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RAIL 2015’ 세부 계획 마련 적극 추진 방침
전력공급·신호제어 등 안전운행 위한 핵심업무 담당
중국·미국 등 해외진출 위한 노력 다각도로 진행 중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차 안에 있으면, 시속 300km로 거침없이 달리는 KTX를 탄 승객들이 마냥 부러워진다. 그런데 그 속도에서만 부러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KTX를 움직이게 만들어 주는 동력이 ‘전기’란 점이 더욱 장점으로 부각된다. 전기를 사용하기에 에너지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최소화할 수 있다. 즉 정부에서 추진 중인 녹색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룩하기 위한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도에 전기를 공급하는 중대한 업무는 어디에서 담당할까. 바로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전기기술단이 그 주인공이다. Leader's Club 여덟 번째 시간으로 코레일 신준호 전기기술단장을 만나, 전철화의 의의 및 현황, 향후 방침 등을 종합적으로 들어봤다.
철도산업은 특성상 많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종합운송산업으로 영업, 차량, 시설, 전기, 안전 등 각 분야별 전문지식을 겸비한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신준호 단장은 1971년 철도청 서울공전사무소 전기통신원으로 철도에 입문, 현재까지 38년 동안 철도전기 분야 현장과 본사를 두루 거친 전철전력분야 스페셜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탄소배출량 자동차의 1/14에 불과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트렌드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디젤기관차 1대를 전기기관차로 대체할 경우 에너지 효율은 20∼30%가량 증대되고, 탄소배출량도 자동차의 1/14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전철화는 녹색성장의 가장 기본에 서 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코레일 신준호 전기기술단장은 전철화가 갖는 의미가 단순히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녹색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가장 중심에 서 있다고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KTX의 경우 20량 정도에 약 1000명을 수송할 수 있는데, 이를 버스나 승용차로 수송한다고 생각을 해 보자. 시간도 절약할 수 있지만, 차량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만 따져 봐도 감히 비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신 단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석유는 한정된 연료입니다. 만약 석유가 없어진다면 무엇으로 수송을 하겠습니까. 전기의 경우 석유·석탄으로 생산되지만, 태양광·풍력 등 대체에너지로 생산할 수 있기에 전철화가 녹색성장의 키워드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철화 작업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의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신 단장은 중국의 경우 연간 20조원을 투자하고 있고, 미국 등도 전기철도 건설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 안전 운행에 있어 핵심 담당
그렇다면 코레일에서 전기기술단은 어떤 업무를 맡고 있을까. 코레일 전기기술단은 철도기반시설인 전기설비(전철전력, 정보통신 및 신호제어설비)의 운용과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전기기술단에서 근무중인 직원만 3300여명으로 코레일 전체 정원의 10.5%를 차지한다.

“철도를 움직이는 동력인 전기에너지를 공급하는 전철전력설비, 경영 및 운전정보 교환을 위한 정보통신설비, 열차 운행 제어와 안전을 위한 신호제어설비를 운용하는 것이 전기기술단의 업무입니다.”

신 단장은 쉽게 예를 들어 전기가 없으면 철도가 가지 않고, 신호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다며 철도 수송과 안전운행에 있어 가장 핵심요소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녹색성장의 최대 키워드인 전철화에 있어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철화율 55%로 세계 최고 수준
우리나라의 전철화율 및 기술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신 단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전철화율은 54.5% 수준입니다. 전기철도 분야에서 가장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이 60% 선으로 우리보다 조금 앞서 있고, 프랑스의 경우엔 50%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고장율 역시 일본이 가장 적고 다음으로 우리나라, 프랑스, 독일 순으로 이 부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있습니다.”

신 단장은 국내 전기철도의 경우 74년 수도권 전철이 개원할 때만 해도 일본의 기술에 전적으로 의지했지만, 30여년이 흐른 지금 세계 최강이라는 일본에 견줄 만큼 많은 기술 발전을 이룩해 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전기기술지원시스템 등을 이용해 모든 신호체제를 점검하고, 전력설비들을 체크합니다. 유지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SMS를 통해 바로 담당자에게 전송,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미리 점검하게 됩니다. 즉 예측보수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신 단장은 현재 예방보수기법을 도입, 매일 실시간으로 자료를 받고, 불량이 날 경우 알람도 주기 때문에 적기 보수가 가능해져 고장율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밀측정시험차를 개발, 운행만 하면 전력, 통신, 신호 등 모든 부분의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유지보수에 있어 과학화를 이룬 것이라고 신 단장을 지적했다.

주간 점검도 필요할 때는 해야
어떻게 하면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신 단장은 일단 국민적 공감대부터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간에 일부 선로를 점검하기 위해 철도 운행을 중단한다고 하면, 민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야간에만 설비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시야 때문에 혹시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낮에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도 분명 있거든요.”
여기에 보수체계도 일본과 같이 아웃 소싱 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R&D 부분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신 단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철도연구원이 3년 전에 설립돼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고, 중소기업과의 협력과제 개발을 통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신 단장은 말했다.

무인화 운행 10년 후면 가능할 것
앞으로 전기철도 분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신 단장은 지상 설비가 모두 사라지는 시대로 가야 하며, 또 그렇게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은 신호설비 등이 지상에 있는데, 향후에는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갈 것입니다. 그리고 무인 운행 시스템도 도입될 것입니다. 이미 무인화와 관련된 기술은 확보했습니다. 단지 국민들이 불안해 하기에 운전자가 탑승해 운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 단장은 이러한 시스템이 불과 10년 후면 현실에서 실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사업 상반기 중 100% 발주
한편 최근 어려워진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 시행중이라고 한다.
“상반기 중에 투자사업을 100% 발주하고, 자금의 70% 이상을 집행토록 추진 중에 있습니다. 특히 이를 위해 행정소요기간 단축, 선금 지급비율 확대 등 계약제도 개선, 공사발주 담당자 지정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비용절감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전기기술단은 작년에만 58억원 정도를 절감했다.

이에 대해 신 단장은 과거에는 철거된 설비 등은 모두 버렸는데, 지금은 보완을 통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운행이 되지 않는 선로의 신호등은 끄도록 운전 규정도 바꿨다고 한다.
변전소의 부하증가량을 막기 위해 자동제어시스템을 통해 순서를 정해 순차적으로 부하를 제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적 브랜드화에 도전한다
전기기술단의 향후 계획과 관련해 신 단장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ECO-RAIL 2015 추진전략’ 세부 계획을 마련해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신규·개량 역사에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고효율 친환경 조명등 도입 등 전기에너지 절약에도 노력할 방침입니다. 특히 전철화율을 54.5%에서 73.1%로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시설물 안전성 및 신뢰성 등 철도전기시설 운영·관리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국제적 브랜드화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철도건설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만큼 철도전기 분야야 운영 및 유지보수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 신 단장의 설명이다.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대규모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에 진출을 타진 중에 있습니다. 특히 해외 인력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우리의 운영, 유지·보수 기술을 교육시키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침체 등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국민 모두가 힘들어하는 지금, 신 단장의 설명처럼 철도가 국가기간산업으로 경제회복에 기여하고,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고히 함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해 진정한 세계 일등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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