있어 지속적으로 생산라인을 돌려야 하는데, 확정되지도 않은 프로젝트를 위해 생산라인을 비워뒀다는 것은 그만큼 본사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를 주요 타깃 프로젝트로 설정해 추진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당장 이번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공기에 대한 차질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양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데는 그동안의 실적이나 기술력에서 봤을 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사업의 스펙을 보면 99.5%의 높은 이용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통 95%, 높아야 97% 수준입니다. 여기에 이용률 미달시 배상금을 무는 조건까지 있습니다. 이는 증빙된 기술이나 시스템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양 부사장은 AREVA T&D사의 경우 이번 설비와 유사한 사업을 이미 스웨덴~덴마크 380MW 프로젝트를 통해 상용화 한 바 있어 그 신뢰도를 증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브라질~우루과이, IEFA 2000, 중동, 중국 등에서 다양한 HVDC 프로젝트를 수행, 이미 기술력을 공인받았다고 덧붙였다.

설비 특성과 관련해 양 부사장은 이미 모든 설비가 디지털화했고, 사이즈도 1차 사업 때 공급한 설비와 비교시 60% 수준으로 콤팩트화 했으며, 콘트롤 시스템이 통일화돼 부품이 단종 돼도 바로바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여기에 이번 공급할 설비는 양방향 전송이 가능토록 해야 하기에 해당 기능도 추가해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사·운영과정까지 완벽 수행에 최선

무엇보다 양 부사장은 제1차 사업을 수행했던 이들이 현재에도 많이 남아있다며, 이는 한국을 이해하는데 있어 어느 기업보다도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사업을 수행했던 이 중 한국 여자와 결혼해 가정을 이룬 이도 있습니다. 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부분도 매우 중요한데, 이런 면에서 서로 협조하고 일하는데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 부사장은 이제 겨우 계약이 마무리 된 것으로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사업 개시라고 한다. 이에 수주도 중요하지만 공사 완료시까지 차질을 빚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공기 내에 완벽한 건설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운용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반드시 거두도록 하겠습니다.”

HVDC 시장은 앞으로 무궁무진

특히 양 부사장은 HVDC 관련 기술과 관련한 다국적 기업들의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하루 빨리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 그리드의 경우 전력 활용의 극대화를 위해 HVDC(송전용)와 MVDC(배전용)가 그 핵심에 설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AREVA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은 스마트 그리드에 초점을 맞춘 전력기기를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AREVA의 변환설비인 ‘H400 Quadrivalve’.
즉 전 세계가 스마트 그리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DC 관련 시장 역시 향후 무 궁무진한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양 부사장은 설명했다.

“특히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러시아-중국-북한-남한-일본의 전력계통 연계는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이를 실현시킬 기술이 HVDC 밖에는 없습니다. 이에 해당 부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HVDC 관련 기술 개발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에 양 부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노력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기술 자립이 가능한 부분이 컨버터 트랜스포머라며 이 부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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